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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쇄신, '유야무야' 조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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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쇄신 합의안 청와대 제출…靑과 조율하면 혼란 격화될 듯

한나라당 내 쇄신 논의가 사실상 유야무야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당 지도부 사퇴 없이는 활동을 중단하겠는 등 당정청 전반의 쇄신을 강하게 밀고 나갔던 당 쇄신특별위원회가 지난 4일 열린 연찬회에서 한풀 꺾인데 이어 이제는 국정쇄신의 칼자루를 청와대에 넘겨주는 듯한 모습을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쇄신위는 16일 국정운영에 관한 잠정 쇄신안을 마련하고 이명박 대통령이 한미 정상회담을 마치고 귀국하는 18일 경 청와대에 제출키로 했다.

쇄신위 김선동 대변인은 이날 쇄신위 회의결과 브리핑에서 "쇄신안은 이명박 대통령이 미국 방문 중인 만큼 귀국 후 청와대에 보고한 뒤 발표할 것"이라며 "적절한 시기에 청와대에 전달하고 판단할 시기 동안 기다리겠다"고 설명했다.

이는 실상 청와대의 반응을 살핀 뒤 쇄신안을 발표하겠다는 것으로, 청와대와 조율 가능성까지도 점쳐지는 대목이다.

김 대변인은 또 이 대통령이 지난 15일 라디오 연설에서 '고질적인 문제는 대증요법보다 근원적 처방이 필요하다'며 국정쇄신 가능성을 언급한 것에 대해 "대통령의 발언이 너무 포괄적이라 쇄신위 내 구체적 논의는 없었지만 청와대도 그런 논의를 검토하는 것에 대해 좋은 징조라 생각하고 가급적 공통분모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김 대변인은 이날 합의된 사항에 대해 청와대에 보고하기 전에는 언론에 공개할 수 없다며 발언을 꺼리면서도 "논의의 여지가 있는 사항은 보류했지만 발제된 대부분이 채택됐다"면서 인적쇄신과 국정운영 방식 전환 등 대략적인 내용을 짐작케 했다.

하지만 쇄신위가 논의한 '대탕평 인적쇄신' 등은 청와대가 쉽게 받을 수 없는 사안인지라 청와대가 받아들일 지는 미지수다. 또 쇄신안이 청와대에 의해 거부되거나 조율될 경우 당 쇄신위의 동력은 사실상 상실하게 된다.

지금까지 국정쇄신 요구에 대해 미온적인 반응을 보였던 청와대가 쇄신안에 손을 될 경우 인적쇄신과 국정기조 변화 등 핵심 사안에 칼을 댈 가능성이 점쳐지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면 쇄신위의 핵심 요구사항인 국정쇄신안은 이름 뿐인 누더기가 될 것이고 쇄신위에 대한 당내 불만은 불신임 쪽으로 가닥을 잡을 수 밖에 없게 된다.

또 쇄신대상 중 핵심인 청와대와 쇄신을 논의한다는 것 자체가 쇄신위로 하여금 자기모순이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만든다.

한편, 당정청 전반의 국정 대쇄신을 요구했던 정두언 의원 등 친이 소장파 의원 7명은 이날 "당 쇄신 논의는 6월 말이 시한"이라며 시한을 재차 못박았다.

'7인모임' 중 한 명인 정태근 의원은 이날 기자와 통화에서 "당초 발표한대로 당 쇄신 논의 시한은 6월 말이라는 데 변함이 없다"며 "쇄신특위와 당 지도부가 국정 전반의 쇄신 모습을 보여주지 않을 경우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입장을 전했다.

'7인모임' 소속 또 다른 의원인 김용태 의원도 친이 소장파 7명이 이날 전화통화를 통해 상호 의견을 교환했다면서 "쇄신문제는 없던 일로 할 수 없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쇄신특위와 청와대 간 '조율'된 쇄신안이 유야무야 지경에 이를 경우 지난 연찬회 이후 잠시 소강상태였던 당내 쇄신공방 혼란은 더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박정일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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