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국보 1호인 숭례문이 전소된 데는 저녁 8시 이후 무인경비를 맡았던 KT텔레캅과 소방방재당국의 공조부실과 KT텔레캅의 작동안 된 CCTV가 원인 중 하나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KT텔레캅에게만 야간 경비를 전담시켰던 서울시 중구청의 보안 불감증도 도마위에 올랐다.
국회 문화관광위원회(위원장 조배숙)는 11일 오후 3시 긴급 회의를 열고 숭례문 참사의 원인을 조사하고 대책을 논의했다.
회의에 참석한 소방방재청, 서울시, 서울시중구청 관계자에 따르면 숭례문에 설치된 적외선 탐지기에서 직원 퇴근이후 사람이 들어간 흔적이 발견된 것은 10일 오후 8시 47분.
하지만 흔적이 발견된 뒤 KT텔레캅은 8시 50분에 화재현장을 신고받은 회현소방파출소보다 늦게 현장에 도착했다. 회현소방소는 8시 53분에 도착했지만, KT텔레캅은 8시 57분이 지나서야 도착한 것.
이에대해 KT텔레캅측은 "계약서에 25분내 출동으로 돼 있다"고 해명하지만, 47분에 소방당국과 연결됐다면 대형 사고를 피할 수 있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번 숭례문 참변이 적심(소나무)에 불씨가 있었고 화재발화 이후 5분이 지난 최승기를 잡지 못해 전소된 것을 감안하면 KT텔레캅이 소방당국과 원활히 공조했다면 진압 시간을 앞당길 수 있었던 것.
게다가 숭례문 근처에 장착해 둔 CCTV는 사람이 들어간 흔적을 감지해 내지 못했다.
통합신당 조배숙 의원은 "KT텔레캅에 정보가 들어오면 중구청이나 다른 기관들과 공유토록 돼 있느냐"면서 출동여부를 질의했다.
그러나 이에대해 전귀권 서울시 중구청 부구청장은 "정보가 들어오면 공유토록 할 계획이었다"면서 "올 1월 31일 설치한 CCTV에는 사람이 들어간 흔적이 감지되지 않았다. (KT텔레캅측에서) 사각지대가 있을 수 있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말했다.
KT텔레캅의 출동여부에 대해서는 "감지이후 출동했는데 10분뒤 보니 소방관들이 나와 있었다고 했다"고 답변했다.
결국 서울역으로 향하던 택시기사 박성일씨가 119에 화재신고를 한 8시 50분보다 먼저 사고를 감지했지만, 진압에 아무런 도움이 안 됐다는 것이다.
이에대해 정청래 의원은 전귀권 중구 부청장에게 "숭례문이 아파트보다 못하냐"면서 "아파트도 24시간 경비를 서는데, 8시 이후 야간에 무인경비에만 맡겨둔 이유가 뭐냐"고 따졌다.
한나라당 정병국 의원도 "47분에 KT텔레캅이 사고를 감지한 뒤 몇시에 소방방재청에 전화했냐"면서 공조체제를 질타했다.
하지만 황정연 소방방재청 차장은 "미미한 것이어서 기록이 없다"며 "추후 보고하겠다"고 답변해 의원들의 비판을 받았다.
라진구 서울시 행정1부시장은 "중구청에서는 사람이 많이 다니는 낮보다 사람이 적은 밤이 안전할 것으로 봐서 무인경비를 맡겼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조배숙 의원은 "국보 1호에 대해 한 달에 30만원 주고 하다 최근에는 무료로 무인경비를 맡긴 게 사실이 아니냐"고 따졌다.
김현아기자 chaos@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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