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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생'하기엔 '풍랑'이 벅찬 11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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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수 많아 거친 길 뚫고 나가야

오픈마켓 11번가(www.11st.co.kr)가 개점 1년을 넘겼지만 시장 상황이 쉽지 않아 고심하고 있는 모습이다.

G마켓, 옥션 등 선발 업체의 높은 벽 그리고 G마켓의 지분 매각에 따른 외부 변수가 커 '스스로 잘 하는 것'만으로 여의치 않아 보인다.

지난 해 2월 개점한 11번가는 '믿을 수 있는 오픈마켓'을 목표로 시장에 긍정적 활력을 불어넣은 것으로 평가받았다.

'위조품 110% 보상제' 'U-OTP 보안 인증' '개인판매자 공인인증 의무화' 등 오픈마켓을 둘러싼 '불신' 요소를 먼저 해결하며 기존 오픈마켓과의 차별성을 강조했다. 지난 2월 기준 월 순방문자는 700만명 정도로 1년 만에 G마켓과 옥션의 70% 정도까지 따라붙었다.

하지만 주변 상황이 선발업체가 성장하던 2000년대 초중반과 다르다. '회사의 성장이 시장의 성장'이었던 당시는 시장이 덜 성숙했기 때문에 규제가 만들어지는 중이었다. 선발업체는 '짝퉁' 상품 유통 창구라는 오명을 쓰더라도 '가속'을 밟을 수 있는 여지가 있었다.

그러나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 개정안에 따라 통신판매중개자의 책임이 강화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선발업체들이 관계법령의 미비로 그럭저럭 넘어갔던 사안을 '시간차'로 인해 하나 하나 감당해야 할 가능성이 크다.

더군다나 현재 지난하게 협상이 진행 중인 이베이의 G마켓 지분인수 건이 성사될 때 11번가는 (이베이의 자회사인)옥션과 도합 시장점유율 90%의 '공룡 기업'들과 맞서야 하는 운명이 된다.

현재 G마켓과 옥션으로 양분된 양강 구도가 '극 1강 구도'로 재편되면 그만큼 11번가에는 더 어려운 상황이 펼쳐지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외부 변수를 감안하지 않더라도 11번가의 성공 여부를 점치기란 시기상조인 것은 사실이다. 업계에서는 적어도 3~4년은 더 두고 봐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업계 한 관계자는 "G마켓도 2000년 설립 후 2~3년간은 그저 그렇다가 2005년부터 실적을 내기 시작했다"면서 "그나마 오픈마켓이라는 모델에서 선점 효과를 갖고 있는 업체가 없었기 때문에 시장 개척에 장애물이 별로 없었다"고 말했다.

관건은 정착 단계까지 모회사 SK텔레콤이 얼마나 '실탄'을 지원할 것인가에 있다. 11번가는 더 나은 의사결정과 독립적 사업모델 정착을 위해 상반기 중을 목표로 현재 분사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CJ홈쇼핑이 200억원을 출자, 1년 반 만에 사업을 접었던 오픈마켓 엠플 관계자는 "오픈마켓 모델은 특히 선점 기업이 있는 상황에서는 마케팅비를 상당히 많이 필요로 하는데, 11번가가 자생하려면 이 점이 관건"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SK텔레콤의 신임 정만원 사장이 SK네트웍스 사장 시절 '특급 소방수'로 불렸던 점에서 모회사 지원 중단 설을 점치기도 했다. 그러나 11번가 관계자는 "분사는 원래 개점 때부터 예정돼 있던 것"이라고 밝혔다.

오픈마켓 시장의 신뢰를 기반으로 긍정적 영향을 끼친 11번가가 이러한 외부변수를 딛고 자생력을 갖출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는 부분이다.

/정병묵 honnez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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