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인점 PB 상품, 가격은 싼데 품질은 '글쎄'

물가가 치솟으며 주부들의 근심이 늘어가는 가운데 상대적으로 저렴한 할인점의 PB상품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하지만 품질은 아직 소비자들의 신뢰를 얻기에는 부족한 상황이다.

16일 한국소비자원(원장 박명희)이 지난 8월 이마트ㆍ홈플러스 등 7개 주요 대형할인점에서 판매하는 식품ㆍ생활용품 등 37개 품목의 PB 상품과 NB(제조업체브랜드) 상품에 대한 가격ㆍ표시 실태조사 및 소비자 설문 조사한 결과 PB 상품이 NB 상품 대비 평균 24% 저렴한 것으로 나타났다.

품목별로는 화장지ㆍ세제 등의 생활용품 가격차이율(30%)이 식품(22%)보다 컸다. 생활용품은 미용티슈와 칫솔(각각 40%), 식품류는 단무지(45%)의 가격차이율이 큰 것으로 조사됐다.

NB 상품에 비해 PB 상품의 가격이 저렴한 이유는 PB 상품에는 별도의 광고비나 판매사원 파견 비용 등의 마케팅 비용이 발생하지 않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PB 상품(Private Brand)이란 유통업체가 독자적으로 기획하고 제조업체에 생산을 위탁 또는 직접 생산해 판매하거나, 자체 개발한 상표를 부착해 판매하는 제품이다.

하지만 가격을 제외하고 품질ㆍ안전성 등에 대한 전반적인 소비자 만족도는 PB 상품이 상품보다 낮게 나타났다. 더구나 햄ㆍ소시지ㆍ커피믹스 등 일부 품목의 PB 상품은 가격이 싼 대신 주요 성분의 함량이 NB 상품에 비해 적은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일부 PB 상품은 NB 상품에 비해 가격은 저렴하지만, 주요 성분이 적게 함유된 것으로 밝혀져 구입 시 소비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

소비자원은 '하나가득불고기햄'과 '하나가득 비엔나소시지'는 PB 상품이 NB 상품에 비해 각각 11.1%, 29.9% 저렴한 반면, 주요 성분인 돼지고기가 30% 이상 적게 함유돼 있고 대신 닭고기가 일부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마트 스타믹스 모카골드', '홈플러스 좋은상품 모카골드 커피믹스', '와이즐렉 모카골드'는 NB 상품보다 단위 가격이 6.3~30% 저렴하지만 커피 함량이 각각 12%, 12.5%, 11.7%로 NB 상품에 비해 인스턴트 커피 함량이 0.7~1.6% 차이 났다.

한편 소비자 설문 조사에서는 10명 중 7명은 대형할인점 PB 상품의 규모가 확대돼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