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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통위 VS 지경부 "위피, 우리 관할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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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넘기기 급급…무선인터넷 진흥 정책 표류

무선인터넷 진흥 정책 중 대표주자격인 위피(WIPI)가 미운오리새끼 취급을 받고 있다.

관련 업무가 영역별로 방송통신위와 지식경제부로 분리된 이후 위피 관련 정책은 표류하고 있다. 설상 가상으로 방통위와 지경부는 서로 위피가 자신의 관할이 아니라며 떠넘기기에 급급하고 있다.

정확히 말하자면 두 부처가 서로 미루고 있는 업무는 위피의 의무내장 고시에 대한 유권해석이다.

지경부는 위피에 대한 전반적인 업무는 담당하고 있지만 의무내장 고시에 대한 유권해석은 방통위가 담당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방통위는 위피에 대한 업무를 총괄하는 지경부가 위피 의무화에 대한 유권해석까지 함께 담당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위피를 의무 내장할 것인지 아닌지를 판단하는 업무는 위피 정책의 핵심이다. 위피를 개발하는 업무는 사실상 민간 사업자와 제조사, 솔루션 업체들이 주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해외 단말기 제조사들이 국내 시장의 문을 두드리면서 귀찮고 말많은 일이 되어 버리자 두 부처가 서로 이를 외면하고 있는 것이다.

◆지경부, "방통위가 위피 의무 내장 문제는 담당해야"

국내 출시되는 휴대폰 중 무선인터넷 이용이 가능한 제품은 모두 위피를 내장해야 한다. 이 같은 위피의 의무 내장은 상호접속기준 고시에 적시돼있다. 상호접속기준 고시는 방통위가 담당하고 있다.

지경부는 위피의 의무 내장 문제를 담당하고 싶어도 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상호접속기준 고시에 따라 유권해석을 내려야 하는데 이를 방통위가 담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경부는 위피가 소프트웨어이긴 하지만 콘텐츠 호환성 확보를 위해 만든 서비스 정책이라고 강조했다. 서비스에 대한 업무는 방통위가 종전대로 하고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규제도 방통위가 하는 것이 맞다는 얘기다.

지경부 관계자는 "위피의 의무 내장 여부를 판단하는 문제는 관련 고시를 담당하는 부처가 해야 한다"며 "소프트웨어 진흥정책에 따라 지경부가 위피의 제반적인 업무를 담당하고 있지만 법적인 해석 자체는 관계 법과 고시를 담당하고 있는 부처가 담당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방통위는 지경부가 고유의 업무 영역을 넘본다며 불쾌감을 표시한 바 있는데 정작 자신들이 관할 해야 할 업무는 담당하려 하지 않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방통위, "핵심인 의무화 조항을 떠 넘기는 것은 예산 낭비"

방통위는 지경부의 이 같은 입장에 크게 반발하고 있다. 위피에 관한 전반적인 업무는 모두 지경부가 담당하고 있는데 정작 핵심인 의무화 조항을 방통위에 떠 넘기려 한다는 것. 이 같은 처사는 지경부가 예산만 집행하고 귀찮은 의무화 조항은 방통위에 떠넘기려는 의도라는 것이다.

방통위 관계자는 "위피의 핵심 업무는 의무화 조항"이라며 "지경부가 위피에 관한 연구개발 등 제반 업무만 맡겠다는 것은 예산만 집행하고 핵심 정책은 타 부처에 떠넘기는 꼴"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방통위가 해당 업무를 맡으라고 한다면 모두 맡을 수 있지만 모바일 인터넷 진흥 정책 하나를 놓고 진흥책은 지경부가 규제는 방통위가 한다는 것은 예산 낭비"라고 말했다.

결국 진흥과 규제를 한 부처에서 담당하는 것이 맞다는 얘기다.

◆정부·업계에게 위피는 '미운 오리 새끼'

한때 토종 무선인터넷 플랫폼을 내세워 제2의 CDMA 신화를 만들자던 위피는 정부 부처간의 떠넘기기와 업계의 태도변화에 따라 '미운 오리 새끼' 취급을 받고 있다. 기대했던 위피의 수출은 지금까지 이뤄지지 못했고 외산 단말기 도입에 나선 이통사들은 위피 의무화 폐지론을 조심스레 꺼내들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정부 마저 위피 정책 담당을 반기지 않고 나서자 관련 솔루션 업계는 애가 타는 심정이다. 최근 외산단말기인 '블랙베리'가 위피를 내장하지 않은 채로 국내 출시가 결정되자 정부가 위피 사업 자체를 포기한 것 아니냐는 걱정에 밤잠 마저 설치고 있는 상황이다.

솔루션 업계 관계자는 "의무화 조항에 대한 유권해석도 오락가락하는 판에 부처간 서로 떠넘기기를 하고 있으니 잠이 오지 않을 정도"라며 "업계는 위피3.0 개발을 시작으로 전환기를 맞으려 안간힘을 쓰고 있는데 한심한 노릇"이라고 말했다.

이어 "어떤 때는 위피 사업 자체를 포기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든다"며 "조속히 지경부와 방통위간의 명확한 업무 배분이 이뤄져 위피에 대해 한목소리를 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명진규기자 almach@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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