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휴대폰 시장이 팽창되면서 관련 반도체 기업들의 결합도 가속화되고 있다.
최근 휴대폰용 반도체 분야에선 글로벌 기업 간 인수합병(M&A)과 그룹화가 어느 때보다 활발히 나타나는 모습이다.
이는 첨단 반도체 기술력이 결집되는 휴대폰 분야에서 기술경쟁력을 높이고, 휴대폰 제조사들의 미세한 요구에 면밀히 대응하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휴대폰용 반도체는 전체 반도체 시장에서 메모리반도체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가운데, 휴대폰 시장이 큰 폭의 성장을 지속하면서 반도체 기업 간 점유율 경쟁이 달아오르고 있는 것은 물론이다.
◆휴대폰반도체 상위기업 속속 결합
지난해부터 휴대폰용 반도체 부문에서 기업들의 결합이 속속 나타나고 있다.
현재 퀄컴과 텍사스인스트루먼트(TI),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미디어텍, 인피니언, 프리스케일, 브로드컴 등이 휴대폰용 반도체 상위에 위치해 있는 가운데 기업 간 점유율 구도에 어떤 변화가 나타날지 주목된다.
ST마이크로는 최근 NXP의 무선사업부를 15억5천만달러라는 거금을 들여 인수했다. 80% 지분을 확보한 가운데, 향후 나머지 20%도 사들여 휴대폰용 반도체에 특화된 전문기업을 설립키로 했다.
앞서 ST마이크로는 지난해 휴대폰 제조 1위 기업 노키아와 반도체 위탁제조 계약을 맺기도 했다. 이를 바탕으로 노키아의 연구인력 200여명이 ST마이크로로 이동했다.
대만의 글로벌 반도체 설계전문(팹리스) 기업 미디어텍도 지난해 미국 아날로그디바이스(ADI)의 휴대폰용 반도체 사업 일부를 인수했다.
이 거래엔 3억5천만달러가 투입됐고, ADI의 베이스밴드 칩셋라인 등 개발부문과 400여명의 인력이 미디어텍으로 옮겨갔다. 이 계약은 빠르게 확대되는 중국의 휴대폰 반도체 시장을 잡기 위한 미디어택의 전략적 선택에 따른 것이었다.
독일의 반도체 기업 인피니언 역시 지난해 미국 LSI의 모바일 사업부문을 4억4천500만달러에 인수했다. 같은 해 아기어시스템스를 인수한 LSI는 인피니언과 계약으로 700여명의 인력을 넘겼다.
퀄컴과 함께 20% 안팎의 점유율로 휴대폰용 반도체 선두위치를 굳히고 있는 TI도 과거 수차례 M&A로 입지를 다져온 경우.
지난 1987년 휴대폰용 반도체 사업에 진출한 TI는 이후 2000년대 중반까지 버터플라이VLSI, 앨란트로커뮤니케이션즈, 그레이칩, 콘닷, 엔보이네트웍스, 라디아커뮤니케이션즈 등 휴대폰 분야에 특화된 반도체 기술기업들을 인수하며 경쟁력을 높여왔다.
◆휴대폰 메모리반도체 제휴·협력도 이어져
각종 멀티미디어 및 통신 기능을 제어하는 휴대폰용 시스템반도체 분야 외에 저장 기능을 맡는 메모리반도체 분야에서도 기업 간 협력이 확대되고 있다.
PC용 범용 D램과 달리 모바일 D램이 특화제품으로 높은 성장을 보이고 있고, 미세한 영역의 기술대응이 요구된다는 점에서 업체들의 손잡기가 이어지는 모습이다.
지난 2007년 독일의 메모리반도체 기업 키몬다는 일본 최대 전자기업 소니와 모바일 D램 기술 개발을 위한 회사를 공동으로 설립했다.
두 회사는 메모리반도체 생산기술과 모바일용 반도체 설계기술을 결합해 모바일 D램 분야에서 경쟁력을 높이기로 했다. 모바일 D램 분야에서 삼성전자와 일본 엘피다메모리가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하이닉스반도체가 시장 공략을 강화하면서 키몬다 역시 대응에 나선 것이다.
이어 지난 4월 말에는 삼성전자, 하이닉스, LG전자, ST마이크로, ARM, 실리콘이미지 등이 모바일 D램 관련 워킹그룹 결성을 알렸다.
이들은 시리얼 포트 메모리 테크놀로지(SPMT)란 새 기술을 적용해 핀 수를 기존 제품보다 40% 이상 줄이고, 대역폭은 초당 3.2기가바이트(GB/s)~12.6GB/s까지 높인 D램 인터페이스 기술을 공동 개발해 각사 제품에 적용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그런가 하면 최근 멀티미디어 기능을 강화한 휴대폰이 낸드플래시메모리의 최대 수요처로 부각되면서 삼성전자, 하이닉스, 도시바 등 메모리반도체 기업들이 휴대폰용 플래시메모리 부문에서 여타 기업들과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휴대폰에 적용되는 반도체 관련 기술이 계속해서 미세화되면서 독자생존보다 기업 간 협력을 강화하는 형태가 앞으로도 확산될 전망이다.
강성근 ST마이크로 한국지사 대표는 "휴대폰용 반도체 시장이 커지면서 규모의 경제 또한 업계의 중요한 이슈가 되고 있다"며 "핵심기술을 개발하는데 필요한 연구개발 비용 또한 높아지면서 기업 간 M&A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권해주기자 postma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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