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지도부가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의 전주 덕진 출마 공식화와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의 4월 재보선 불출마 선언으로 그동안 4월 재보궐 선거의 중심 의제로 삼았던 MB 정부 심판론 구도가 깨질까 우려하고 있다.
민주당은 이번 4월 재보궐 선거에서의 승리를 바탕으로 이후 정국의 주도권을 손에 넣으려 하고 있다. 이를 위해 민주노동당 등 진보진영과 연합하는 반MB연대를 모색하기도 했다.
그러나 정 전 장관의 전주 덕진 출마는 이런 커다란 선거 구도를 '돌아온 거물의 고향 정치 재개' 정도의 의미로 퇴색시킬 수 있어 고민이 깊어지고 있는 것이다.
정세균 대표는 18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우리는 이명박 정권과 한나라당의 무모하고 오만한 국정운영을 단호하게 심판하고 앞으로 제대로 된 국정운영을 하도록 하기 위해 4.29 재보선 승리가 꼭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며 "승리를 위해 당이 하나로 단합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민주당 공천심사위원장인 이미경 의원은 MBC 라디오 프로그램인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재보궐 선거는 우리가 수도권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혹시 전주 덕진이 중요한 방향으로 가 버리면 애초에 전략이 많이 흐트러진다"고 고민을 토로했다.
이 의원은 한나라당 박 대표의 출마 포기에도 대해서도 "지난 2년 동안 경제를 사실은 죽여 놓은 셈인데 그렇기 때문에 적어도 수도권에서 당당하게 심판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한나라당이 이를 지역선거로 끌고 가려는 전략을 쓸 것인데 이런 공약 자체가 또 다른 거짓말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지역주민들도 그럴 것"이라고 힐난했다.
정 전 장관은 당 소속 의원 83명 중 대부분에게 전화를 걸어 자신의 전주 덕진 출마를 설득하고 있다. 낮은 자세에서 호소하는 정 전 장관의 모습에 당의 분위기도 어느새 '출마는 적절하지 못했으나 공천은 줘야 한다'로 변해가고 있다.
민주당 지도부는 여전히 정 전 장관의 덕진 공천에 대해서 부정적인 입장이지만, 김대중 전 대통령의 '복심' 박지원 의원이 17일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정 전 장관은 우리당의 대통령 후보였고 여러 국정 경험을 갖고 있기 때문에 원내진입이 필요하다"고 찬성했다.
이렇듯 당내 분위기가 바뀌고 있는 상황에서 정세균 대표는 최근 연일 당의 화합을 강조하고 있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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