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웃룩 익스프레스 계정을 블랙베리 서버와 연결하면 노트북을 켜지 않아도 메일을 확인할 수 있다. 시간과 돈을 벌어주는 서비스인 셈.
지난 5월 29일 KT파워텔은 캐나다 림(RIM)사의 블랙베리 단말기(7100i)를 도입, 모바일 이메일 서비스 블랙베리를 국내 최초로 출시했다.
곧이어 호스트웨이도 모바일이메일 서비스를 시작하는 등 어느 때보다 모바일 이메일 서비스에 관심이 높다.
초당 임금을 따지는 비즈니스맨은 아니지만 지난 7월 5일부터 열흘 동안 블랙베리를 써봤다. 놀랄 만큼 편하기도 했고 때론 무지막지하게 귀찮기도 했던 '블랙베리와 함께 한 시간'을 중계한다.
◆ 환영해! 블랙베리로부터
단말기와 블랙베리 서버가 연결됐으며 앞으로 무선으로 이메일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는 메시지가 떴다. 몇 분 간격으로 '블랙베리'는 두 개의 메일을 더 보냈는데 단말기 이용방법 스무 가지와 문자를 입력하는 열 가지 방법이었다.
메시지가 모두 영어로 들어온 것을 제외하면 친절하게 사용방법을 하나하나 일러주는 것은 좋았다. 이 때부터 아웃룩 메시지가 속속 블랙베리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 때론 아웃룩보다 빠른 이메일 서비스
아웃룩으로 오는 메일은 거의 동시에 블랙베리로 들어왔다. 인터넷 접속상태가 좋지 않아 아웃룩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때도 어김없이 블랙베리로는 메일이 들어왔다. 때로는 1초에서 2초 정도 블랙베리로 메일이 먼저 들어올 때도 있었다.
대기화면에 아이콘으로 표시된 메뉴 중 첫번째가 이메일 서비스다. 단말기 오른쪽 옆에 있는 스크롤 바로 메뉴 사이를 이동할 수 있고, 스크롤 바를 누르면 메뉴를 선택할 수 있다.
이메일 서비스를 선택하면 시간, 보낸 사람, 제목의 일부가 이메일 리스트에 표시된다.한 화면에 9개 정도의 이메일이 나타나며 역시 스크롤 바를 상하로 움직여 메일을 선택할 수 있다.
메일을 확인할 때 스크롤바를 누르면 다양한 기능을 활용할 수 있다. 곧바로 답장을 보낼 수 있고 다른 사람에게 메일을 전달할 수 있다. 주소록에 보낸 이를 추가할 수도 있다.
블랙베리의 강점은 실시간 서비스라는 점이다. 밖에서 취재원을 만나면서도 중요한 메일이 온 것을 알고 좀더 빨리 대처할 수 있었다. 한글입력이 되었더라면 그 자리에서 답장을 보내는 것도 가능했을 것이다.
처음 가입할 때 메시지 저장용량을 정할 수 있는데 저장용량이 넘어가면 메시지를 받을 수 없다. 이메일 리스트에 날짜가 따로 뜨는데 그 날짜 이전에 들어온 메일은 한꺼번에 지울 수도 있다.
화면에 스크롤 바가 표시되지 않아 메일이 얼마나 차 있는지 쉽게 확인할 수 없다는 점과 남은 용량을 표시해주지 않는 것은 아쉬웠다.
◆ 본부 나와라! 간편한 무전기 서비스
KT파워텔의 블랙베리 서비스는 이메일 서비스 외에 무전통화기능을 추가했다. 이른바 '한국형 토털 비즈니스 솔루션'이란다.
KT파워텔 영업 담당자와 몇 번 무전 통화를 해봤다.'013-XXXX-XXXX'를 누르고 통화버튼 대신 무전기 버튼을 누르니 곧바로 통화가 연결됐다.
일반 전화와 달리 말하는 사람이 무전기 버튼을 누르고 있으면 상대방은 듣기만 해야 하기 때문에 전화처럼 자유롭게 말할 수는 없었지만 급하게 현장에서 보고할 일이 있거나 여러 사람이 상황을 공유해야 할 때는 유용할 듯 했다.
◆ 한글입력, 링크연결, 첨부파일확인 아쉬워
애초 블랙베리 서비스의 목표 고객이 '국내 거주 외국 비즈니스맨 또는 외국과 왕래가 많은 한국인'이라 하더라도 국내 서비스인 점을 감안할 때 한국어 지원은 빨리 이뤄져야 할 듯 하다.
메일 안에 웹 사이트 주소가 링크돼 있을 경우 '겟링크(Get Link)'를 눌러 해당 화면으로 이동할 수 있게 돼 있지만 아쉽게도 링크기능을 쓸 수 없었다. 무선인터넷 연결이 안돼 그런 것 같았다.
첨부파일을 열 수 있는 기능이 있었지만 역시 잘 되지 않았다. 블랙베리 서비스 자체의 문제라기 보다는 국내 서비스에서 다양한 형식의 파일을 지원하는 데 문제가 있는 듯 했다. 워드, 그림, 엑셀파일을 열 수 있도록 서비스가 개선돼야 할 것 같았다.
◆ 업무 집중력 높이는 단말기 디자인
은회색에 국내에서는 오래 전에 유행이 지난 바 타입의 블랙베리 단말기는 전혀 슬림하지 않았다. 디자인으로만 보면 '최근'과는 거리가 멀었다.
대기화면에는 21개 아이콘이 차례로 표시돼 일일이 메뉴를 찾을 필요가 없어 편리했다. 이메일서비스 같은 업무에 필요한 기능이 앞에 배치되고 단말기 설정과 관련된 부분이 뒤쪽에 배치됐다.
배터리는 한 번 충전하면 이틀 정도는 거뜬히 쓸 수 있었다.
◆ 정해진 단말기, 일반인에게 비싼 요금이 문제
현재 국내에 출시된 블랙베리 단말기는 한 가지다. 올해 말이나 내년 초 한글 입력을 지원하는 단말기가 나올 예정이다. 단말기 가격은 70만원 후반대다. 약정가입 시 추가할인을 받을 수 있다.
요금도 데이터 용량에 따라 5만 5천원에서 9만원으로 비싼 편이다. 음성통화와 무전통화를 묶어 나온 상품이기는 하나 일반인이 블랙베리 서비스를 활용하기에는 아직 어려울 것 같았다.
비즈니스맨을 위한 서비스인 만큼 회사에서 단말기를 구입하고 요금을 내 준다면 블랙베리가 업무처리 속도에 날개를 달아 줄 것은 분명해 보였다.
김연주기자 tot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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