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지은 기자] 1987년 서울대학교에 합격하고도 등록금을 마련하지 못해 대학 진학을 포기할 뻔했던 한 소년의 사연이 온라인에서 뒤늦게 화제를 모으고 있다. 당시 한 기업인의 도움으로 학업을 이어간 소년은 37년 뒤 국내 대표 배터리 기업의 부사장이 됐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인스타그램과 유튜브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의 복수 계정에 신정순 LG에너지솔루션 부사장의 과거 사연을 소개한 영상이 올라와 큰 관심을 끌고 있다. 일부 영상은 조회수 300만회를 넘어서며 확산하고 있다.

영상의 주인공은 1969년생인 신 부사장이다.
1987년 당시 신 부사장은 학력고사에서 306점을 받아 서울대에 합격했다. 그러나 입학금 58만원을 마련하지 못해 진학이 불투명한 상황이었다고 한다.
그는 어머니와 동생들과 함께 세 평 남짓한 사글셋방에서 생활했다. 아버지는 10년 전 사고로 세상을 떠났고, 어머니는 식당에서 일하며 한 달에 15만원을 벌어 생계를 책임졌다. 월세 10만원을 내고 나면 가족의 생활비조차 빠듯했다.
이 같은 사연이 당시 언론에 소개되면서 도움의 손길이 이어졌다.
조중건 당시 대한항공 사장은 신 부사장에게 대학 4년간의 등록금과 유학비를 지원하겠다고 약속한 것이다. 라이온스클럽 전 총재도 100만원을 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 전 사장은 당시 지원 이유에 대해 "자랑하려고 도운 게 아니다"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변의 도움으로 학업을 이어간 신 부사장은 이후 배터리 기술 전문가로 성장했다.

서울대를 졸업한 뒤 삼성SDI에서 소형·중대형 배터리 개발 업무를 맡았으며, 삼성SDI의 양극재 자회사 에스티엠(STM) 대표이사도 지냈다. 2018년에는 배터리 기술 개발에 기여한 공로로 산업포장을 받았다.
2024년 3월에는 LG에너지솔루션 부사장으로 영입됐다. 당시 LG에너지솔루션은 신 부사장을 셀선행제품개발총괄로 선임하며 차세대 배터리 기술 개발 역량을 강화했다.
등록금 58만원이 없어 대학 진학을 걱정했던 학생이 37년 뒤 국내 주요 배터리 기업의 기술 담당 부사장에 오른 것이다.
신 부사장의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따뜻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어려움을 딛고 성장한 인재가 사회에서 인정받는 모습에 "이런 사람이 성공하는 사회가 좋은 사회"라는 취지의 댓글이 잇따랐다.

한편 국내 주요 대기업들도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학생과 우수 인재를 지원하기 위한 장학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한진그룹은 1991년 설립한 일우재단을 통해 장학금을 지원하고 있다. 2024년에는 서울대와 협약을 맺고 성적과 경제적 여건 등을 고려해 법학전문대학원 장학생을 선발하기로 했다. 한진그룹에 따르면 2024년 말까지 장학생 1만3808명에게 누적 270억원을 지원했다.
SK그룹은 고(故) 최종현 선대회장이 1974년 설립한 한국고등교육재단을 통해 국내외 장학사업과 해외 유학을 지원하고 있다. 삼성꿈장학재단은 저소득층 청소년을 위한 멘토링 장학사업과 경제적 위기에 처한 학생을 돕는 긴급 장학사업을 운영한다.
현대차 정몽구 재단도 과학기술·문화예술 분야 인재를 지원하고 있다.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장학생 1200여명에게 약 800억원을 지원했다.
/박지은 기자(qqji0516@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