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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대란', 국내 비디오게임 시장에 '먹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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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화 강세 영향으로 콘솔게임기 가격 인상 점쳐져

급격한 원화 평가절하가 국내 비디오게임 시장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100엔 당 1천원에 육박하는 엔화 초강세의 영향으로 소니 PS3와 PSP의 한국 내 시판가격이 인상되고 닌텐도 '위(wii)'의 한국 소비자가격도 당초 예상을 웃도는 24만원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비디오게임 전용 소프트웨어 가격도 상향 조정될 가능성이 유력해 보인다.

원화 약세가 수출게임이 주종인 온라인게임 산업에 호재로 작용하는 반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모두 수입품 일색인 비디오게임 시장의 경우 소비자 부담이 급격히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로 인해 '닌텐도 효과'로 활황세가 점쳐졌던 국내 비디오게임 시장 성장세에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커졌다.

소니의 비디오게임기 PS3(40GB용량 기준)는 현재 국내에서 34만8천원, 신형 PSP(슬림형 모델)는 17만8천원에 거래되고 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소니는 PS3를 4만원 인상한 38만8천원, PSP는 2만원 올린 19만8천원에 판매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소니는 이중 PSP의 가격인상을 다음 주 중 확정 발표할 전망이다.

이와 같은 분위기가 감지되면서 일부 온라인 쇼핑몰에선 '환율 인상'을 이유로 PS3와 PSP를 이미 인상된 가격으로 판매하고 있는 실정이다. 기존 정상가격으로 판매하는 매장의 경우 이미 매물이 끊긴 상황. 이는 일부 판매상들이 가격 인상 전에 다량의 매물을 확보하기 위한 '사재기'에 여념이 없기 때문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소니는 환율 대란 이전에도 한국 기준으로 PS3를 한 대 판매할 때마다 10만원 씩 밑지고 파는 상황이었는데 최근 엔화 강세가 심화되면서 가격조정이 불가피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장기적으로 보면 환율이 제 자리를 찾아갈 가능성이 크다"고 전제한 뒤 "한번 인상한 가격을 다시 내릴리는 없는 만큼 가격인상을 통해 소니가 장기적으로 실리를 취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빠르면 4월 중 국내 판매를 시작할 닌텐도 '위'의 판매가격은 24만원 전후일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위'의 일본 판매 가격은 2만4천엔이다. 당초 관련업계는 '위'의 국내 시판가격을 19만9천원으로 예상했으나 불과 두 달 만에 20% 가까이 환율이 상승하며 이러한 예상이 무의미해진 것.

업계 한 관계자는 "닌텐도 측이 '위'의 한국 판매를 앞두고 사업계획을 수립할 때 이와 같은 상황을 염두에 뒀을 리가 없다"며 "기존 사업계획과 마케팅 플랜을 감안할 때 환율변동을 가격책정에 반영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는 닌텐도 '위'의 올해 판매 예측치에 대한 업계의 전망도 보수적으로 바꾸게 하고 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닌텐도DS가 지난해 100만대 판매를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지만 휴대용 게임기와 거치용 게임기는 시장 자체가 다르다"며 "환율 변동으로 인한 가격상승 등 여러 제반 상황을 감안했을 때 '위'의 2008년 국내 판매량은 50만대를 넘기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했다.

용산 일대의 판매상들과 총판업자들은 소프트웨어 가격인상 가능성도 높게 점치고 있다. 비디오게임의 경우 하드웨어 판매보다 전용 소프트웨어 판매로 이익을 남기기 마련이다. 때문에 전용 타이틀의 판매 가격 또한 인상될 가능성이 크다.

최근 발매된 세가의 PS3 전용 타이틀 '용과같이3'는 PS3타이틀로는 이례적으로 5만8천원의 가격에 판매됐다. PS3 전용 게임소프트웨어 가격이 평균 4만8천원임을 감안하면 상당한 고가다.

한 업자는 "소니의 경우 서드파티 개발사들의 게임 외에 그들이 직접 배급을 담당하는 타이틀에 한해선 가격인상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앞으로 출시되는 차세대 비디오게임 타이틀은 점차 상향조정, 5만원대에 판매될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소니와 EA, 액티비전 등 주요 비디오게임 업체들은 "우리 회사는 현 시점에서 가격인상을 위한 준비를 진행하고 있지 않다"면서도 "환율과 시장상황을 감안하면 업계 전반의 가격인상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비디오게임 시장은 콘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합산한 국내 시장규모가 연간 2천6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2006년까지 1천400억원 전후였던 규모가 지난해 닌텐도 효과에 힘입어 두 배에 가까운 성장을 한 것으로 추산된다. 올해도 '위' 출시와 이에 따른 플랫폼 홀더 3인방의 경쟁으로 비약적인 성장을 거듭할 것으로 기대했으나 '환율대란'이라는 복병을 만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전체적으로 올해 시장 성장세가 두드러질 것이라는 기대는 변함이 없다"면서도 "다만 원화 평가 절하가 이러한 성장세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진단했다.

서정근기자 antilaw@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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