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창재 기자] 대구시가 2027년도 예산을 역대 최대 규모인 12조7051억원으로 편성했다.
복지·보건 분야 예산이 처음으로 전체의 절반을 넘어섰고, 인공지능(AI) 기반 제조업 혁신과 청년 정착, 시민안전 분야에 재원을 집중했다.
그러나 역대 최대 예산이라는 외형과 달리 대구시가 자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재원은 크게 늘지 않았다. 지방채 1680억원을 새로 발행하고도 본예산에 반영하지 못한 사업비가 8900억원에 달하는 등 재정 운용의 어려움이 드러났다.

특히 대구경북통합신공항 건설과 관련한 군공항 이전 국비 지원 요청액이 정부 예산에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설명되면서 핵심 현안의 재원 확보도 과제로 남았다.
추경호 대구시장은 5일 대구시 동인청사에서 2027년도 예산안 브리핑을 열고 민생안정과 미래성장, 시민안전을 3대 핵심 분야로 제시했다.
추 시장은 “내년에는 시민의 삶을 더욱 세심하게 살피고 대구의 미래를 키우기 위해 민생안정과 미래성장, 시민안전에 중점을 두고 예산을 편성했다”고 밝혔다.
내년도 예산은 올해 본예산 11조7078억원보다 9973억원(8.5%) 증가한 규모다.
가장 큰 변화는 복지예산이다. 사회복지·보건 분야에 6조4544억원을 편성하면서 전체 예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올해 49.1%에서 내년 51.5%로 높아졌다.
복지·보건 분야가 대구시 전체 예산의 절반을 넘어선 것은 처음이다.
생계·의료·주거급여에 2조851억원, 기초연금과 노인장기요양급여에 1조6733억원을 배정했다. 장애인 활동지원 예산은 388억원 증액한 2701억원으로 확대했다.
대구의료원 기능 보강에 138억4000만 원을 투입하고, 어린이·임산부 의료와 응급의료 등 필수의료 공백 해소를 위해 179억5000만 원을 신규 편성했다. 난임 시술비 지원횟수 제한도 폐지할 계획이다.
민생경제 회복에는 2425억원을 투입한다.
전통시장과 골목상권 소비 활성화 지원 예산을 올해 50억원에서 100억원으로 두 배 늘리고 지역사랑상품권 발행 지원에 300억원을 배정했다.
중소기업 경영안정자금 융자 규모는 올해 1조2500억원에서 내년 1조5000억원으로 확대한다. 대출이자 감면 지원에도 249억원을 편성했다.
미래산업 육성에는 2027억원을 투입한다. 산업AX 혁신허브 구축과 제조AI 데이터 기반 조성을 통해 지역 제조업의 AI 전환을 본격화한다는 구상이다.
물산업에는 역대 최대인 63억9000만원을 편성해 기술개발부터 실증, 해외시장 진출까지 지원한다.
대구시는 시비 100억원을 출자하고 모태펀드와 민간자금을 유치해 2029년까지 2000억원 규모의 혁신성장 벤처펀드를 조성할 계획이다.
청년과 지역 인재 육성에는 7152억원을 배정했다.
청년 취업과 창업을 지원하는 'Next Move' 사업에 60억원을 신규 편성하고 AI 역량 강화와 일 경험, 창업 지원을 확대한다.
미취업 청년의 국가기술자격·어학시험 응시료 지원에 5억 원을 신규 투입하고 청년월세 지원은 올해보다 70억원 늘어난 251억원으로 확대한다.
문화·관광 분야에는 3530억원을 편성했다.
중단됐던 시민축제를 도심형 축제로 재구성하는 대구핫페스티벌에 18억원을 신규 배정하고, 국제노선 운항 항공사 지원 예산은 20억 원으로 늘렸다.
대구 돔구장 건립을 위한 준비 용역비 2억원도 반영했다.
시민안전 분야에는 9702억 원을 투입한다.
노후 소방센터 6개소 환경개선에 115억원, 소방헬기 교체에 85억원을 편성했다. 순직 소방공무원 추모시설 조성에도 5억2000만원을 신규 배정했다.
노후·파손 도로 정비에는 올해보다 약 50% 늘어난 232억원을 투입한다.
교통·환경·산업 인프라 분야에는 2조3573억원을 편성했다.
대구형 D-패스 도입에 128억원을 신규 투입해 K-패스 환급과 연계한 대중교통비 지원을 확대한다. 월 대중교통비 4만5000원 초과분을 전액 환급하는 방식이다.
산업단지 기반시설과 편의시설 확충에 302억원, 광역철도망 확충과 철도 접근성 개선에 200억원을 투입한다.
대구시 신청사 건립 예산도 301억원을 반영했다.
하지만 내년도 재정 여건은 만만치 않다.
국비 매칭사업비가 7336억원, 법정·의무경비가 2017억원 증가한 반면 대구시 자체 재량사업비 증가액은 620억원에 그쳤다.
취득세 감소 등의 영향으로 지방세 수입 증가액도 400억원 수준에 머물렀다.
추 시장은 재정 부담을 줄이기 위해 불요불급한 지출을 줄이고 사업 추진 시기를 조정했지만 필수 재원 확보를 위해 지방채 1680억원을 발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올해 본예산 지방채 발행액 2000억원보다 320억원 줄어든 규모다.
그럼에도 대구시 채무비율은 올해 20.4%에서 내년 20.7%로 높아질 전망이다.
재정 여건상 본예산에 담지 못한 사업비도 약 8900억원에 달한다. 시는 사업 일정과 재원 확보 상황을 고려해 단계적으로 반영한다는 방침이다.
이날 브리핑 질의응답에서는 대구경북통합신공항 건설 재원 확보 문제도 거론됐다.
대구시 측은 군공항 이전과 관련해 국비반영을 요청했으나 현재까지 반영되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민간공항과 관련한 설계비와 보상비 등은 정부 예산에 반영된 것으로 설명했다.
이에 따라 군공항 이전 재원 확보가 향후 통합신공항 사업 추진의 주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추 시장은 “지금 대구의 재정 상황은 다른 시도에 비해 많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불요불급한 지출은 줄이면서 시민의 삶을 보살피고 대구의 미래를 키우기 위해 꼭 필요한 사업을 중심으로 예산안을 편성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예산안이 시의회 심의를 거쳐 확정되면 효율적이고 생산적인 예산 집행을 통해 시민의 세금이 헛되이 쓰이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2027년도 대구시 예산안은 제330회 대구시의회 정례회 심의를 거쳐 오는 12월 14일 최종 의결될 예정이다.
/대구=이창재 기자(lcj123@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