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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9재보선 전망]'고위험 고수익' 유혹…거물급 수도권 출마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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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태-정동영, 인천 부평 '빅매치' 관측…후폭풍 감수해야

여야가 2월 입법전쟁을 앞두고 결전의 태세를 갖추고 있는 가운데 정치권 한켠에서는 오는 4·29 재보선을 향한 경쟁이 시작됐다.

17일 자유선진당은 4월 재보선 지역인 경북 경주에 이채관 당 총재 특보를 공천해, 정당 중 가장 먼저 출사표를 던지면서 재보선 경쟁에 불을 붙였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공식적으론 2월 임시국회 이후 재보선을 논의하기로 했지만 내부적으론 공천을 향한 물밑 작업이 한창이다.

이번 4월 재보선은 지난 1년간 쇠고기 파동으로 인한 촛불집회와 미증유의 경제위기로 벼랑 끝에 몰려있는 이명박 정부의 평가라는 데 방점이 찍혀 있어, 여야는 '법안전쟁'보다 더욱 치열한 각개 전투를 벌일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이다.

현재까지 확정된 4곳의 지역분포도 수도권과 영호남으로 넓게 분포돼 있어 현 정부에 대한 민심의 동향을 가늠할 수 있는 바로미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재 확정된 지역구는 인천 부평을, 경북 경주, 전주 완산, 전주 덕진 등 4곳이지만 앞으로 재판 결과에 따라 2∼3곳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현행 공직선거법상 다음달 31일까지 국회의원의 형이 확정되는 지역은 재보궐 선거 지역구로 포함되게 된다. 보통 항소심에서 대법원의 확정 판결까지 걸리는 시간은 75일 가량으로 2심까지 선거법 위반으로 의원직 상실형을 받은 5명 가운데 지난 1월 초까지 항소심 결과가 나온 울산 북구의 한나라당 윤두환 의원과 서울 금천의 안형환 의원 2명의 지역구는 재선거가 치러질 공산이 크다.

또 지난 2일 항소심에서 의원직 상실형을 받은 한나라당 허범도 의원(경남 양산)의 경우도 재판 일정이 빨리 잡히면 재선거에 대상에 포함될 수도 있다.

이번 재보선이 여야의 기싸움의 최대 승부처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모두 누구를 내세워야 할지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게다가 쟁점법안 처리를 둘러싼 여야 대결이 격렬하지 않을 것으로 관측되면서 정치권이 4월 재보선에 빨려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MB 정부' 민심 향배 가를 '인천부평'…박희태-정동영 '고수익'의 유혹

4월 재보선이 갖는 정치적 의미가 상당한 만큼 각 정당마다 '거물급 정치인'의 출마에 관심이 집중될 수밖에 없다.

특히 주목되는 지역은 인천 부평이다. 부평은 현재까지 확정된 4곳의 재보궐 선거 지역구 중 유일하게 수도권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수도권을 기반으로 하고 있고, 지난 총선에서 한나라당이 수도권을 독식하다시피 한 만큼 이명박 정부 뿐 아니라 여당에 대한 여론 향배와 직결되는 곳이다.

이처럼 정치적 상징성이 큰 곳이어서 당내에선 거물급 정치인을 전진배치 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확정되지는 않지만 이 지역 재보선에는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와 민주당 정동영 전 의장간 빅매치 가능성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박 대표는 인천 부평과 아직 재보선 지역으로 확정되지 않은 경남 양산 지역을 놓고 어디로 출사표를 던질지 고심 중이다. 하지만 인천 부평으로 기울었다는 얘기도 심심치 않게 들린다.

박 대표는 지난 10일 YTN라디오에 출연해 "양산은 지금 현역 의원이 그대로 있고, 아직 빈자리가 아니다"라며 "빈자리도 아닌데 (출마)그런 생각을 갖고 있다는 것은 내 자신이 정말 비난 받을 일 아닌가"라고 말해, 인천 부평 출마 가능성에 다소 무게를 뒀다.

당내에서는 박 대표가 수도권인 인천 부평에 출마해야 한다는 의견과 당선 가능성이 높은 경남 양산에 출마해야 한다는 기류가 나뉘어 있다. 하지만 집권 여당 대표로서 한나라당 텃밭인 영남 보다 수도권에서 승리해야 당 대표로서의 위상을 높일 수 있고, 이명박 정부에 힘을 실어 줄 수 있다는 여론이 다소 우세하다.

그러나 박 대표가 수도권에서 패배할 경우 현 정부에도 치명상을 입을 수밖에 없을 뿐더러 박 대표 자신의 정치 생명에 위기를 맞을 수 있다는 점에서 박 대표로선 상당한 부담이 아닐 수 없다.

민주당에선 인천 부평 지역에 정동영 전 의장이 거론되고 있다. 정 전 의장도 욕심나는 지역이다. 대선주자였던 정 전 의장이 자신의 정치적 고향이자 텃밭인 전주를 접고 수도권에서 당선될 경우 정치적 입지는 한층 공고해 질 수 있다.

단순한 정치권 컴백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당내에서도 정 전 의장의 출마를 기대하는 눈치다.

그러나 정 전 의장은 전주 덕진을 마음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도권 당선으로 '고수익'이 보장되는 지역이긴 하나 박 대표와 마찬가지로 낙선의 후폭풍이 만만치 않기 때문에 '권토중래'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거물급 인사 중에는 한나라당 강재섭 전 대표와 이재오 전 의원도 올라 있다. 강 전 대표는 지난 총선에서 지난 대선당시 박근혜 전 대표의 공동선대위원장이었던 친박연대 후보로 출사표를 던진 홍사덕 의원에게 5선을 지켜준 대구 서구 지역을 내줘야 하는 아픔을 겪었다.

총선에서 낙선한 뒤 백의종군을 선언하며 정치 일선에서 물렀던 강 전 대표는 최근 친강재섭계 의원들과 중도성향의 '동행'이라는 모임을 결성했다. 사실상 정치 복귀 신호탄으로 해석되고 있어 이번 재보선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하지만 당내에선 "이제 기지개를 켠 강 전 대표가 무리수를 둘 필요가 있겠냐"며 4월 재보선 출마 가능성을 낮게 봤다.

오는 3월 초 귀국길에 오를 것으로 알려진 이 전 의원은 당초 4월 재보선 출마라 무성했다. 그러나 이 전 의원은 최근 베이징에서 기자들과 만나 "3월 초쯤 귀국하면 현실정치와 거리를 두려고 하며, 4월 재보선에도 출마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일단 자신의 지역구인 서울 은평을이 4월 재보선 지역구로 확정되지 않은 데다, 이 전 의원의 귀국 자체에 정치권의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 만큼 정치활동에 부담을 느끼고 있는 듯 하다.

이 전 의원의 최측근인 진수희 의원은 "이 전 의원이 귀국하면 그동안 연구했던 내용을 책으로 만들 계획을 갖고 있다"며 "조용한 행보를 보일 것"이라고 말해, 정치복귀까지는 시일이 다소 걸릴 것으로 보인다.

민철기자 mc0716@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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