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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득권이냐 생존권이냐" e스포츠 중계권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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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스포츠 중계권을 둘러싼 '분쟁'이 갈수록 첨예해지고 있다.

e스포츠협회가 온게임넷과 MBC게임 등 게임방송 사업자가 진행해온 프로리그에 중계권 개념을 도입, 2007 시즌부터 중계료를 징수하는 방안을 추진하면서 두 게임채널 사업자가 강력히 반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협회 측은 리그를 통해 발생한 수익을 배분, e스포츠의 발전과 체계화를 위해 재투자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양 게임방송사는 일반 스포츠와 다른 e스포츠의 특성상 중계권 도입이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양측의 이견이 해소되지 않을 경우 e스포츠협회 측은 양 방송사를 배제한 상태에서 2007 프로리그를 진행하는 한편 별도의 e스포츠 전문채널 설립을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양 방송사도 협상 결렬시 별도의 리그를 진행하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어 현 e스포츠리그의 '판'이 요동칠 가능성 또한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e스포츠 초유의 중계권 도입

양측 갈등의 발단은 지난해 11월, e스포츠협회 이사회에서 2007시즌부터 프로리그에 중계권 개념을 도입하는 방안을 결의한 데서 시작됐다.

온게임넷은 지난 2003년부터 후원사를 확보해 각 게임단이 참여하는 프로리그를 개최해왔고 2005년부터 엠비씨게임과 함께 공동으로 리그를 진행해 왔다.

협회는 게임단과 소속된 선수들이 생산해낸 리그라는 콘텐츠를 활용해 수익을 얻는 만큼 중계권료라는 형식으로 이를 일정 부분 e스포츠 발전에 재투자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협회 제훈호 이사는 "e스포츠의 구조화, 시스템화를 위해서도 중계권 개념의 도입은 필요한 부분"이라며 "이를 통해 협회가 얻는 수익은 거의 없으며 e스포츠 발전을 위한 재투자를 위해 쓰여지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협회는 지난 1월, 마케팅 전문회사인 IEG를 중계권 사업자로 선정했고 IEG는 양 방송사에 우선협상권을 부여해 차기 리그 중계를 위한 협의를 시도하고 있다.

양 방송사는 중계권 도입과 관련한 제반 사안에 대해 협회와 포괄적인 논의를 진행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생존권이냐 기득권이냐

양 방송사가 중계권 도입에 거부반응을 보이는 것은 e스포츠의 태생 자체와 무관치 않다.

다른 스포츠와 달리 양 방송사가 리그 창설과 운영을 주도해왔고 지금도 그러한 e스포츠의 현실상 중계권 도입은 시기상조라는 것.

온게임넷이 밝힌 바에 따르면 지난 2006년 온게임넷이 채널을 운영하며 거둔 순익 규모는 20억원선.

온게임넷 관계자는 "리그 운영과 마케팅, 스폰서의 투자에 부응하기 위한 집객과 경기장 유지까지 방송사가 담당하는 상태에서 타 스포츠와 같은 중계권료까지 부가하는 것은 현 시점에선 받아들이기 어려운 문제"라며 "장기적으로 이를 위한 논의가 이뤄져야 하겠지만 방송사를 배제한 채 협회에서 독단적으로 결정을 내리고 이를 강행하는 것은 수긍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MBC게임측도 "손익분기를 겨우 맞추는 현 수준에서 중계권료까지 지불할 경우 막대한 손해를 보는 것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중계권 판매가 이뤄질 경우 이에 부응하는 광고수익이 이뤄지는 등 '효용'이 있어야 하나 현재의 e스포츠 현실을 그렇지 못하다"고 전했다.

MBC게임 측은 "이는 방송사 입장에선 생존권의 문제"라며 "스타크래프트라는 게임의 원 저작자인 블리자드도 아닌 협회에서 무슨 권리로 이를 주장하며 그 수익을 어떻게 활용하겠다는 것인지 알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한 협회 측의 시각은 "기득권 유지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

협회 관계자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양 방송사는 리그를 통해 상당한 수익을 창출해 온 것으로 알고 있다"며 "협회는 리그에 참여해 콘텐츠를 생산하는 게임단과 방송사가 함께 하는 협의체 인만큼 이를 통한 수익의 재분배를 추진할 권리가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또, "이미 이사회를 통해 통과된 안건이며 그동안 공식채널을 통해 충분히 함께 논의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참여하지 않고 있다가 지금에 와서야 장외에서 반대의사만 밝히는 것은 적절치 않은 것"이라고 밝혔다.

협상 결렬시 '파국' 가능성도

양측의 대립은 e스포츠의 '헤게모니'를 둘러싼 게임단과 방송사 측의 갈등에서 기인하는 부분도 적지 않다.

초기 e스포츠 생성을 방송사가 주도했고 이를 위해 상당한 투자를 진행한 것도 사실이며 이를 토대로 안정적인 수익기반을 갖춰나가는 단계이다.

콘텐츠를 생산해온 게임단 입장에선 '파이'가 어느 정도 형성된 만큼 리그를 좀더 체계화하고 선수들과 게임단의 권익을 배려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왔다.

양 방송사가 독자적으로 진행하던 구단리그를 하나로 통합하고 '휴식기'인 스토브리그를 둔 것도 이의 연장선상.

이러한 논의가 콘텐츠 생산과 이를 통한 수익분배와 활용이라는 측면으로 이어졌고 '중계권 도입'이라는 형태로 구현된 것이다.

협회와 IEG, 양 방송사는 27일 오전, 중계권과 관련한 논의를 진행했고 3월초에 관련한 추가 협상을 진행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협회 이헌구 국장은 "3월 초에 다시 논의후 협상이 결렬될 경우, IEG를 통해 별도의 PP사업자를 선정하고 용산e스포츠 상설 경기장을 대체할 스튜디오를 물색해 리그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별도의 e스포츠 전문채널 설립도 병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4월 7일로 예정된 프로리그 개막에 차질이 생기는 일은 절대 없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게임리그 관련 7년여의 노하우를 갖춘 양 방송사를 배제한 상태에서 제대로 된 리그를 운영할 수 있을지엔 회의적인 시각이 크다.

업계 한 관계자는 "양측의 갈등으로 파행이 빚어질 경우 시즌을 기다리고 있는 팬들은 물론 리그 전반에 피해가 돌아올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를 표했다.

서정근기자 antilaw@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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