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여당이 오는 27일 발표하기로 한 국토균형발전계획 중 핵심 사항인 지방정부 독자 재원 방안 등 근본적 대책은 빠질 것으로 보여 사실상 '알맹이 없는' 지역대책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정부와 한나라당은 10일 지방자치단체 전국 16개 시도지사가 모인 가운데 정책협의회를 열고 지방발전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한나라당 조윤선 대변인에 따르면 이날 임태희 정책위의장은 "당에서 지방정부 독자재원 마련 방안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자 했지만 올해 예산안을 편성하는 그 시기까지 완성하는 것은 가능하지 않다고 판단됐다"며 "올해는 일단 교부금으로 (지방재정을)확충하고 오는 2010년부터 (독자재정 방안을)시행할 수 있도록 정부와 검토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임 의장은 특히 지난 4일 '지방소비세와 지방소득세 신설'을 통해 지방재원 독립을 추진할 경우 지방간 재정 불균형이 심화될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세원을 이원화하는 방법에 있어서는 지방간 불균형이 촉발될 수 있어 재원을 이전하는 방안을 채택하되 분배 방식을 달리 하는 것도 지금 고려하고 있는 중"이라고 해명했다.
조 대변인은 또 이날 협의회에서는 지방세원 독립 방안과 함께 ▲지방 뉴타운 재개발 사업 시 기반시설의 국고 보조 확충 ▲BC(비용대비효과) 분석의 현실적 방안 마련 등의 필요성에 대해 지자체장들의 요구가 있었고, 임 정책위의장은 이를 오는 27일 발표 예정인 국토동반발전대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날 협의회에서는 당초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간에 심도 깊은 논의가 있을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일부 지자체장들이 일찌감치 자리를 뜨는 등 원론적인 토론만 이뤄져 당초 기대에 크게 못 미쳤다.
또 이날 행사에서는 정부여당의 경우 지방대책 발표가 2주 남짓 밖에 남지 않았음에도 지방자치단체를 설득할 만한 정책제시를 하지 못했고, 수도권과 비수도권 지자체장들은 서로의 입장차만을 확인하는데 그쳐 오는 27일 정부 발표 이후에도 수도권과 지방 간의 갈등이 해소될 지는 미지수다.
한편, 이날 협의회에서는 수도권과 비수도권 지자체장들의 공방도 다시 재현됐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서울시의 라이벌은 지방이 아니라 런던, 파리 등 국제도시"라며 "현제 세계적인 도시들을 보면 국가 성장률의 2배에 가까운 성장률로 국가 성장을 견인하는데 비해 서울의 경우 규제로 인해 절반에 못 미치고 있다"고 수도권 규제완화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김문수 경기도 지사는 "크지 않은 우리나라에서 남북분단에 이어 수도권과 지방이 구분되는 것이 우려스럽다"며 "과감하게 지방의 혜택과 지원을 늘려야지 수도권을 묶는 것은 (수도권 도시에)국제 경쟁을 하지 말라는 것과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김 지사는 또 "지방공동화나 지역간 격차 문제는 중앙집중화에 의한 것"이라며 "지방이 자체적으로 결정권을 갖고 할 수 있는 것이 많아져야 한다"고 지방분권화를 촉구했다.
안상수 인천시장도 "이명박 대통령이 서울시장을 했을 당시 '서울도 지방'이라는 명언을 했다"며 "지금 중앙 집중화돼 있는 것을 지방으로 분산, 분권화하면 걱정하는 점(수도권과 비수도권 격차 문제)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김 지사를 지원했다.
반면 박성효 대전시장은 "수도권 규제완화가 아니라 (수도권)집중도를 완화해야만 국가 경제가 커진다"며 "모든 정책과 돈과 권력이 수도권 중심에 있으면서도 수도권 규제완화를 하는 것이 안타깝다. 대한민국인지 수도권 공화국인지 모르겠다."고 수도권 규제완화 반대라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김범일 대구시장은 "수도권 규제는 박정희 시대부터 40년 간 추진해오던 정책인데, 제한적·가시적 완화라면 이해할 수 있지만 근본적 대책을 이렇게 해서는 안된다"며 "현 상태에서도 파격적인 규제 완화 없이는 수도권과 경쟁할 수 없다는 점을 반영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박광태 광주시장은 "수도권 규제완화와 5+2광역경제권 정책으로 인해 호남 사람들을 다 죽이려는 것 아닌가 라는 말이 지역에서 나오고 있다"며 "정부의 정책이 국민들이 외면하는 정책이라면 집권여당에서라도 과감히 수정 변화시켜 시행해야 한다"고 한나라당에 촉구했다.
이에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은 "수도권 규제 합리화 방안은 지금 여러 대내외 경제사정이 어렵고 경쟁력 강화에 문제가 있기 때문에 많은 고민 끝에 나놓은 것"이라며 "수도권과 달리 지방은 자생력이 없기 때문에 중앙 차원에서 과감히 지원해야 한다는 생각이다"고 지방을 위한 획기적 대안을 내놓을 방침을 공언했다.
/박정일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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