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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자냐 적자냐 중요치않다"…김종갑 하이닉스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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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까지 메모리 중심 안정화…"신규사업 '반도체'만 한다"

"2분기 흑자를 냈나, 적자를 냈나 하는 것은 중요치 않다. 2010년까지 메모리 반도체 위주로 안정성을 확보하는데 주력하겠다."

27일 2분기 실적발표를 앞두고 있는 하이닉스반도체의 김종갑 사장이 25일 취임 100여일을 맞아 '중장기 주요 사업계획'을 발표하는 간담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김 사장은 100년 이상 지속하는 기업이 되기 위한 사업전략을 밝혔다.

김 사장은 "P램과 함께 시스템 온 칩(SoC), 나노기술을 바탕으로 하는 새로운 사업들을 추진해 나갈 것"이라며 "반도체 이 외의 사업을 할 계획은 없다"고 단호히 말했다. 다음은 하이닉스의 경영과 관련한 현안과 향후 사업계획에 대한 일문일답.

"현재 시점에서 적자다, 흑자다 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 중요한 것은 업계에서 경쟁 우위를 확보하며 D램과 낸드플래시메모리 등 메모리 반도체를 중심으로 성장성을 이어가야 한다는 점이다. 연초 이후 D램 평균판매가격(ASP)이 계속 떨어지면서, 생산량을 늘리는 전략으로 대응했다. 상반기는 실적이 목표치보다 낮았지만, 하반기를 포함한 올해 전체 실적은 예상치를 달성할 수 있다는 판단으로 영업목표를 변경하지 않고 있다. 최근 난야와 프로모스, 마이크론 등 해외업체들이 D램 부문에서 줄줄이 적자를 냈는데, 이에 비하면 한국 업체들이 상대적으로 선전한 것으로 보고 있다."

- 장기적으로 D램 가격이 떨어지면서 업계의 발목을 잡고 있다. 메모리 반도체 산업의 패러다임이 바뀌는 정도는 아닌지.

"반도체 산업은 다른 어떤 분야보다 빠르게 발전해왔다. 앞으로 수십년 동안은 안정적인 수요와 함께 발전을 지속할 것으로 판단한다. 한국이 앞서고 있는 메모리 분야는 전체 반도체 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 1990년대 말 18%에서 현재 23%로 높아졌다. 지난 2001년 이후 한때 메모리 반도체의 수요는 1년 사이 4분의 1로 급감하기도 했지만, 국내 업체들은 원활히 대응하는데 성공했다. 세계 반도체 산업이 올해 2~3% 정도 성장할 것이라 하는데 하이닉스는 20% 이상의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골이 깊으면 산이 높다'는 말처럼 하반기를 기점으로 좋은 시기가 도래할 것이라 믿는다."

-5년 뒤 P램 점유율을 30%로 높인다는 계획인데, 준비는 어떻게 돼가고 있나.

"P램 분야는 그동안 준비를 계속해왔고, 연구에 필요한 기자재 및 전용 연구개발 팹도 갖춘 상태다. 노어플래시를 대체하는 성격이 강한 P램에 대해선 전문화된 연구조직을 마련해 개발에 나서고 있고, 공동개발 협력사도 찾고 있다. 내년엔 시제품을 내놓을 수 있고, 향후 P램 분야에서 주요업체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하이닉스의 비메모리 반도체 분야 진출 여부에 대한 관심이 높은데.

"지난 2004년 10월 비메모리 부문을 씨티벤처캐피털 쪽에 넘기면서 3년 뒤까지 하이닉스가 관련 사업을 할 수 없다고 협의했다. 따라서 오는 10월 이전엔 비메모리와 관련한 얘기를 하는 것이 적절치 않다. 확실한 것은 차세대 신규사업으로 반도체 분야 외에 가전 등 다른 사업에 대해선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이번 중장기 계획에서 300㎜ 팹을 포함해 생산시설을 대폭 확대하겠다고 했는데.

"현재 청주에 건설 중인 M11에 이어 300㎜ 팹을 매년 1개 정도씩 건설해 생산량 증대와 함께 시장점유율을 높일 것이다. 300㎜ 팹은 국내를 중심으로 건설할 것이고, 중국에 투자할 계획은 없다. 현재 40% 수준인 300㎜ 팹 생산 비중은 오는 2012년까지 90%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현재 보유하고 있는 200㎜ 팹은 단계적으로 300㎜로 전환하거나 전통제품의 생산 또는 신제품의 테스트 생산용으로 활용하고, 나머지는 매각해 투자금을 확보할 것이다. 업계 전체로 보면 D램과 낸드플래시 라인은 내년 말 쯤 모두 300㎜로 전환될 전망이다. 단 세계 업계에서 향후 5년 동안 36개의 300㎜ 라인이 들어설 거라 보고 있는데, 이는 의욕이 좀 앞선데 따른 전망이라고 본다."

- D램 산업의 위축 속에서도 올해 설비투자 규모를 확대했는데.

"하이닉스가 매출의 50%를 넘는 비용을 투자한다는 것은 그만큼 의욕이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생산설비에 4조3천억원을 투자했고, 올해도 예정대로 4조4천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내년부터는 매출의 30~40% 정도를 투자할 계획이며, 주주 이익을 늘리는데도 신경을 쓸 것이다."

-이천 공장과 관련해 정부는 증설이 아닌 공정전환만 허용하겠다는 입장인데.

"환경문제를 고려해야 한다는 정부의 입장은 전폭적으로 지지한다. 하이닉스 자체적으로도 환경경영을 표방하며 엄격한 기준을 세워 지켜나가고 있다. 중국 우시공장의 경우 본사 기준으로 환경경영을 실천하고 있는지 검사한다. 정부는 50나노급 미세공정의 도입을 위해 필요한 구리공정 전환에 대해 오염물질 무방류시스템을 전제로 허용한다는 방침이다. 최근 세계적인 명성을 지닌 기관으로부터 무방류시스템이 가능하다는 통보를 받아, 향후 구리공정 전환을 위한 절차를 준비하고 있다."

-채권단의 지분 매각과 관련한 사안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채권단 주식관리협의회도 아직까지 매각 방향은 결정짓지 못하고 있다. 해외에 매각하는 경우 기술유출 위험이 있기 때문에 정부 차원에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전략적 투자자가 나올 수 있다. 현재 하이닉스의 시가총액이 18조원 정도에 이르지만, 지분 대부분을 사야 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국내에서 투자자를 찾는 일도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고 본다."

- 다른 업체와 제휴협력에 나서겠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는데.

"국내외를 막론하고 같은 경쟁업체라 해도 협력할 수 있으면 손을 잡을 것이다. 합작투자, 자본참여, 기술제휴, 공동개발, 인수합병(M&A)까지 모든 대안에 대해 검토하고 있다. 최근 차세대 메모리 관련 국가 R&D 사업에 처음 삼성전자와 함께 참여했는데, 의미있는 일이라 본다. 반도체 제조 분야에서 강점을 지닌 하이닉스에 대해 해외 쪽에서 관심을 보이는 업체들이 나오고 있다. 대규모 투자에 따른 위험을 줄이기 위한 제휴에 적극 나설 것이다."

권해주기자 postma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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