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창재 기자] 지방의회가 부활한 지 35년이 지났지만 조직과 예산 등 핵심 권한은 여전히 집행기관에 의존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장을 견제해야 할 의회가 정작 독립적인 운영 기반을 갖추지 못한 구조를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대구시의회에서 나왔다.
대구시의회(의장 임인환)는 6일 제330회 정례회 제1차 본회의에서 '지방자치 완성을 위한 지방의회법 제정 촉구 건의안'을 채택하고 국회와 정부에 연내 법 제정을 강력 촉구했다.

대구시의회가 문제 삼은 것은 지방의회의 법적 지위와 권한이다.
지방의회는 주민을 대표해 조례를 제정하고 예산을 심의하며 집행부를 감시하지만, 조직 운영과 예산 편성 등에서는 독립성이 충분히 보장되지 않는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국회가 국회법과 국회사무처법 등을 통해 독립적인 조직·운영 체계를 갖춘 것과 달리 지방의회 관련 규정은 지방자치법의 일부 조항에 담겨 있다.
대구시의회는 이 같은 구조가 지방의회의 견제 기능과 정책 역량을 제약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특히 지방행정의 규모와 전문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의회가 독립적인 조직과 예산을 확보하지 못하면 집행부에 대한 실질적인 감시와 정책 검증에도 한계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시의회는 지방의회법에 반드시 담아야 할 핵심 과제로 자체 조직권과 독립적인 예산편성권, 별도 감사기구 설치, 의정지원체계 강화를 제시했다.
이는 의회가 필요한 인력과 조직을 자율적으로 운영하고 예산 편성 과정에서도 독립성을 확보해야 집행부를 보다 효과적으로 견제할 수 있다는 취지다.
문제는 입법 속도다.
대구시의회에 따르면 지방의회법 제정은 현 정부의 국정과제에 포함됐고 제22대 국회에서도 관련 제정안 6건이 발의됐지만, 법안들은 소관 상임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시의회는 국회가 관련 법안을 조속히 심의해 연내 제정을 완료하고 정부도 지방의회의 독립성과 자율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제도 정비에 협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다만 지방의회의 조직·예산 독립성이 확대될 경우 그에 상응하는 책임성과 투명성을 어떻게 확보할지도 함께 논의해야 할 과제다. 독립적인 권한이 주민을 위한 정책 역량 강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운영 기준과 감시체계를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
임인환 대구시의회 의장은 “지방의회는 지난 35년간 지역 주민의 목소리를 대변하며 자치분권의 기초를 다져왔지만, 의회 조직·예산·감사권 등 실질적 권한은 집행기관에 저당잡힌 기형적 구조에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방의회는 더 이상 집행부에 종속된 단순 의결기관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며 “지역의 정책적 방향을 제시하는 독립적인 정책기관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국회와 정부가 지방의회법 제정에 총력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구시의회는 이번 건의안 채택을 계기로 국회와 관계기관을 대상으로 입법 촉구 활동을 이어갈 계획이다.
/대구=이창재 기자(lcj123@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