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보안 업계가 살 수 있는 길은 인수합병(M&A) 밖에 없는 것일까요.
기업간 M&A 발표가 잇따르면서, M&A가 보안업체 경쟁력을 키울 수 있는 대
안으로 인기를 끌었습니다.
STG시큐리티와 세이프인터넷간 합병을 신호탄으로 ▲안철수연구소의 한시큐
어 인수 ▲사이버텍홀딩스의 정보보호기술 지분참여 ▲인포허브와 보다텔
간 주식 맞교환 ▲데이콤사이버패스의 마니또 인수 등이 대표적인 사례입니
다.
발표된 것은 5건에 불과하지만, 물밑에서 진행되는 사례까지 고려하면 M&A
는 대세로 굳어진 느낌입니다.
업체 난립으로 과열양상을 보이는 보안업계에서 M&A는 핵심역량을 모으는
가장 효과적인 대안이 된 셈입니다.
하지만 M&A만이 성공의 지름길이라고는 장담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현재의 기업가치와 미래 비전, 시장 현황 같은 것을 차분히 분석해 보지 않
고 진행되는 무조건적인 몸짓불리기에는 반대해야 한다는 말입니다.
특히 외부요인에 이끌려 기업 청산의 절차로 M&A를 감행해서는 안된다는 지
적입니다.
최근 캐피탈 업계에서 투자가 좌절돼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기업을 M&A 시
장에 내놓은 CEO들이 있어 눈에 띄고 있습니다.
이들은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는 보안산업에 진출하려는 대기업군의 지원부
대로 활동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렇지만 협상회사와 M&A후 조직관리나 기
업 경영에 대한 비전은 공유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다수라고 합니다.
보안컨설팅 업체의 C사장은 "대기업들이 정보통신기반보호법에 근거한 정보
보호전문업체가 되기 위해 등록기준을 맞춘 우리회사에 눈독 들이고 있
다"며 "단순한 지분 투자로 진행됐던 협상이 M&A로 확대되고 있어 걱정이
많다"고 토로했습니다.
공개키기반구조(PKI) 솔루션 업체 A사장도 "같은 PKI 업체에서 합병제의가
들어왔지만 거절했다"며 "PKI 업체간 합병은 시너지 효과를 보기 보다 조
직 몸집만 늘리는 일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습니다.
비전을 공유하지 못한 M&A는 산업의 합리적인 구조조정이라는 원래 목적과
동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입니다.
현재까지 진행된 것은 비교적 성공적이라는 평가입니다.
한시큐어 한근희 사장은 "안연구소와 한집살림을 시작한 뒤, 인지도 때문
에 밀렸던 마케팅에서 성공을 거두고 있다"며 시너지 효과를 긍정했습니다.
정보보호기술 이성권 사장 역시 "지분투자로 1대 주주가된 싸이버텍홀딩스
의 김상배 사장과 국내외 마케팅에서 공조하고 있다"며 "싸이버텍의 미국지
사와 현지법인 세코스(Secos)를 기반으로 국제인증 규격인 ICSA를 획득하
고, 수출길에 나서기로 했다"고 말했습니다.
앞으로의 M&A도 이해 당사자들의 요구가 맞아떨어지고, 한 우물파기에 전념
한 전문업체들의 사기를 북돋아 줄 수 있는 방향으로 전개되기를 바라는 마
음입니다.
/김현아기자 chaos@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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