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데이터센터(IDC)들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위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절박한 심정으로 변신을 모색하고 있는 것이다.
이들은 공간, 회선 임대 사업 일변도 전략에서 탈피해 다양한 사업 모델을 선보이면서 새로운 도약을 꾀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국내 주요 IDC 사업자인 KT IDC. 이 회사는 지난 해 5월 '유틸리티 컴퓨팅' 개념을 현실화시킨 데이터센터를 개장했다. '유틸리티 컴퓨팅'이란 컴퓨팅 자원도 전기나 수도처럼 원할 때 마음껏 사용하고 쓴 만큼 비용을 지불하자는 것.
KT IDC가 이름을 KT 인터넷컴퓨팅센터(ICC)로 바꾸면서 공간 및 회선 임대 위주였던 IDC 전형의 사업 모델에서 탈피, 컴퓨팅 시스템을 직접 운영하고 아웃소싱 서비스를 제공하는 유틸리티 컴퓨팅 센터로의 변신을 선언한 것이다.
LG데이콤의 KIDC나 호스트웨이IDC 등은 입주 기업고객들의 시스템 위탁 운영 관리하는 다양한 종류의 IT 아웃소싱 서비스를 새로운 전략 상품으로 소개하고 있다.
소규모 기업을 대상으로 윈도 비스타나 보안 서버를 묶음 형태로 제공하는 호스팅 사업도 새로운 서비스 모델로 등장하고 있다.
이처럼 IDC들은 그동안 주력해왔던 네트워크 회선 및 공간 임대 위주의 '코로케이션'사업 외에 다양한 수익모델을 발굴하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IDC들이 변신을 위해 몸부림치고 있는 것은 그만큼 절박한 사정이 있기 때문이다. IDC의 주요 고객인 포털, 온라인 게임사 등 닷컴 업체의 보유 시스템들이 산업 확대와 함께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면서 이 시스템을 둘 물리적인 공간 한계가 임박해 오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주요 IDC인 KT, LG데이콤, 하나로엔진 등은 이미 용적률의 90%를 넘긴 상황. 따라서 기존 고객들의 시스템 확장 요구조차 부담스러울 정도다. 더구나 닷컴 붐 초기, 저가 출혈 경쟁으로 유치한 고객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새로운 데이터센터를 신축하거나 기존 설비를 확장하기 위한 투자 재원 마련도 쉽지 않다.
전세계적으로 화두가 되고 있는 전력 문제에 직격탄을 맞은 곳도 바로 국내 IDC들이다. 주요 IDC들의 경우 최소 1만5천대 이상의 서버 시스템을 집적해두고 있는 데, 서버의 처리 성능이 향상되면서 전력 소모량도 폭발적으로 늘어났고, 이로 인해 기존 IDC의 전력 수용 시설의 한계치를 육박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스템 운영 환경의 '질'에 대한 고객들의 요구 수준이 높아진 점 역시 부담스러운 부분이다. 안정적으로 데이터센터를 운영하기 위한 온도, 습도, 배기, 전원 등 시설 투자에 대한 압력이 그만큼 거세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모기업의 막대한 자금력을 빌어 '차세대'라는 간판을 내걸고 속속 개장하는 SI업체들의 신규 데이터센터들도 IDC들의 기존 기업고객들에게 끊임없이 러브콜을 보내며 IDC들의 입지를 위협하고 있다.
하지만 IDC들의 변화를 위한 설비 확충이나 시설 안정화 노력은 각종 정부 규제에 가로막혀 손을 쓸 수 없는 처지다. 'IT 강국, 인터넷 강국'이라는 이미지를 탄생시킨 인터넷 업체들의 산실(産室)과도 같던 IDC가 위기를 맞고 있다.
강은성기자 esth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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