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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인텔 불공정 행위에 철퇴…260억 과징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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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D 견제 위한 리베이트 제공의 '불법성' 인정, 시정 명령

세계 최대 반도체업체 인텔이 지난 2002년부터 2005년까지 경쟁사 AMD의 약진을 제한하기 위해 삼성전자와 삼보컴퓨터에 리베이트를 제공한 점이 불법으로 인정돼 공정거래위원회의 철퇴를 맞았다.

당시는 인텔이 AMD의 신제품 공세에 밀려 부진을 거듭하던 시점이다.

공정거래위원회(위원장 백용호)는 지난 4일 전원회의를 개최해 '인텔 코퍼레이션, 인텔 세미콘덕터 리미티드 및 인텔 코리아 등의 시장지배적 지위남용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260억원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고 5일 발표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인텔은 삼성전자, 삼보컴퓨터 등 국내 PC제조회사들에 경쟁사업자인 AMD사의 중앙처리장치(CPU)를 구매하지 않는 조건으로 각종 리베이트를 제공, 국내 PC제조회사에 직접 판매되는 PC용 x86 CPU 시장에서 AMD를 배제한 혐의다.

이에 공정위는 인텔에 대해 국내 PC 제조회사들에 경쟁사업자 CPU를 구매하지 않는 조건 또는 자사 제품 구매비율(MSS, Market Segment Share)을 일정비율 이상 유지하는 조건으로 각종 리베이트를 제공하는 행위를 하지 말도록 시정조치를 명령했다. 260억원의 과징금도 부과했다. 과징금은 매출액 확인 후 확정될 예정이다.

하지만 인텔에 협조한 삼성전자와 삼보컴퓨터에 대해서는 재제조치를 내리지 않았다.

한편, 인텔은 이번 결정에 대해 "AMD의 주장을 일방적으로 공정위가 받아들인 것"이라며 유감을 표시하며 "법정 소송을 진행하겠다"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인텔의 불법행위는?

공정위에 따르면 인텔은 AMD가 64비트 CPU를 먼저 개발하는 등 인텔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며 시장 점유율을 늘리던 시점에 이같이 시장 지배적 남용 행위를 통해 AMD의 공세를 방어한 것으로 드러났다.

인텔은 삼성전자에 2002년 5월 AMD의 CPU 구매를 중단하는 조건으로 리베이트를 제공하기 시작했고, 삼성전자는 2002년 4분기부터 AMD CPU 구매를 중단했다.

삼보컴퓨터에는 홈쇼핑 채널에서 AMD CPU를 인텔 CPU로 전환하는 조건으로 260만달러의 리베이트를 제공했고, 2004년 4분기부터 2005년 2분기까지 국내 판매 PC에 대해 인텔 PC 사용률 70% 유지 조건으로 380만달러의 리베이트를 제공했다.

공정위는 인텔이 제공한 리베이트가 경쟁사업자의 제품을 사용하지 않는 조건으로 지급된 것으로 국내 PC 제조회사들의 거래상대방 선택의 자유를 제한함으로써 관련 시장에서 경쟁을 저해했다고 판단했다.

반면, 인텔은 이것이 가격 할인 차원이라며 공정위에 반박해 왔다.

Untitled Document◇세계 CPU 시장의 각사 점유율 추이
(단위 : %)
2001년
2002년
2003년
2004년
2005년
평균
인텔
76.2
80.8
80.2
81.2
79.3
79.6
AMD
21.3
16.9
17.7
16.8
18.5
18.2
기타
2.5
2.3
2.1
2.0
2.2
2.2
Untitled Document◇국내 시장에서의 CPU 점유율 추이
(단위 : %)
2001년
2002년
2003년
2004년
2005년
평균
인텔
96.0
93.2
92.7
86.9
86.9
91.3
AMD
3.7
6.4
6.9
12.8
13.0
8.4
기타
0.3
0.4
0.4
0.3
0.1
0.3

공정위는 경제분석 결과 AMD가 인텔사의 리베이트를 감안해 가격경쟁을 하기 위해서는 PC제조회사들에 자신의 CPU를 무료로 공급해도 불가능할 정도였다고 분석했다.

AMD의 시장점유율이 올라가면 인텔사는 PC 제조회사들에 새로운 리베이트를 제공했고, 이에 따라 AMD 점유율은 다시 하락했다는 게 공정위의 평가다.

공정위는 인텔의 행위가 국내 PC 소비자들에게 국내 PC 제조회사들이 값비싼 인텔사의 CPU만 사용하도록 강제해 PC를 보다 비싼 가격에 구매하는 결과를 초래했고 AMD의 CPU를 선호하는 PC 소비자들의 제품선택권을 제한했다고 설명했다.

공정위는 이번 조치로 국내 CPU 시장에서 경쟁이 촉진됨으로써 PC용 CPU 가격이 보다 빠른 속도로 인하되고, CPU 관련 신제품 개발 경쟁을 통한 관련 기술혁신도 보다 가속화될 것으로 기대했다.

또 국내 PC 소비자들은 인텔사의 CPU 뿐만 아니라 경쟁사업자의 CPU가 탑재된 PC를 보다 쉽게 선택할 수 있게 됨에 따라 소비자들의 제품 선택의 기회가 크게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공정위, MS 이어 두번째 글로벌 IT기업 제재

공정위는 지난 2006년 MS의 윈도 미디어플레이어 끼워팔기에 대한 조치 이후 두 번째로 국내시장에서 활동하는 거대 IT 분야 다국적 기업의 경쟁제한적 행위에 대해 엄정하게 조치했다며, 국내 PC 제조회사 및 소비자들의 폐해를 적극 시정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사건은 2005년 6월 공정거래위원회가 조사에 착수한 이후 3년에 걸쳐 치밀한 조사 및 자료수집, 국내외 저명 경제·법학자들과의 충분한 논쟁 등을 거쳐 최종 결론이 났다.

인텔과 공정위 모두 최고의 전문가를 동원해 논리 경쟁을 펼쳤다.

공정위측에서는 오도버(Janus Ordover) 뉴욕대 교수, 이인호(서울대 교수), 김종민(국민대 교수)를 동원했다. 인텔측은 샤피로(Carl Shapiro, UC 버클리 교수), 호벤캠프(Herbert Hovenkamp, 아이오와 법대 교수), 전성훈 (서강대 교수) 등을 내세웠다.

백종민기자 cinqang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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