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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行 취소한 박근혜, '마음은 이미 경주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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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心' 어디로…친박계 '정수성, 박심 맞아'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오는 20일 경주에서 열리는 문중행사인 '춘분대제'에 불참입장을 밝힘에 따라 경북 경주에 출마한 무소속 정수성 후보에 대한 박심의 진위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춘분대제는 범박(凡朴)씨 종친회에서 신라 시조 박혁거세에 제를 올리는 행사로, 박 전 대표는 그동안 매년 참석해 왔다. 따라서 이번 문중행사에도 참석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참석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친박계인 서상기 의원은 17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20일 경주 방문에 대해 박 전 대표가 못간다는 입장을 정확히 밝혔다"고 전했다.

서 의원은 "박 전 대표와 경주 행사 참여에 묻는 사람들이 많아 박 전 대표에게 직접 물어봤다"며 "여러 상황을 고려한 결정"이라고 말했다.

이정현 의원도 통화에서 "박 전 대표가 참석하지 않을 것으로 안다"며 "(오는 20일)박 전 대표는 다른 일정이 있어서 참석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불참배경을 밝혔다. 하지만 다른 일정에 대해서는 언급을 피했다.

문중행사 개최가 알려진 지난 12일 박 전 대표측은 이미 행사에 불참키로 가닥을 잡은 상태였다. 박 전 대표의 비서실장격인 유정복 의원은 "일정히 잡혀 있지 않다"며 "(박 전 대표는)그 행사에 참석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박 전 대표의 20일 경주행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이유는 공교롭게 같은날 무소속 정수성 후보가 선거사무소 개소식을 갖기로 했기 때문. 박 대표가 개소식에 참석하는 것은 아니지만 경주행만으로도 선거구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경북 경주 재선은 한나라당 친이계 정종복 전 의원과 친박계를 표방하는 정 후보 대결로 좁혀지고 있는 분위기다. 이러한 상황에서 박 전 대표의 경주행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지난해말 박 전 대표는 논란 속에서도 정 후보의 출판기념회에 참석, 친이계와 정 전 의원을 긴장시켰다.

경주는 박풍의 위력을 보여준 곳이다. 지난 총선에서 친박연대로 나선 김일윤 전 의원이 정 전 의원을 5천표 차이로 이기는 등 박 전 대표의 영향력이 막강한 지역이다.

박 전 대표의 행보에 따라 경주 선거구도가 출렁일 수밖에 없을 뿐더러, 자칫 계파 갈등의 도화선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 박 전 대표의 경주행 취소 배경이 아니냐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더욱이 무소속 정 후보가 당내 후보가 아닌 만큼 박 전 대표도 공개적으로 정 후보를 지지해줄 수 없는 상황이다.

정 후보도 박 전 대표의 공개적인 지지를 원하지 않고 있는 모습이다. 다만 '박심'이 자신에게 쏠려 있다는 점만을 부각시키고 있다.

정 후보는 지난 16일 한 라디오에서 강한 자신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정 후보는 "한나라당 공천을 받지 않고도 이긴다는 판단이 섰기 때문에 애초부터 공천에는 연연하지 않겠다"며 "당선이 돼서 한나라당에 입당신청을 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박 전 대표를 국가지도자로 모시고자 하는 것은 그 분이 갖고 있는 지도능력 때문"이라며 "박 전 대표를 위하는 길은 선거에 이겨서 국회의원이 되는 것으로 반드시 이겨서 박 전 대표의 영향력을 증명해 보일 것"이라고 의지를 불태웠다.

그는 박 전 대표의 경주행에 대해서는 선을 분명히 그었다. 그는 "박씨 종친회와 제 사무실 개소식하고는 전혀 무관하다"면서 "제가 박 전 대표께 누가 될까 싶어 출판기념일 이후에 한번도 연락을 안 드리고 있다. 제 자신이 소신을 가지고 선거에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심'이 정 후보 자신에게 향하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하면서도 박 전 대표에 부담을 주지 않겠다는 의도다.

원칙을 중시하는 박 전 대표 입장에선 자당 후보를 제치고 무소속 후보를 지원하기에는 상당한 부담이 따를 수밖에 없다. 자칫 해당 행위자로 지목될 수 있다.

지난 총선과정에서 공천에 강한 불만을 품은 박 전 대표는 당을 뛰쳐나간 친박 무소속 연대와 친박연대 후보들에게 공개적인 지원을 하지 않았다. 당내 친박 후보들에게도 '영상메시지' 만을 전달했을 뿐이다.

하지만 박 전 대표는 친박 무소속 연대와 친박연대가 친박을 표방하고 박 전 대표의 인물론을 적극 활용한 데 대해서는 입을 다물었다.

이번 경주 선거에서도 무소속 정 후보에 대한 박 전 대표의 지원이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그렇다고 경주 재선거에 공천이 유력시되는 정종복 전 의원을 지원하지도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박 전 대표가 이번 선거에서 정중동 행보가 예상되면서 박심이 실제로 정수성 후보에 실제 쏠려있는 지에 대해서도 의구심에 제기되고 있다.

서상기 의원은 기자와 통화에서 "정 후보에 대한 박 전 대표의 신뢰와 관심이 출판기념회 이후 줄어들었다고 보지 않는다"며 "박 전 대표가 누구를 신임하면 그것 자체가 대단한 것으로 또 그런 인연을 중요시하고 오래간다"고 정 후보가 아직도 박 전 대표의 신임을 얻고 있다는 점을 우회적으로 피력했다.

무엇보다 친박을 표방하고 있는 정 후보에 대해 친박계가 어떠한 반박도 하지 않고 있는 점이 눈길을 끌고 있다.

실제 친박 내부에서 정 후보에 대한 단일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는 점도 이를 서 의원의 발언을 뒷받침한다.

당초 경주 재선에 친박연대 전지명 대변인이 출사표를 던졌다. 이로인해 '전수성-전지명' 간 누가 박심을 벋고 있는지 논란이 불거진 바도 있다. 하지만 전 대변인은 사실상 출마의 뜻을 접은 것으로 알려졌다.

전 대변인은 기자와 통화에서 "경주에서 친박 후보끼리 경쟁하는 모습은 바람직하지 않다"라며 "(친박연대)당론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고, 정치상황을 봐야하겠지만 친박이 단일화 돼야 한다는 게 당내 분위기"라고 말했다.

당론에 따라 전 대변인이 경주에 다시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지만 현재까지는 친박계 내부에서 정수성 후보로 굳혀지는 분위기다.

한편 오는 20일 경주행을 접은 박 전 대표는 대구 경제 살리기 추진회위원회가 주최하는 '대구 의료·관광 특화 전략 대토론회'에 참석하기 위해 오는 30일 대구를 방문한 예정이다. 경주행 취소 배경이 아니냐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민철기자 mc0716@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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