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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국' 이재오, 여권 '李風'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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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한 행보 언제까지…이재오-친박 충돌지점 '줄줄이'

한나라당 이재오 전 의원이 드디어 귀국했다. 지난해 5월 미국으로 떠난지 10개월만의 일이다.

이재오 전 의원은 지난 27일 새벽 미국 샌프란시스코를 출발, 일본 도쿄를 거쳐 이튿날인 28일 저녁 10시20분께 대한항공편으로 김포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조용한 귀국'을 당부한 이 전 의원의 귀국은 극비리에 이뤄졌다. 가족을 비롯한 일부 인사 외엔 누구도 귀국 날짜와 경로 등을 자세히 알리지 않았다.

공항에는 이 전 의원의 팬틀럽인 '재오사랑' 회원들과 취재진들도 모습을 보이지 않았고, 일부 인사들만 이 전 의원을 맞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의원의 귀국 직후 고향인 경북 영양으로 향했다. 이어 서산의 부모님 선영에 참배하고 29일 저녁 서울로 올라오는 등 정치적 움직임을 극히 자제하고 있다.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아 온 이 전 의원은 그간 "현실정치와 거리를 두겠다"고 공언해 왔다. 그렇더라도 이 전 의원이 여권에서 차지하고 있는 위상 때문에 그의 작은 행동도 정치적으로 해석되고 또한 파장을 일으킬 가능성이 매우 높다.

친박계는 이 전 의원의 귀국을 애써 모른 척하고 있는 모습이다. 하지만 앙숙관계였던 친박 진영에서는 이 전 의원의 '일거수일투족'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 밖에 없다.

◆이재오 "현실정치는 현역의원에게"…조용한 행보 '한시적'?

이 전 의원은 귀국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도 '조용한 행보'를 천명했다. 하지만 이는 '한시적'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이 전 의원은 29일 저녁 은평구 자택에서 10개월 만에 기자들과 만나 간담회를 했다. 그가 굳이 자택에서 간담회를 한 것도 '현실정치'와 선을 긋겠다는 의도가 그대로 배어 있다.

그는 "내가 현역의원이 아니므로 아무래도 현실정치는 현역에게 맡겨놓고 나라의 50년, 100년 후 미래 등을 종합적으로 연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동안 미국과 중국에서 해온 경제학, 통일 한국의 동북아에서의 위상과 관련해 좀 더 깊이 연구하려 하며, '나의 꿈 조국의 꿈'을 집필하는 데 시간을 많이 할애할 것"이라고도 했다.

이명박 대통령과 만날 계획에 대해 그는 "아직 통화도 못했으며 정치적 일정이 계획된 것도 없다. 나갈 때도 인사했으니 들어와서도 당연히 인사를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했다. 이상득 의원과 면담에 대해서는 "우리 당의 어른 아니냐. 당의 어른을 다 찾아 뵙고 인사드리는 게 당연한 도리"라고 말했다.

하지만 박근혜 전 대표와의 회동 가능성에 대해서는 "아직 계획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귀국에 따른 일각의 '계파 갈등 가능성' 시각에 대해 "바람이 나무를 흔들 수도 있지만, 뿌리가 깊은 나무는 흔들려도 뽑히지 않는다"고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 또 "지난 날을 자꾸 되돌아보고 과거에 발목 잡힌 사람은 미래가 없다. 미래에 도전할 생각을 해야지 과거에 집착하면 미래가 없다"고 부연했다.

10월 재보선 출마 가능성에 대해서는 "아직 봄도 오지 않았다"면서 "10월이 되려면 세월이 많이 남은 만큼 그때 가서 생각해 보겠다. 정치라는게 먼저 생각한다고 되는 게 아니다"고 말했다.

◆긴장감 높아지는 與…당협위원장 교체 문제 '격돌지점' 될 듯

이 전 의원이 첫 기자간담회에서 '조용한 행보'를 강조했지만 여권 내 긴장감은 높아질 전망이다.

지난 1년간 친이계는 '선장' 없는 항해를 해 왔다. 때문에 항해는 순조롭지 못했다. 내부 결속 약화와 함께 정치적 행보를 단일화시키지 못했고, 외부의 충격에도 심하게 출렁거리는 등 표류의 연속이었다.

그 때마다 친이계 내부에서는 자성의 목소리가 터져나왔고, '이재오 역할론'도 부각돼 왔다. 비록 이 전 의원이 '조용한 행보'를 선언했지만 그의 귀국은 구심점 없이 모래알처럼 흩어졌던 친이계의 결속을 다질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될 것으로 정치권은 관측하고 있다.

당장 4월 재보선과 친이-친박계 사이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당협위원장 교체 문제, 차기 원내대표 선출 등 여권내 정치일정이 줄줄이 예정돼 있는 상황에서 이 전 의원이 원하는 원치 않든 '이재오 역할론'이 거론될 수 밖에 없다.

그렇게 되면 친박계 뿐 아니라 친이계 주류 내에서도 주도권 다툼으로 확전될 가능성이 높다. 이 과정에서 친이계의 큰 형님, 큰 어른으로서 조정자 역할을 맡아온 이 대통령의 형인 이상득 의원과의 역할분담이 관심을 모은다. 친박 진영이 어떤 움직임을 보일지도 관심이다.

지난 총선 공천 때의 앙금이 아직도 풀리지 않은 친박 의원들은 여전히 이 전 의원을 탐탁지 않게 생각하고 있다. 실제 친박계는 이 전 의원의 귀국 자체를 '위기'로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친박계에서는 "친박계와 불편한 사이인 이 전 의원의 정계 복귀는 '전쟁'의 신호탄이 될 수도 있다"며 "그가 17대 대선 경선 때나 지난해 총선 때처럼 '전투적' 성향을 보일 경우 친박의 대반격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특히 첫 친박과 이 전 의원간 첫 격돌지점은 당협위원장 교체 문제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친박계에서는 '당협위원장 문제는 당 지도부와 결론을 지은 만큼 번복할 수 없다'는 입장으로 이 전 의원의 막후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눈치다.

하지만 이 전 의원측을 비롯해 상당수 의원들은 "당분간 그가 전면에 나서 투사가 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이 전 의원의 귀국이 당장 일대 파란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데 무게를 싣고 있다.

민철기자 mc0716@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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