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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똑해진 모니터 "바람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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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 버리고 각종 기기와 어울려…'독신' 자처도

액정표시장치(LCD) 모니터의 행세가 수상하다.

그동안 PC와 '잉꼬부부' 생활을 해왔던 범용 모니터들이 게임기 등 각종 엔터테인먼트 기기들과 어울리면서 외도를 하고 있는 것. 그런가하면 모니터 자체적으로 PC 기능을 해내며 '독신생활'을 자처해 한 때 '실과 바늘'처럼 붙어 다녔던 PC를 애타게 하고 있다.

'홀로서기'를 선언한 일부 모니터들은 아예 'TV와의 전쟁'을 선언하면서 자신의 존재를 과시하고 있다.

◆운영체제 내장한 모니터도 곧 나온다

모니터는 이제 PC와 '불가분'이란 관계를 청산하고 있다. 최근 디지털 TV 튜너를 탑재한 '세컨드 TV'(모니터 겸용 TV, 'MTV')들이 활발하게 출시되고 있다. 제품 크기도 51㎝(20인치) 이상으로 원룸처럼 규모가 작은 집에서 TV로 활용하기에 부족함이 별로 없다.

최근 LCD 모니터들은 크기를 76㎝(26인치)까지 키우고, 풀HD의 초고화질 해상도를 확보하면서 비슷한 크기의 LCD TV와 경쟁을 벌이고 있기도 하다. 향후 무선 마우스와 키보드를 활용해 모니터와 이용자가 가까운 거리를 유지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깨는 대형 TV 겸용 모니터들도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

또 최신 모니터들은 고화질 멀티미디어 인터페이스(HDMI) 단자를 탑재해 콘솔게임기, 차세대 DVD, MP3플레이어 등 각종 비디오·오디오(AV), 엔터테인먼트 기기와 간편하게 연결해 사용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젊은층이 PC는 노트북으로 대체하고, 대형 와이드 모니터를 통해 게임이나 AV 기능, TV 시청을 즐기는 일은 더 이상 낯설지 않은 풍경이 되고 있다.

이처럼 똑똑해진 모니터들의 애정행각이 확대되면서 각종 디지털 기기들간의 구애 작전도 활발하게 전개될 전망이다.

이 제품은 셋톱박스를 집어삼켜 주변기기 없이도 IPTV 기능을 이용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무선 키보드 등을 활용해 PC 없이도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게 된다. TV, PC, 게임기, 셋톱박스 등 디지털가전들이 거실 네트워크의 중심이 되기 위해 전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모니터 또한 경쟁 대열에 합류하는 모습.

LG필립스LCD의 김병수 상무는 "앞으로 LCD 모니터들은 모두가 TV 기능을 탑재할 만큼, 'MTV'가 폭넓게 확산될 것"이라며 모니터의 활동 반경이 넓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비티씨정보도 자사 LCD 모니터 출하량 중 80% 이상에 디지털 TV 튜너를 탑재하고 있다.

김성기 비티씨정보 대표는 "이제 모니터는 더 이상 과거의 모니터가 아니다"며 "임베디드 솔루션과 콘텐츠, 부가기능, 소비자 편의성을 결합한 LCD 모니터는 각종 단자와 함께 디지털기기들과 연결되면서 예전의 PC 의존적 형태에서 벗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잉꼬부부' 안정감 뛰어넘을까?

모니터가 화려한 외도를 시작하면서 '디지털 컨버전스'가 촉진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PC를 비롯해 TV , 셋톱박스 등이 서로 거실을 차지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일 전망이다.

이에 따라 화려한 싱글을 선언한 모니터가 '잉꼬부부'들의 안정감을 뛰어넘을 수 있을 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와 관련해 시장조사기관 디스플레이서치저팬의 히데토시 히무로 IT패널 담당 이사는 "와이드 모니터는 일반 소비자들 사이 관심이 높지만, 기업환경에 적용하기엔 부적절한 측면이 있다"며 "개발도상국이나 기업소비자 쪽에선 여전히 기존 모니터 기능을 충실히 수행하는 제품에 대한 수요가 높다"고 전하기도 했다.

권해주기자 postma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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