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동현 기자] 잠든 아내를 목 졸라 살해한 혐의를 받는 80대 남성이 중형을 선고받았다.
5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대전지법 제11형사부(부장판사 박우근)는 이날 살인 혐의로 기소된 80대 남성 A씨에게 징역 17년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 2월 4일 오전 1시부터 오전 2시 사이, 세종시 한 아파트에서 자신의 70대 아내 B씨를 스카프로 목 졸라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범행 이후 A씨는 즉시 B씨를 화장하고 그의 유품을 정리하려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수사기관에서부터 법정에 이르기까지 일관적으로 "20년 이상 혼인 생활을 해오며 이런저런 갈등이 있어 부부 싸움한 적은 있지만, 살해한 사실은 없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정 결과, B씨 사망 직후 A씨 행동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A씨가 B씨를 스카프로 목 졸라 살해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해자 목에 감겨 있던 스카프에서 검출된 피고인의 DNA는 위치와 분포 등을 볼 때 피고인이 스카프 양 끝단을 잡아당기는 과정에서 발생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판시했다.
이어 "국과수 감정인 등의 진술에 따르면 부부가 공동 생활하는 과정에서 간접적인 접촉을 거쳐 DNA가 실제 검출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또한 "스카프 매듭의 위치와 형태가 자살이라 보기 어려우며, 당시 (B씨가) 수면 유도제 과다 복용의 효과가 나타난 상태에서 자살 행위를 하기는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통상 아내가 갑자기 움직이지 않는다면, 일반적으로 즉시 신고하거나 응급조치를 시도하는데 피고인은 이내 사망했다고 단정하고 상당 시간 아무 조치도 안 했다. 시신을 신속하게 화장하려 했고, 유품을 처분하는 등 사망 경위를 확인할 자료를 신속히 처리하려는 행동도 보였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배우자 생명과 신체를 보호해야 하는 데도 불만을 해소하기 위해 살해해 범행의 중대성이 매우 크다. 일관되게 피해자를 살해한 적 없다며 범행을 부인하고, 잘못을 뉘우치려는 행동을 보이지 않았다"며 양형 이유를 밝혔다.
/김동현 기자(rlaehd3657@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