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명박 대통령은 15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초청으로 워싱턴으로 출발, 2박3일간의 방미일정에 들어간다.
16일(현지시간)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은 북한이 2차 핵실험 이후 우라늄 농축 및 플루토늄 전량 무기화 등을 선언한 가운데 이뤄지는 것이어서 회담 결과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 대통령과 오바마 대통령의 만남은 지난 4월 런던 G20 금융정상회의에서 만난 이후 두 번째. 하지만 오바마 행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정상회담차 방미가 이뤄졌다.
두 정상은 이번 회담에서 한미동맹의 강화 원칙과 지향점을 제시하는 '한미동맹 미래비전'을 채택할 예정이다. 한미 동맹 미래비전에는 미국의 한반도 핵우산 제공 이른바 '확장 억지력' 개념이 명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양 정상은 ▲한미동맹의 재확인 ▲북핵문제 등 대북정책 공조 ▲한미FTA 진전 ▲산업기술협력, 저탄소녹색성장 등 양국간 실질적인 증진방안 등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이 대통령과 오바마 대통령간 첫 정상회담에서는 정치·경제·외교·안보·사회·문화 등 전 분야에 걸친 협력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양 정상의 최대 의제는 대북 문제로 꼽힌다. 북한의 2차 핵실험 이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대북 제재 결의 1718호보다 한층 수위를 높인 1874호를 채택했지만 북한은 우라늄 농축 및 플루토늄 전량 무기화를 선언하는 등 강력히 반발하고 있어 한반도의 긴장감은 갈수록 고조되고 있다.
북한의 최근 강경 행동과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 결의 채택 등을 감안하면 양국은 의견 일치된 모습과 대북 정책에 관한 공통된 입장을 재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서도 북한에 여전히 대화의 문이 열려있다는 점을 내세우며 북한을 끌어내기 위한 모습도 내비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핵확산에 대한 우려 표명과 함께 이를 막기 위한 양국의 단호한 입장을 밝힐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양국 정상이 '21세기 한미 동맹 미래비전'을 채택할 예정이다. 기존의 군사동맹의 차원을 넘어 21세기형 포괄적 동맹으로 발전시킨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이 대통령과 조지 부시 전 대통이 합의했던 '21세기 전략동맹'을 보다 구체화한 것이다. 따라서 '한미동맹 비전'에는 안보를 넘어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모든 분야에서 협력하자는 것으로 양국간 동맹 뿐 아니라 글로벌 동맹으로 확대 발전시켜야 한다는 내용을 담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양국은 한반도 유사시 미국이 핵우산 및 재래식 전력을 제공한다는 '확장 억지력'을 '한미동맹 비전'에 포함시킬 것으로 알려졌다. 확장 억지력은 미국의 동맹국이 핵공격을 받으면 미국 본토가 공격받았을 때와 동일한 전력 수준으로 응징 타격하는 것을 기본 내용으로 한다.
지난 1978년부터 주한미국에 배치됐던 전술핵무기가 1992년 철수되면서 양국 국방 당국의 정례 협의체인 한미안보협의회(SCM) 공동성명에서 처음으로 명문화됐던 미국의 대 핵우산 공약이 군사전략적 차원에서 더욱 구체화한 개념으로 바뀌는 것이다.
미군 기지 이전과 전시작전권 이양 문제도 기존의 합의 내용을 재확인하는 수준에서 거론될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 문제 때문에 2012년 예정된 전시작전권의 이양시기를 미뤄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지만, 이 문제를 정상회담에서 직접 거론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측된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한미FTA(자유무역협정) 체결 문제가 어떤 식으로든 진전을 볼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2006년 2월 협상이 시작된 한미FTA는 1년 2개월만인 지난 2007년 4월 타결됐지만 양국 의회의 벽에 부딪쳐 한발짝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미국 내 굵직한 현안에 한미FTA가 밀릴 수 밖에 없지만 오바마 행정부도 마냥 결정을 미룰 수만은 없는 처지다. 그러나 민주당이 미 의회 다수당이 되면서 한미FTA 재협상 요구 움직임이 일고 있어 미 의회에서 비준안이 통과될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때문에 우리측은 미 의회 비준안 통과를 위한 설득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정부여당은 우리 의회에서 먼저 비준을 함으로써 미국을 압박하자는 입장이지만 야당의 반발로 진전을 이루지 못하고 있는 실정.
더욱이 한-EU(유럽연합)FTA 협상이 막바지에 이르면서 미국도 이를 지켜보고만 있을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한-EU간 FTA 협정이 먼저 발효돼 관세가 철폐되면 유럽산 자동차와 한국에서 경쟁해야 하는 미국산 자동차의 가격 경쟁력은 더욱 떨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한국과 EU는 협상타결에 사실상 관세환급 문제만을 남겨놓고 있으며 이달 26일 파리에서 통상장관회담을 재개한다. 하지만 미국이 아직 명확한 입장을 가지고 협의에 나설 수 있는 상태가 아니어서 이번 정상회담은 단순한 의견 교환에 그칠 가능성도 크다.
한편 이 대통령은 오바마 대통령과 정상회담 이후 미 의회 상·하원 지도부와 각각 간담회를 갖고 한미 재계회의와 미 상의가 공동개최하는 한미 CEO 만찬간담회에도 참석한다.
아울러 방미 마지막 날인 17일에는 조지 워싱턴 대학에서 명예박사 학위를 받는 한편, 미국내 한반도 전문가들과 간담회도 가질 예정이다.
방미 첫날인 15일에는 론 커크 무역대표부(USTR) 대표,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 티머시 가이트너 재무장관,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 등 미 행정부 고위관료들을 만나 양국 현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민철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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