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편의 게임이었다."
나단 무어는 친구들과 함께 마약을 복용하고 술을 마신 채 남루한 차림을 한 한 명의 남성 노숙자 앞에 섰다.
처음에는 이런저런 사소한 걸 묻었지만, 누가 먼저 그랬는지 떨어진 잎이나 나뭇가지를 던지기 시작한다. 그러자 무어와 그 친구들은 곧 주먹과 발로 이 노숙자의 얼굴과 몸을 인정사정없이 가격했다.
이들의 행동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주변의 돌과 벽돌을 노숙자를 향해 던졌고 파이프와 야구방망이 심지어 노숙자가 가지고 있던 바베큐용 그릴판까지 내리꽂았다. 오물을 노숙자 얼굴에 집어던지나 하면 살아있나 확인하는 차원에서 칼을 꺼내 노숙자의 몸 이곳저곳을 사정없이 쿡쿡 찔렀댔다. 그 노숙자는 차츰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그러자 무어 일행은 흥미가 떨어졌다는 표정으로 근처의 맥도널드에 들어갔다. 곧 햄버거를 먹으며 기분좋게 웃고 떠들기 시작했다.
이틀 후 49세의 렉스 바움이란 이름의 이 노숙자는 사체로 발견됐고 경찰은 자신들이 벌인 만행을 무용담처럼 자랑스럽게 떠들고 다닌 무어 일행을 별 어려움없이 체포했다.
이 일은 3년전인 지난 2004년 실제 미국 위스콘신주에서 일어난 사건으로 당시 15세였던 무어를 비롯해 16세 루이스 오욜라, 17세 앤드류 이르키는 1급 살인죄로 교도소에 감금됐다.
21일(한국시간) 미국 CNN 방송은 지금은 18세가 된 무어의 인터뷰를 내보냈다. 15년형을 받고 콜럼비아 교도소에 복역 중인 무어는 인터뷰에서 "그 노숙자는 비디오게임에 나오는 캐릭터를 연상시켰다"고 털어놓았다.
'범파이트(Bumfights)'로 알려진 이 비디오테이프는 다큐멘터리 스타일로 제작됐다. 노숙자(bum)에게 돈이나 술을 주고 이들간의 싸움을 비디오로 촬영해 유포된 것을 비디오게임처럼 상품화시킨 것이다. 이 비디오테이프를 유포시킨 이들은 지난 2005년 실형을 선고받았다.
범파이트는 지난 2002년 출시되자마자 노숙자들을 능멸했다는 비난에 직면했지만 지난해까지 4편이 제작된 인기상품으로 떠올랐다.
그러나 인터넷으로도 급속하게 확산되던 범파이트는 미 전역에서 10대 청소년들을 비롯한 심각한 폭력문제가 꼬리를 물자 더 이상 제작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대부분의 미국 아울렛 상점들은 범파이트의 판매를 거부했고 영국은 아예 수입을 금지시켰다.
실제로 범파이트가 퍼진 미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은 아무 이유없이 노숙자를 공격하거나 폭력에 이어 살인을 저지르는 10대 청소년 범죄 및 폭력문제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2004년 호주에서는 4명의 10대들이 범파이트에 영감을 얻은 나머지 한 노숙자의 임시거처에 방화를 저질러 목숨을 빼앗았고, 2005년 LA에서는 19세의 청소년이 야구방망이로 노숙자를 공격하기도 했다.
미국노숙자연합은 지난 1999년부터 발간해 온 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122명의 노숙자가 공격받았고 20명이 살해됐다고 밝혔다.
/강필주기자 letmeou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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