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현동 기자] 공정거래위원회와 지식재산처 등 14개 기관이 전문직공무원을 처음 둔다. 이미 전문직공무원을 운영해 온 고용노동부와 산업통상부 등 9개 기관은 정원을 크게 늘린다. 23개 기관을 합치면 513명 규모다.
정부는 6일 이런 내용의 '전문직공무원 확대를 위한 23개 법령의 일부개정에 관한 대통령령'(대통령령 제36801호)을 공포하고 즉시 시행했다. 각 기관의 3급 또는 4급 이하 일반직 정원을 줄이고, 그만큼을 전문직공무원 정원으로 바꾸는 방식이다. 기관별 총정원은 늘지 않는다. 같은 날 부처별 직제 시행규칙도 함께 개정돼, 전문직공무원을 배치할 과 단위 부서가 정해졌다.

전문직공무원은 전문 분야 안에서만 전보되는 일반직공무원이다. 순환보직 없이 한 분야에서 장기 근무하도록 한 제도다. 인사혁신처는 지난 6월 이 제도를 6급 실무 계급까지 넓히면서 “2028년까지 전문가 공무원을 1200명 이상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전환은 그 뒤 처음 나온 대규모 후속 조치다.
전문직공무원을 처음 두는 기관은 14곳, 정원은 245명이다. 가장 많은 곳은 지식재산처로 105명이다. 전원 5급이며, 반도체제조공정·반도체설계·이차전지소재·인공지능빅데이터·바이오의약 심사과 등 25개 심사 부서에 배치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4명이다. 인공지능정책기획과와 인공지능안전신뢰정책과 등 인공지능 정책 부서, 국제협력담당관, 국립전파연구원, 전국 11개 전파관리소에 배정된다.
공정위는 20명(5급 14명, 6급 6명)을 둔다. 경쟁정책국 시장감시정책과·시장구조개선정책과, 시장감시국 서비스업감시과, 카르텔조사국 제조카르텔조사과, 기업집단감시국 기업집단정보분석팀, 경제분석국 산업경제분석과·계량경제분석과가 대상이다. 공정위의 3급 또는 4급 이하 일반직 정원은 709명에서 689명으로 줄었다.
이 밖에 우정사업본부 18명(예금·보험 위험관리와 증권운용·대체투자 부서), 문화체육관광부 16명(게임콘텐츠산업과·저작권보호과 등)이 새로 생긴다. 농림축산식품부·병무청·질병관리청은 각 10명, 국방부는 9명, 교육부는 7명, 국가데이터처는 5명이다. 국가보훈부와 조달청은 각 4명, 중소벤처기업부는 3명이다.
이미 전문직공무원을 운영하던 9개 기관에서는 268명이 늘었다. 증원 폭이 가장 큰 곳은 고용노동부다. 본부 3명이 8명으로, 소속기관 4명이 99명으로 늘어 모두 107명이 됐다. 지방고용노동관서에 새로 배정된 95명은 모두 중대재해수사과·산재예방감독과 등 중대재해 수사와 산업안전 감독 부서 몫이다.
산업통상부는 18명에서 78명으로 60명 늘었다. 그동안 통상 부서에만 둘 수 있었는데, 이번에 반도체정책과·자동차과·조선해양플랜트과·무역안보심사과·기술안보과·산업인공지능정책과 등 산업 부서로 배치 범위가 넓어졌다. 일부 과장 직위는 수석전문관도 맡을 수 있게 됐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17명에서 55명으로 늘었다. 전력시장과·전력망정책과·원전산업정책과·재생에너지 부서와 전기위원회 사무국이 새로 배치 대상에 포함됐다. 방위사업청은 57명에서 77명으로, 해양수산부는 8명에서 26명으로 늘었다. 해수부 증원분 18명 가운데 16명은 어업관리단 몫이다.
행정안전부는 13명에서 26명으로 늘었고, 증원분은 인공지능정부실 소속 부서에 배정된다. 인사혁신처는 10명에서 20명으로 늘었다. 재산심사기획과·재산심사관리과·취업심사과 등 윤리복무국과 소청심사위원회가 새로 배치 대상이 됐다. 무역위원회는 5명에서 12명으로, 통일부는 2명이 늘었다.
전문직공무원은 2017년 1월 '전문직공무원 인사규정' 제정으로 도입됐다. 같은 해 5월 산업통상자원부(18명), 환경부(17명), 금융위원회(12명), 인사혁신처(9명), 통일부(7명), 무역위원회(5명) 등 6개 기관 68명으로 첫발을 뗐다. 2021년 4월에는 국제통상(산업부), 재난관리·법의(행정안전부), 남북회담(통일부), 식품안전(식품의약품안전처), 방위사업관리(방위사업청) 등 10개 부처 11개 분야로 늘었다. 같은 해 민간 전문가를 전문직공무원으로 바로 채용할 수 있는 길도 열렸다.
그래도 확대는 더뎠다. 산업통상부와 기후에너지환경부(옛 환경부), 무역위원회의 전문직공무원 정원은 이번 개정 직전까지 2017년 도입 당시와 같았다.
기존 운영 기관 가운데 금융위원회(12명)와 식품의약품안전처(8명)는 이번 개정 대상에서 빠져 정원이 그대로다. 금융위는 정원을 늘리지 않은 채 배치 부서만 가상자산과·디지털금융총괄과·자본시장조사총괄과 등 3개 국 12개 과로 넓혀 왔다. 경제정책을 총괄하는 재정경제부 본부에는 전문직공무원 정원이 없다. 소속 외청인 조달청이 이번에 4명을 처음 배치하는 데 그쳤다.
정부는 지난 6월 인사규정을 고쳐 6급 상당의 '부전문관' 계급을 새로 만들고, 전문직으로 옮길 수 있는 대상을 5급 이상에서 7급 이상으로 넓혔다. 이번 전환 정원 513명 가운데 214명이 6급이다. 5급은 275명, 4급 또는 5급은 17명이다.
전환이 계획대로 이뤄질지는 지켜봐야 한다. 전문직공무원으로 옮기면 전문직군 밖의 다른 직렬로 7년간 전직할 수 없다. 정부는 부칙에 경과조치를 뒀다. 첫 전직시험 합격자가 늘어난 정원보다 적으면, 남는 일반직 인원을 2028년 11월(산업통상부·고용노동부·지식재산처 등은 2029년 11월)까지 초과현원으로 인정하기로 했다.
/김현동 기자(citizenk@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