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홍준표, '형님-아우' 대면

한나라당 원내대표로 선출된 홍준표 신임 원내대표가 27일 당선인사차 통합민주당 손학규 대표를 만났다.

지난 99년 미국 워싱턴에서 홍 원내대표와 손학규 대표는 이명박 대통령과 함께 1년여간 유학생활을 같이 한 이른바 '워싱턴 오리알 3인방'으로 불렸다. 이제는 여당 원내대표와 제1야당 대표로 경쟁 관계로 대면하게 된 홍 원내대표와 손 대표의 첫 만남에 취재 열기도 뜨거웠다.

이들 만남은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연출됐고, 최대 현안인 한미FTA비준안과 미국산 쇠고기 문제에 대한 현안도 짧게 언급됐다.

손 대표는 국회 대표실을 찾아온 홍 원내대표를 반갑게 맞으며 "잘 됐어, 홍준표 의원으로도 잘 되고 한나라당으로도 잘됐다"라면서 "홍준표 입심을 어떻게 감당하나"라며 농담을 건넸다.

이어 홍 원내대표는 "형님 모시고 원내대표를 해봤으면 하는 것을 옛날부터 생각했었는데 이렇게 됐다"라며 지난해 대선후보 경선 과정에서 한나라당을 탈당한 손 대표에 대한 아쉬움을 나타냈다.

하지만 민감한 현안에 대해서는 물러섬이 없었다. 홍 원내대표는 한미FTA비준 처리를 언급하며 "17대 국회는 그렇다 쳐도 오바마가 오죽하며 불평등 조약이라고 했겠는가"라며 "18대에서 처리하자"라고 협조를 부탁했다.

그러자 손 대표는 "듣기 싫은 얘기겠지만 FTA가 안된 것은 이명박 대통령 때문"이라며 "총선이 끝나고 17대 국회에서 처리할 수 있을까 생각하고 계획을 하려고 했는데 쇠고기 협상을 엉망으로 만들어놨다"고 지적했다.

입장차가 확연해지자 홍 원내대표는 "그런 얘기는 나중에 취임하고 난 뒤 인사동에서 허심탄회하게 툭 터놓고 대화 하십시다"라고 분위기를 이어갔다.

이에 손 대표는 "나를 모시고 원내대표를 할 게 아니라 나를 모시고 총리를 했어야지..."라고 화답해 눈길을 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