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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인터넷 산실,IDC-하]낡은 시설, 증축해도 선진국엔 미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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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IDC중 '최고 등급' 센터 단 한 곳도 없어

국내 주요 인터넷데이터센터(IDC)들이 겪는 어려움 중에는 낡은 기반 시설과 부족한 공간도 한 몫을 한다.

IDC들은 수만대 서버시스템을 놓아둘 공간 외에도 이 시스템을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정전 등의 사태에 대비한 배터리 역할을 하는 무정전전원장치(UPS) ▲센터 내부의 온도와 습도를 유지시켜주는 자동화 설비(항온항습) ▲고압 전력을 각 시스템에 맞춤형으로 공급할 수 있는 전력 변환 장치 등을 구비하고 있다.

문제는 이 장비들이 낡고 오래됐다는 점. 게다가 센터 내에서 늘어나고 있는 시스템을 수용하는데 급급한 정도의 용량밖에 확보되지 않았다는 점 역시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차세대'라는 간판을 내걸고 올 들어 속속 개장한 그룹사 IT 서비스 업체들의 대형데이터센터는 이런 낡은 시설 문제에서 다소 자유롭다. 하지만 1990년대에 설립된 이후 국내 주요 인터넷 업체들의 시스템을 도맡아 관리하고 있는 이른바 1세대 IDC들은 기반 시설 노후화와 용량 부족으로 인한 고민이 적지 않다.

◆배고픈 IDC '밥상' 개조할 여력 부족

UPS 경우만 봐도 IDC의 기반시설 부족 현상을 알 수 있다. 대부분의 IDC들은 UPS를 센터 내 시스템 용량의 'n+1' 방식으로 구비해두고 있다. 쉽게 말해 서버가 10대 있다면 UPS는 11대 서버를 지원할 수 있는 용량을 구비해뒀다는 뜻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IDC의 이같은 UPS 시설은 사실상 부족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꼬집는다. 한국IBM의 데이터센터 컨설팅 담당자는 "UPS는 임시 전력 공급 때 필요한 인프라인데, n+1의 구성으로는 실제 장애가 발생했을 때 과부하를 일으키기 쉽다"고 지적했다.

이런 문제를 일으키지 않으려면 UPS 장비를 더 사들여 시스템 용량의 두 배 정도로 구비해두는 것이 가장 안전하지만 시설을 확충하는 것은 말처럼 쉽지 않다. 시설 투자를 위한 재원을 마련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국내 대형 IDC의 한 실무자는 "UPS는 한 대에 적게는 수억원에서 많게는 10억원을 훌쩍 넘기는 고가 장비고, 항온항습 장비나 냉각 설비 등 다른 기반 설비들도 모두 비싸서 수익 구조에 압박을 받고 있는 IDC들은 주머니를 열기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전력의 안정적인 공급을 위해 전력선을 활성화된 이중 선로로 구성하려 해도 이를 지원하는 IDC 센터내 전력변환장치, UPS, 스위치 등이 모두 동일하게 이중화돼야 한다. 물론 이런 환경을 구성할 자금도 IDC 입장에서는 확보하기 어렵다.

무엇보다 골치 아픈 문제는 사업의 미래를 위해 과감한 시설 투자를 단행한다 하더라도 웬만한 메인프레임 서버보다도 큰 덩치를 자랑하는 UPS와 항온항습 등의 기반 장비들을 충분히 들여놓을 공간조차 IDC들에게는 확보돼 있지 않다는 점이다.

또 다른 대형 IDC의 임원은 "이미 고객사 서버가 차지하고 있는 공간이 90%에 육박한다"면서 "고객사 시스템 추가 증설도 부담스러운 상황인데 설비 증설에 필요한 공간까지 확보하려니 어렵다"고 전했다.

◆글로벌 최고등급 IDC, 국내엔 한 곳도 없어

낡고 부족한 기반시설은 자연히 IDC의 운영비용 상승을 불러온다. 실제로 한국전력공사에 따르면 KT IDC나 LG데이콤 지점 중 몇 곳은 지난 7월 6억원이 넘는 비용을 전기요금으로 납부했다. 센터 내 시스템 증가 외에도 선진화된 냉각 시설이나 열관리 체계를 갖추지 못해 전력비용이 늘어났다.

운영 비용이 높아질수록 수익구조는 악화되고 이를 효율화 시킬 수 있는 기반 시설에 대한 투자는 더 줄어들게 된다. 비효율적인 센터 운영 구조는 지속되고 결국 운영비용이 더 늘어나는 악순환이 이어지는 것이다. 자연 국내 IDC들의 시설이나 운영 수준도 세계 선진 데이터센터와 비교했을 때 낮은 수준일 수밖에 없다.

미국을 비롯한 해외 선진국들이 데이터센터 구축 및 운영 수준에 대한 기준으로 삼고 있는 'TIA-942'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데이터센터의 품질은 ▲건물 구조 ▲전력 및 공조시설 ▲보안시설 등의 규격에 따라 4단계로 나눌 수 있는데, 이중 최고 등급인 'Tier 4' 수준의 데이터센터는 국내에 한 곳도 없다.

올 초 상암 DMC에 초대형 차세대데이터센터를 개관한 LGCNS 관계자는 "국내 주요 IDC들은 TIA 표준에 의거, 3단계(Tier 3) 정도 수준이고, CNS의 데이터센터는 Tier 3+ 정도의 등급으로 볼 수 있다"면서 "Tier 4 수준의 데이터센터는 국내엔 없다"고 전했다.

◇TIA-942란?

해외에서는 데이터센터의 질적 수준을 평가하는 하나의 잣대로 '미국통신산업협회(TIA)'에서 만든 TIA-942 가이드북을 활용하고 있다.

TIA-942는 법적 효력이 있는 국제 표준과 같은 강제 사항은 아니지만 데이터센터에서 갖춰야할 제반 요소들의 기준을 규정하는 준거들을 명시해 세계 주요 데이터센터들이 이를 기준점으로 삼고 있다.

▲데이터센터의 건물구조나 주차장, 출입문 크기까지 포함된 건물 구조 ▲전기 ▲공조 ▲소방 ▲보안시설 ▲각종 부대시설 등에 대한 규격을 단계별로 규정해 점수를 매기게 되는데, 최고 등급은 4등급(Tier 4)이다.

◇TIA-942에서 분류하는 데이터센터 품질의 4단계

TierⅠTierⅡTierⅢTierⅣ
데이터센터 가용성99.671%99.749%99.982%99.995%
연간 장애발생 시간28.822.01.60.4
전력 및 냉방시설 이중화N

N+1

N+1

동시활성화

2(N+1) or S+S

무정지 상태

운영센터필요치 않음필요치 않음필요함필요함
보안시설

(로비에서 전산실까지)

일반 장금장치카드인식생체인식생체인식
백본 이중화필요치 않음필요치 않음필요함필요함
수평케이블링 이중화NoNoNo(선택사항)
라우터 및 스위치 이중화NoNoYesYes
이중화된 엑세스 프로바이더NoNoYesYes
2차출입 통제소NoYesYesYes
패치코드 꼬리표 장착NoYesYesYes
랙/케비넷의 지지대No바닥지지대풀지지대풀지지대
데이터센터 기반 인프라필요치 않음필요치 않음YesYes

전력난과 기반 시설 노후화, 공간 부족 문제 등 IDC들이 당면한 과제는 실타래처럼 엉겨 풀어내기가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전문가들은 일단 IDC들이 악화되는 수익 구조를 개선하고 부가가치가 높은 서비스를 발굴해 시설을 개비할 재원을 마련하는 게 급선무라고 조언한다. 즉 더 이상 회선이나 공간 등의 '임대' 사업에만 기대지 말고 호스팅이나 시스템 위탁 운영관리 등 보다 부가가치를 높게 올릴 수 있는 아이템을 발굴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위기감을 느낀 IDC들은 수익 사업 다각화는 물론 기반 시설 확충, 전용 전력선 매설등 다각적인 노력을 펴고 있다. 아직 아웃소싱이나 호스팅과 같은 신규사업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얻을 수 있는 단계에 이르지는 못했지만 예전에 공공연히 시행됐던 저가 출혈 경쟁을 자제하고 수익성을 강화하는 쪽으로 방향을 전환해나가는 중이다.

이같은 IDC의 노력이 결실을 맺을 수 있을지 결과가 주목되고 있다.

강은성기자 esth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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