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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학습 위한 기회의 장, 사이버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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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미술에 관심이 많았던 이정순(46) 수녀는 카톨릭 평생교육원에서 근무할 때인 2005년, 아는 지인의 소개로 대구사이버대학교에 미술치료학과가 생겼다는 이야기를 듣고 3학년 과정으로 편입했다.

2년 과정을 마치고 올해 2월 졸업한 그녀는 현재 경기도 의정부 성모병원에서 전공을 살려 미술치료사로 활동하고 있다. 그녀는 불화에 시달리는 부부, 우울증을 앓고 있는 노인, 사춘기에 접어든 청소년 등 주로 사회 소외계층의 상담을 맡고 있다.

"그들이 그녀놓은 낙서 하나 만 봐도 심리 상태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습니다. 대화를 하면서는 거짓말이 가능해도 그림으로는 거짓말을 할 수 없거든요. 대구사이버대학교에서 2년 간 배웠던 미술치료 과정이 상담에 상당한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사이버대학 강의의 가장 큰 장점으로 이정순 수녀는 높은 효율성을 들었다. 오프라인 강의를 들을 때는 수업 중간 중간 다른 방향으로 새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온라인 강의는 당초 계획대로 정확하게 진도를 나갈 수 있다는 것. 또한 일을 하면서 원하는 시간에 강의를 들을 수 있고, 이동할 때 낭비되는 시간이 없다는 점도 사이버대학 만이 가진 장점이다.

또한 한 학기에 1~2 차례 있었던 오프라인 모임 역시 이정순 수녀에게는 큰 도움이 됐다. 미술치료학과 담당교수는 수강생 상당수가 직장인이라는 점을 감안해 자신이 직접 전국을 돌아다니며 권역별로 오프라인 모임을 주최했다.

오늘은 경기 지역, 내일은 충청 지역, 다음 날은 대구 지역과 같은 식이다. 밤 늦게 시작된 오프라인 모임에서는 다들 밤을 새기가 일쑤였다. 술을 마셔서가 아니라 오랜만에 만난 자리에서 열띤 토론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그녀는 2년 동안 74학점을 이수했다. 강의료는 1학점에 6만5천원으로 모두 480만원이 들었다. 오프라인 대학교의 한 학기 등록금에 비하면 상당히 저렴한 수준이다.

사이버대학교가 직장을 다니며 학업을 병행하거나, 지방이나 외국 등 원거리에 있는 사람들에게 학업 도우미로써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교육인적자원부에 따르면 현재 정부 인가를 받은 사이버대학은 학사학위 과정 15개교, 전문대학 과정 2개교 등 모두 17개 학교다. 지난해 4월 기준으로 9천425명의 학사와 3천609명의 전문학사를 배출했다.

특히 최근에는 일반대학교에는 없는 일부 특성화 과정이 사이버대학교에 개설돼 관련 분야 종사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대구사이버대학교의 미술치료학과도 그 중 하나다.

미술치료학과에서는 사회적응에 곤란을 겪는 이들을 치료하는데 필요한 이론과 미술치료 적용기법을 가르쳐 전문적 지식을 갖춘 미술치료사를 양성한다. 학위 취득 후에는 사회복지기관, 병원, 개인치료실, 특수교육기관 등에서 활동할 수 있다.

대구사이버대학교는 특수·치료복지학과 군에 미술치료학과 외에도 언어치료학과, 상담치료학과, 행동치료학과를 올해 새로 개설했다.

◆향후 개선방안도 필요

정부가 평생교육시설의 한 형태로 사이버대학(원격대학)을 설립한 지 6년이 지났다. 이정순 수녀처럼 이를 배움의 기회로 적절히 활용한 경우도 많지만 그 동안 계속해서 부실·파행 운영에 대한 지적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이는 설립 초기 일부 사이버대학들이 학생 유치에만 열을 올리는 통에 학사 관리나 시스템 개선에 소홀했고, 교육부 역시 적절한 시기에 이에 대한 개선책을 내놓지 못했기 때문.

또한 운영의 내실화를 위해 콘텐츠의 질을 향상시켜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사이버대학 수강생들은 과목 특성에 대한 고려없이 온라인 강의로만 진행되는 천편일률적인 수업 방식에 별반 흥미를 느끼지 못한다고 이야기한다.

이로 인해 사이버대학의 등록률은 점차 낮아지고 있다. 교육부의 입학정원 대비 연도별 등록생 현황 자료에 따르면 설립 첫 해인 2001년에는 입학정원 6천220명에 등록생이 5천235명으로 등록률이 84.2%였으나, 지난해에는 입학정원 2만3천550명에 등록생이 1만5천878명으로 67.4%에 불과했다.

학교 수와 입학정원이 늘고, 교육받을 수 있는 여건은 더욱 좋아졌지만 수강생들의 호응도는 점차 떨어지고 있는 것.

이에 교육부는 질 높은 강의를 제공하고, 사이버대학을 활성화하기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펴고 있다.

교육부는 17개 사이버대학에 공동으로 활용할 수 있는 '원격대학 교육용 콘텐츠 개발·지원' 사업에 14억원을 지원, 35종의 교육용 콘텐츠를 개발해 일선 학교에 보급하고 있다. 교육용 콘텐츠에 대한 학습자들의 만족도가 각 대학별 개발 콘텐츠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나 실효성이 크다는 것이 교육부 설명이다.

또한 올해는 객관적인 평가지표를 개발해 사이버대학을 공개 평가, 우수 대학에 대해 재정적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사이버대학을 단순히 학위을 따내기 위한 '수단'이 아닌 '배움의 기회'로 활용하려는 수강생들의 인식 전환도 필요하다.

일부 문제가 되고 있는 컨닝이나 대리시험 등을 방지하기 위해 각 사이버대학들은 ▲시험 중간에 다른 창 여는 것 금지 ▲동일 IP로 여러 명이 접속했을 경우 페널티 부과 등의 조치를 취하고 있지만, 수험생들의 컨닝 수법을 모두 잡아내기에는 역부족이다.

사이버대학 관계자는 "일부 수강생들의 편법적인 수강활동을 모두 규제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며 "이러닝이 자기주도적 학습에 기반을 두고 있는 만큼 사이버 강의를 자기 발전의 계기로 삼으려는 수강생들의 인식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윤태석기자 sportic@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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