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창재 기자] 대구도시철도 3호선에서 전력설비와 선로전환기, 차량 고장까지 잇따르면서 안전관리 체계 전반을 재점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대구교통공사가 특별안전점검과 시설 보강에 나섰지만, 개별 고장에 대응하는 사후 조치만으로는 반복되는 운행장애를 막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사단법인 대구경북녹색연합(대표 이재혁)은 8일 대구시에 '도시철도 3호선 안전강화 제안서'를 전달하고 사고 원인 규명과 시설물 정밀점검, 승객 대피 및 안내체계 개선 등 6대 과제를 제시했다.
특히 대구시와 대구교통공사, 철도·전기 분야 전문가, 시민사회가 함께 참여하는 민관 공동협의체 구성을 공식 제안했다.
문제는 최근 발생한 장애가 특정 설비에 국한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지난 9월 7일에는 수성구민운동장역 인근 피뢰시설 이상과 관련된 전력공급 장애로 3호선 전 구간 운행이 한때 중단됐다.
이어 11월 2일 용지역에서는 선로전환기 장애가 발생했고, 7일에는 지산역~범물역 구간 차량 고장으로 전 구간 열차 운행이 약 36분 지연됐다.
두 달 사이 전력설비와 선로전환기, 차량에서 잇따라 문제가 발생하면서 특정 시설 보강을 넘어 종합적인 예방정비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온다.
대경녹색연합은 특히 지난 9월 장애 당시 고장 지점을 확인하는 데 3시간 이상 걸렸다는 점에 주목했다.
칠곡경대병원역~달성공원역 구간은 약 30분 만에 부분 운행을 재개했지만, 서문시장역~용지역 구간은 당일 운행을 재개하지 못했다. 시민들에게 운행 차질을 알리는 안전안내문자도 장애 발생 51분 뒤 발송됐다.
지난 7일 차량 고장 당시에도 안전안내문자가 약 30분 뒤 발송된 것으로 대경녹색연합은 파악했다.
고장 자체뿐 아니라 장애 위치 파악과 운행 복구, 시민 안내까지 전 과정에서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반복 장애에 대한 원인 규명도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대경녹색연합은 2024년 6월과 올해 9월 발생한 피뢰접지 관련 장애, 11월 2일 선로전환기 장애, 7일 차량 고장에 대한 조사보고서와 국토교통부 보고 내용을 공개할 것을 요구했다.
원인이 확정되지 않은 사고는 현재 검토 중인 가능성과 추가 조사 일정까지 시민에게 설명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2023년 칠곡경대병원역 선로전환기 장애 이후 리미트스위치 교체가 결정됐음에도 용지역에서 다시 장애가 발생한 만큼, 동일 형식 설비의 점검·교체 이력까지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구교통공사는 최근 대구시와 합동 특별안전점검을 실시하고 22명 규모의 사고·장애 대응 태스크포스(TF)를 가동했다.
또 3호선 피뢰도선 지락사고 예방을 위해 팔거역~구암역과 수성구민운동장역~수성못역 등 총 4.5㎞ 구간에 절연방호판을 설치하기로 했다.
대경녹색연합은 이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전력설비 중심의 대책만으로는 차량과 선로전환기에서 발생하는 장애까지 예방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고가 모노레일이라는 3호선의 구조적 특성도 주요 과제로 제시됐다.
강풍과 폭설, 결빙 등 기상 악화에 대비한 운행 기준을 재점검하고, 역 사이에서 열차가 멈추는 상황을 가정해 소방당국과 합동으로 승객 구조 및 교통약자 대피훈련을 정례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장애가 발생하더라도 전 구간 운행 중단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전력계통 구간 분리와 중간 회차시설 확충 가능성을 검토할 것도 주문했다.
시민 안내체계에 대해서는 장애 인지 후 역사와 열차, 모바일 앱, 안전안내문자를 통해 최초 안내가 이뤄져야 하는 목표 시간을 명확히 설정하고, 대체버스 투입과 환승·환불 기준도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대경녹색연합은 이 같은 개선 과제를 즉시 시행부터 1년 이내, 연례 점검까지 단계별로 구분하고 장애 건수와 운행 중단 시간, 고장 지점 확인 시간, 최초 안내 시간 등을 성과지표로 관리할 것을 요구했다.
이재혁 대경녹색연합 이사장은 “3호선은 시민의 일상을 연결하는 소중한 교통수단인 만큼 모노레일의 특성에 맞는 안전관리 체계를 꾸준히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며 “대구시와 교통공사의 안전강화 노력에 전문가와 현장, 시민사회의 지혜를 더한다면 시민이 더욱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는 3호선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제안의 관건은 대구시와 대구교통공사가 사고 원인과 정비 결과를 얼마나 투명하게 공개하고, 시설 보강을 넘어 실질적인 운행 안정성 확보 대책으로 연결하느냐에 있다.
대경녹색연합은 대구시의 검토 결과를 확인한 뒤 전문가 토론회 등을 통해 후속 논의를 이어갈 계획이다.
/대구=이창재 기자(lcj123@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