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노트북, 모니터, TV 등 디지털기기들의 디스플레이 화면이 점점 더 크고 넓게 변화하고 있다.
디지털기기들은 고화질(HD) 영화나 게임 등이 늘어나는 멀티미디어 콘텐츠 시대에 실감나는 체험을 위해 더 큰 화면을 필요로 하고 있다. 그러나 휴대폰은 주머니, 노트북은 가방, 모니터와 TV는 거실에 들어가야 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무작정 크기만 키울 수 없는 상황이다.
그래서 확대되고 있는 것이 기존 4대 3 비율이 아닌 16대 10 내지 16대 9 비율의 와이드 화면이다. 특히 16대 10 비율보다 HD 또는 풀HD 콘텐츠를 즐기기에 더 적합한 16대 9 비율은 액정표시장치(LCD) TV에 이어 2008년부터 모니터, 노트북 및 휴대형 멀티미디어기기(PMP) 등 소형 디지털 제품에 활발히 적용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2007년 10월 화면 비율을 16대 9로 조정해 멀티미디어 콘텐츠 이용 효율을 16대 10 비율보다 100% 이상 끌어올린 노트북용 LCD를 처음 개발했다. 이를 기점으로 대만의 대형 LCD 제조사 AU옵트로닉스(AUO), 치메이옵토일렉트로닉스(CMO) 등이 16대 9 비율의 노트북·모니터용 LCD 패널들을 올해부터 활발히 찍어낼 예정이다.

노트북이 휴대형을 우선 고려한 탓에 38.1㎝(15인치) 정도에서 크기의 한계에 빠르게 도달하고 있는 반면 휴대폰, 모니터, TV 등은 아직까지 화면 크기 자체를 키우는데 있어 여유가 있다.
휴대폰은 8.9㎝(3.5인치)의 LCD를 탑재한 아이폰의 인기와 함께 화면을 가로로 돌려서 넓게 볼 수 있게 해주는 '가로 본능폰' 등을 중심으로 크기가 확대되고 있다. 43.2㎝(17인치), 48.3㎝(19인치)가 많이 팔리는 모니터도 50.8㎝(20인치) 이상에서 76.2㎝(30인치) 이하까지 대형 화면을 가진 제품들이 속속 출시되고 있다.
평판 TV는 제조사 간 대형화 경쟁이 가장 치열한 분야다. 삼성전자, LG전자, 샤프, 마쓰시타전기(파나소닉) 등 LCD 및 플라즈마 디스플레이 패널(PDP) 진영의 TV 업체들은 수익성이 더 나은 대형 TV 시장을 잡기 위해 매진하고 있다.
2007년 말 한국기업평가의 'PDP 산업보고서'에 따르면 일반 50.8㎝ TV와 화질이 우수한 106.7㎝(42인치) HD TV, 127㎝(50인치) 풀HD TV의 최적 시청거리는 2미터(m) 안팎으로 별반 다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곧 99.2제곱미터(㎡, 30평) 크기 아파트 정도면 127㎝의 대형 평판 TV를 무리 없이 사용할 수 있다는 얘기가 된다. 이에 따라 LCD 및 PDP TV의 경쟁은 더 큰 크기로 확대되는 양상이다.
와이드 형태 또는 더 큰 크기의 화면은 제품의 휴대성이나 이동성을 떨어뜨리는 게 사실. 그러나 멀티미디어 콘텐츠를 더 원활히 즐기기 위한 소비자들의 요구와 함께 디지털기기들의 '와이드 본능'은 점점 더 깨어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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