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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삼성 회장 특검 재출두…질문엔 '함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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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비의혹 전반 보완수사…현명관 삼성물산 전 회장도 곧 소환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11일 오후 2시께 피의자 신분으로 특검에 재 출두했다.

이 회장은 도착 직후 "국민들에게 한 말씀 해 달라", "삼성생명 주식을 차명 보유한 이유는 무엇인가", "책임을 진다고 했는데 법적 책임을 말하는 것인가" 등 취재진의 질문에 함구한 채 곧장 8층 조사실로 향했다.

대신 이 회장의 변호인은 "이 회장이 조사를 마치고 귀가할 때 소회를 밝힐 것"이라고 전했다.

이 회장은 삼성그룹 비리의혹의 정점에 있는 인물로서, 지난 4일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 소환이다.

특검팀은 이날 이 회장을 상대로 경영권 불법 승계, 비자금 조성 및 관리, 로비 등 의혹 전반에 대해 추가 보완 조사할 계획이다.

특검팀은 경영권 승계 과정에 이 회장 및 전략기획실의 개입이 있었는지 사실 관계를 명확히하고 사법처리 대상을 최종 확정한다는 방침이다.

그동안 특검팀은 삼성그룹이 수조원대 주식과 현금이 들어있는 1천300여개의 차명계좌를 운용한 사실을 밝혀냈지만, 그 돈이 어떠한 자금인지 등 정확한 자금출처는 알아내지 못했다.

특검팀은 또 에버랜드 전환사채 헐값발행 사건과 삼성SDS 신주인수권부사채 헐값발행 사건 등 경영권 불법승계 고소 고발건에 대해서도 마무리 조사를 펼 예정이다.

특검팀은 최근 이 회장 아들인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로 경영권을 승계하는 과정에서 이학수 부회장과 김인주 사장이 관여한 정황도 포착했다.

윤정석 특검보는 "마무리 수사를 위해 필요한 사항을 조사할 예정이라고 보면 된다"며 "피의자신문조서를 작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윤 특검보는 "차명계좌 및 비자금 의혹과 관련해 지난번 조사 당시 마무리가 안 된 부분도 있고 기록 검토 과정에서 추가로 필요한 부분에 대해서 조사를 할 목적으로 재소환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검팀은 이 회장을 상대로 에버랜드 전환사채 저가 발행 의혹사건에서 이재용 전무에게 회사지분이 헐값으로 넘어가는 전 과정을 미리 알았는지, 직접 전략기획실 등에 지시했는지 여부에 대해 보강조사중이다.

특검팀은 또 계열사 공금을 빼돌려 그룹 임직원 명의로 수천개의 계좌를 운용하는 데 개입했는지 여부 등에 대해 살펴보고 있다.

이와 함께 특검팀은 삼성물산 대표이사 회장을 지낸 현명관 한나라당 제주도당 위원장이 삼성생명 주식 28만여주를 차명으로 보유하고 있다고 주장한 것과 관련, 주말께 소환조사할 계획이다.

윤 특검보는 "현 전 회장에 대해 내일께 연락을 해볼 것"이라며 "삼성생명 차명 보유 뿐 아니라 다른 의혹에 대해서도 보완수사를 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 전 회장이 수사기관에서 허위진술한 데 대해서는 "수사기관에 허위진술을 한다고 하더라도 허위진술 자체가 죄가 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앞서 현 전 회장은 자신 명의로 된 액면가 5천원짜리 삼성생명 주식 28만800주를 지난 88년 신라호텔 전무로 근무할 당시부터 보유하고 있으며 실소유주는 이건희 회장이라고 주장했다.

특검팀은 또 서울 태평로 삼성 본관에 위치한 삼성전자 창고 및 전산센터 등에 수사관을 보내 압수수색을 계속하고 있다.

김영욱기자 kyw@inews24.com 사진 박영태기자 ds3fa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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