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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촉진]서민 정책 편다더니…정부, '포이즌 필' 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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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 고착화 악용"VS"투자효과 있다"

정부가 일자리창출과 경기회복을 위한 투자촉진 방안의 일환으로 강력한 경영권 방어수단인 '포이즌필(poison pill)'을 도입하기로 했다. 그러나 투자촉진과는 직접적 관련이 없다는 점에서 대기업에 대한 '인심쓰기'가 아니냐는 지적이다.

2일 정부는 민관합동회의를 열고 적대적 M&A에 대한 방어수단을 마련하기 위해 '경영권 방어법제 개선위원회'를 통해 포이즌필 등을 법제화할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발표했다.

포이즌필은 경영권 방어 방법 중 하나로, 신주를 낮은 가격으로 살 수 있는 콜옵션을 기존 주주에게 부여하는 제도다.

정부는 이를 통해 경영권 방어를 위해 사내에 유보된 자금이 설비투자에 활용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포이즌필 도입을 통한 투자유치 효과가 클지는 미지수다. 기업들이 최근 투자를 꺼리고 있는 이유는 경영권 때문이 아닌 글로벌 경제 침체로 인한 수요부진이기 때문.

대한상의가 지난 2월 1천개 회원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국내기업들이 투자를 줄이는 이유는 국내 수요 부진(49.5%), 수출부진(15.1%), 기존 설비 과잉(10.8%) 등이었다. 국내외 수요가 부족한데다, 설비도 이미 충분한 상태라는 것.

포이즌필을 도입하더라도 기업들이 투자를 확대할 것이라고 보기 어려운 이유다.

시민단체에서는 이번 포이즌필 도입이 '경영권 방어'보다는 '재벌 총수의 경영권 승계'를 위한 장치로 전락할 수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경제개혁연대의 김상조 소장은 "이번에 도입하는 포이즌 필은 이사회의 결정으로 발동할 수 있는 '미국식' 포이즌 필로, 주주의 뜻은 무시될 수 있다"며 "독립된 사외이사의 견제나 외부 기관투자가의 감시가 없는 상황에서 이사회 자의로 발동가능한 포이즌 필은 경영권 물려주기의 수단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소장은 "포이즌 필의 투자유치 효과에 비해 야기할 수 있는 사회적 비용이 너무 크다"며 "서민경제를 생각한다던 정권에서 이같은 '친재벌' 정책을 내놓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처사"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포이즌 필 도입으로 인해 기업들의 장기적 투자를 촉진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한국경제연구원 신석훈 연구원은 "재벌 특혜라는 오해가 있지만, 기업 경영에 있어 장기적인 투자를 촉진하는 효과가 있다"며 "금융위기로 인해 주가 변동성이 훨씬 커진 지금, 포이즌필 도입은 기업가에게적대적 M&A에 대한 심리적 안정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제도에 대한 논의가 오래된 만큼, 포이즌필 남용을 방지하는 규제안도 이미 법안에 마련돼 있다"고 말했다.

이지은기자 leez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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