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하이닉스반도체 등 국내 메모리반도체 업계의 실적과 직결되는 D램, 낸드플래시메모리 등 반도체 가격이 예상 밖의 움직임으로 혼란을 주고 있다.
최근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은 반등이 시작된 지 얼마가지 못해 다시 떨어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대만 시장조사기관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9월 상반기 D램 주력제품인 512메가비트(Mb) 667메가헤르츠(MHz)의 고정거래 가격은 2달러로, 전기 대비 8.7%가 급락했다. 낸드플래시 주력제품 8Gb 멀티 레벨 셀 제품의 가격도 8.02달러로 11.1%나 하락했다.
매일매일 소량 거래되는 반도체들의 가격을 조사한 현물가격과 달리, 고정거래 가격은 메모리반도체 회사들과 주요 거래처의 대량 공급에 따른 가격으로 매월 2차례 집계된다. 메모리반도체 업체들의 실적은 고정거래 가격의 움직임에 큰 영향을 받는다.
이번 9월 상반기 메모리반도체 가격의 급락세는 업계나 시장조사기관의 예측보다 훨씬 빠른 시기에 나타난 것이다. 지난 7월 상반기 D램 주력제품 가격이 2달러로 전기 대비 20.5% 급등하며 올해 처음 반등했을 때만 해도, 시장 관계자들은 D램 가격이 3분기 말까지는 완만한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었다.
그러나 D램 고정거래 가격은 지난 8월까지 2차례 상승했다가 주춤하는 모습을 보이더니, 다시 이번에 2달러까지 떨어졌다. D램 가격 2달러는 보통 업체들이 이익을 낼 수 있는 마지노선으로 거론된다. 올해 초만 해도 6달러 가까이 이르렀던 D램 가격이 상반기 말 1.66달러까지 폭락하면서 삼성전자, 하이닉스 등을 제외한 글로벌 메모리반도체 업체들이 줄줄이 적자를 냈다.
낸드플래시 가격의 움직임도 심상찮다. 낸드플래시는 ▲애플의 '아이폰' '아이팟 터치' 출시 효과 ▲하반기 디지털기기 시장의 성수기 진입 ▲해외 하위업체들의 미세공정 도입 지연 ▲최근 삼성전자 기흥라인의 정전사태 등으로 공급은 줄고 수요는 늘어 가격이 오름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됐었다.
그러나 낸드플래시 가격 역시 D램과 같이 상승세를 지속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낸드플래시 주력제품의 고정거래 가격은 지난 2월 말 5.06달러로 연중 저점을 형성한 뒤 오름세를 이어왔다. 이 때문에 이달 상반기 급락에 대해선 낸드플래시 가격이 3월 이후 과도한 상승세를 보여왔기 때문이란 해석이 많다.
PC, 휴대폰, MP3플레이어 등의 저장장치로 활용되는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은 디지털기기들의 수요가 늘어나는 연말까지 양호한 수준을 보일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그러나 D램 가격이 시장의 기대치였던 2.5달러 수준까지 밟아보지 못한 채 다시 2달러로 급락했다는 점에서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독일 D램 업체 키몬다의 래리 우 아태지역 마케팅 수석매니저는 "연말까지 D램 가격이 점진적인 오름세를 보일 수 있다는 몇몇 요인들이 있다"면서도 "업계의 기대처럼 메모리반도체 가격이 움직여 줄지는 아무도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