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이 재미없어졌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 예전에 명성을 날리던 유명 웹
사이트들을 들러 봐도 쇼핑, 게임, 성인물을 빼면 '껍데기' 신세다.
요즘 인터넷 업계의 대세인 '선택과 집중' 전략이 낳은 또 하나의 인터넷
사생아들이 아닌가 싶다. 업계가 '선택과 집중' 전략을 쓰면 네티즌들도
‘선택과 집중’ 법칙을 따르게 마련이다. 자기 취향에 맞는 사이트만을 찾
아 다니게 된다는 말이다.
이번 주 사이트리뷰에서는 네티즌들이 골라서 찾아 다니는 사이트 중 하나
를 소개해보기로 한다.
인터넷을 즐기는 파워 유저라면 지난해 이맘 때쯤 등장한 플래시 동영상이
떠오를 것이다. 버르장머리 없는 토끼 한 마리가 벌이는 짧은 동영상 한 토
막을 보며 배꼽을 잡았던 기억이 있을 것이다.
당시는 당돌하고 귀엽기만 했던 바로 그 토끼(당시엔 엽기토끼라는 말도 없
었다)를 보며 시간 가는 줄 몰랐는 데, 1년이 지난 지금 엽기토끼의 대명
사 '마시마로'로 급성장해 커뮤니티 사이트까지 열었다. 괄목상대라고나 해
야 할까? 사이트 오픈 한달 만에 10만 회원을 돌파 했다니 더더욱 '격세지
감'을 느낀다.
인터넷에서 가장 어려운 대목을 들라면 필자는 항상 '커뮤니티 구축'을 꼽
는다. 시간도 시간이지만 시스템이나 웹 기획, 웹 디자인 문제와는 또 다
른 고도의 트레이닝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사이트의 커뮤니티 정
책을 언급할 때 항상 회자되는 기본 요소들은 있다. 시숍, 콘텐츠 아웃소
싱, 사이트 유인요소, 운영 규칙 등이 그것이다.
이번 사이트 리뷰에서도 이러한 4대 커뮤니티 정책 요소를 잣대로 '마시마
로’사이트(http://www.mashimaro.co.kr)를 평해 보고자 한다.

시숍의 역할
'마시마로’사이트는 기존 인기연예인 사이트와는 다른 캐릭터 사이트이
다. 하지만 시숍 중심의 커뮤니티 사이트라는 점에서는 같은 맥락으로 봐
도 무방하다.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시숍'의 중요성은 두 말하면 잔소리. 클럽 공동게시
판과 자료실의 자료 관리에서부터 모든 클럽 운영권을 행사하는 '시숍'의
역할은 커뮤니티의 사활을 짊어진 절대적 존재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
재 '마시마로' 사이트에서는 시숍 선출작업이 한창이라 활동상황을 기대하
기는 어렵다. 또한 시숍의 선출 방식과 지역군 선출이라는 문제에서도 네티
즌의 참여를 가로막는 장애가 아닐까 싶다.
콘텐츠의 아웃소싱
대부분의 커뮤니티 사이트들은 콘텐츠를 커뮤니티 구성원들로부터 받는
다. '마시마로' 사이트 역시 기본적인 성격은 '오픈성'이다. 가입과 탈퇴
가 자유롭다.
또한 가입 구성원들을 위한 게시판을 구축해 놓았는데 아직까지는 구성원들
의 가입인사나 간단한 정보만을 공유하는 수준에서 콘텐츠를 구성하고 있
다. 다만 눈에 띄는 것은 기존 커뮤니티와는 달리 '파일'란을 두어 구성원
들의 편의성을 제공하고 있다는 점에서는 좀 독특한 면이 있다.
운영규칙
커뮤니티 정책에는 항상 커뮤니티 정책을 일관되게 수행할 콘텐츠 제공자
(커뮤니티 구성원)를 위한 프로세스 기획, 적절한 규칙과 언어, 수익분배
율 등의 내부 규칙이 있어야 한다. 그러나 '마시마로' 사이트의 경우 '마시
마로'라는 캐릭터 운영 계획은 세워져 있지만 실제 커뮤니티 구성과 운영
을 위한 규칙은 홍보성 게시물 삭제 이외에는 전무한 실정이다.
사이트 유인요소
커뮤니티 사이트의 유인 요소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대부분의 경우 커뮤니
티가 커 나가는 과정에서 이러한 유인 요소들은 '입소문'을 통해 이루어져
온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마시마로’사이트의 경우는 그 요소가 좀 다르다. 사이트를 방문
할 때 가장 먼저 대면하게 되는 것은 '에피소드'라고 하는 마시마로의 동영
상 연재물과 '숲속 친구'라는 등장 캐릭터에 대한 소개코너를 개설해 놓았
다.
이후로는 '보물상자'코너와 '정품안내' 코너를 통해 부가 서비스들을 나열
해 주고 있다. 물론 콘텐츠나 서비스 제공이라는 사이트 유인책에서 방법
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유독 커뮤니티 사이트만큼은 유저가
직접 제공하는 것과 회사가 자체 생산하는 콘텐츠는 그 효과가 다르다는 점
에선 고려해야 할 것이다.
'마시마로'는 '졸라맨'과 함께 우리 고유의 캐릭터이다. 그리고 요즘 초등
학생들이나 유치원생들, 심지어는 젊은 여성 층에게 이 캐릭터들은 이미 액
세서리로 자리하고 있다.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디지몬이나 포켓몬 같은 일본 애니메이션 영화와 캐릭터들이 판치는 국내
시장에 비교적 탄탄한 구성력으로 탄생한 캐릭터들이 귀엽고 예쁘기만 했
다. 그런데 아직까지는 인터넷 커뮤니티로 성장하고 있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아 아쉽다.
물론 커뮤니티는 그 구축에 드는 시간도 시간이지만 시스템이나 웹 기획,
웹 디자인의 문제와는 또 다른 고도의 트레이닝을 요구하는 문제이기 때문
에 어려운 문제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더욱이 아쉬운 것은 ‘마시마로’
커뮤니티에 대한 포지셔닝은 있는 지 의문이 든다는 점이다.
이제 1개월 남짓한 기간에 많은 것을 바라진 않지만 국산 토종 캐릭터를 살
리는데 최선을 다하는 사이트가 되길 바라 마지 않는다.
/김교진 웹애널리스트href=mailto:kgj100@inews24.com>kgj100@i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