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창재 기자] 경북지역에 수천억 원을 들여 공공체육관을 새로 짓는 동안 기존 학교 체육관은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경북도의회에서 제기됐다.
외국인 계절근로자의 무단이탈이 반복되고, 전국 최대 생산량을 자랑하는 성주 참외의 수출 비중이 극히 낮은 현실도 도정의 개선 과제로 떠올랐다.

경북도의회 도희재 의원(국민의힘·성주)은 6일 제367회 제2차 정례회 제1차 본회의 도정질문에서 학교 체육시설 개방, 외국인 계절근로자 관리, 참외 수출 경쟁력 강화 등 3대 현안을 집중적으로 제기하며 경북도와 경북교육청의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도 의원이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경북에 건립된 체육관은 54개소로, 총사업비만 6420억 원에 달한다.
이 가운데 64.8%인 4160억 원을 재정 여건이 열악한 시·군이 부담했다.
반면 이미 건립된 학교 체육관은 방과 후 주민 이용이 제한되면서 막대한 공공시설 투자와 실제 활용 사이에 불균형이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 도 의원의 지적이다.
도 의원은 “수십억 원을 들인 학교 체육관은 저녁 6시면 불이 꺼지는데, 시·군은 그 담장 옆에 또 체육관을 짓고 있다”며 “체육관 하나 지을 예산이면 수백 개 학교 체육관의 운영비를 지원하고도 남는다”고 비판했다.
그는 연간 26개교 수준인 학교 체육시설 개방 지원을 '경북형 학교체육시설 개방지원 사업'으로 확대하고, 시·군이 체육관 신축에 앞서 인근 학교시설 활용 가능성을 먼저 검토하도록 제도화할 것을 요구했다.
학교장이 안전사고 책임을 우려해 시설 개방을 꺼리는 문제에 대해서는 시·군 체육회가 방과 후 시설 관리와 사고 대응을 맡는 위수탁 관리 표준계약서 도입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또 경북도와 교육청, 22개 시·군, 경북체육회가 참여하는 공동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학교와 지역사회가 시설을 함께 사용하는 운영체계를 마련하자고 제안했다.
농촌 인력난을 해소하기 위해 도입한 외국인 계절근로자 제도 역시 관리 부실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도 의원에 따르면 최근 3년간 경북지역 외국인 계절근로자 무단이탈자는 501명이다.
올해는 9월 말까지 182명이 무단이탈해 지난해 전체 133명을 이미 넘어섰다. 특히 성주와 상주 등 5개 시·군에 올해 이탈자의 77.5%가 집중됐다.
조기 출국자까지 포함하면 올해 계약기간을 채우지 못하고 농가를 떠난 근로자는 462명에 이른다는 설명이다.
도 의원은 “이탈률이 높아지면 법무부 심사에서 불이익을 받아 이듬해 배정 인원까지 줄어든다”며 “성실하게 관리한 농가까지 피해를 보는 악순환을 끊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올해 계절근로 관련 도비 약 11억3000만 원이 전액 국비 매칭 사업에 투입되는 점을 지적하며 경북도 자체 예산 확보와 전담팀 신설을 요구했다.
우수 해외 송출지역 정보 공유와 근로자 이탈 예방체계 구축은 물론, 계절근로자 연령 기준 완화와 체류기간 최장 10개월 확대, 동일 시·군 내 사업장 변경 허용 등 제도 개선을 중앙정부에 건의할 것도 주문했다.
성주 참외의 수출산업 육성 문제도 집중 거론됐다.
성주는 전국 참외 생산량의 88%를 차지하고 최근 4년 연속 조수입 6000억 원을 넘어섰지만, 지난해 경북 참외 수출은 381.8톤, 약 24억 원에 그쳤다.
전체 조수입 대비 수출액 비중은 0.4% 수준이다.
도 의원은 참외 수출이 3년 만에 2.8배 증가하고 경북 과일 수출 3위 품목으로 성장했음에도 내년도 참외 관련 수출지원 예산은 오히려 줄었다고 지적했다.
경북도의 전체 수출지원 예산이 37% 증가한 것과 대조적이라는 것이다.
그는 참외를 'K-멜론'이라는 공동 브랜드로 육성하고 경북도 수출 전략품목으로 지정할 것을 제안했다.
또 출하가 집중되는 5월 말부터 7월 초까지 수출 검역체계를 강화하고, CA 컨테이너 등 저온유통 기반 확충과 수출통합조직 육성, 가공식품 개발을 병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단순 수출액 증가에 그치지 않고 수출 참여 농가의 실질적인 소득 증가를 정책 성과로 평가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도 의원은 “오늘 제안은 이미 가진 것을 제대로 쓰고, 현장의 어려움을 행정이 먼저 풀고, 경북이 가장 잘하는 것으로 세계와 경쟁하자는 것”이라며 “도민의 삶에 실질적인 변화가 나타날 수 있도록 조례와 예산으로 끝까지 함께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도정질문은 시설 신축 중심의 재정투자, 계절근로자 사후관리, 농산물 수출지원 예산 배분이라는 세 가지 문제를 동시에 드러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대구=이창재 기자(lcj123@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