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형 유닉스 서버 유통업체인 A사가 최근 공공기관 납품 비리와 관련해 검찰의 내사를 받아온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따라 정보기술(IT) 업계에서는 지난 2004년 발생한 대형 납품비리와 유사한 사건이 또 터지는 것 아니냐며 우려하고 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경찰은 지난 8일 유닉스 서버 유통 전문업체인 A사를 전격 압수수색했다. 당시 경찰은 A사에서 노트북 등 PC 10여대를 압수, 관련 자료를 복사한 뒤 돌려줬다.
A사는 그동안 주로 공공기관에 H사의 유닉스 서버와 무중단 서버를 공급해 왔다. 이번 수사는 최근 1~2년 사이에 A사가 수주한 공공기관 납품 건에 비리가 있다는 제보를 토대로 진행됐다. A사는 최근 2년 사이에 경찰병원, 조달청, 병무청, 경기지방경찰청, 서울지방항공청 등 주요 공공기관에 서버를 납품했다.
경찰은 약 6개월 전부터 내사를 진행해 왔으며, 이번 수사는 증거 확보 차원에서 이뤄진 것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이번 사건의 발단은 A사와 공공기관 납품을 중간 연결하던 중개인 간의 이권시비가 발단이 됐다. 양측의 다툼은 결국 법정으로 비화됐으며 여기서 A사가 승소하면서 일단락되는 듯 했다.
하지만 중개인은 A사와 함께 사업하면서 알게 된 납품 비리를 검찰에 폭로했다. 검찰은 6개월여 동안 내사를 진행한 끝에 증거 확보를 위해 이번에 A사를 전격 압수수색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A사는 "전혀 모르는 일"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IT 업계 '불똥튈라' 전전긍긍
서버 업계는 이번 사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자칫하면 지난 2004년 초 발생했던 한국IBM의 600억원대 납품 비리 사건이 재현되는 것 아니냐며 긴장의 끈을 늦추지 않고 있는 것.
A사에 대한 수사 결과에 따라 서버 제조 업체인 H사 역시 불똥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H사는 이에 대해 언급을 피하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사실 여부를 떠나 공공기관 사업 수주에 비리가 있을 수 있다는 루머 하나만으로도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게 된다"고 입을 모았다. A사에 대한 수사 결과가 사실로 드러날 경우 과거 한국IBM이 1년 이상 공기관 입찰을 전면 금지 당했던 것 이상의 타격을 입을 수도 있다.
또한 이번에 조사 대상이 된 유닉스 서버 뿐 아니라 x86 서버를 비롯해 프린터, PC 등 다른 영역으로도 불똥이 튈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또 해당 유통업체들 역시 적지 않은 타격이 예상돼 당분간 이 사건은 IT 업계 초미의 관심사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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