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분풀이 대상 될 수도"...유럽, 美 선거결과에 긴장

"트럼프 분풀이 대상 될 수도"...유럽, 美 선거결과에 긴장

중간선거 참패에도 관세·안보 정책 주도권 유지
유럽산 제품 추가 관세·주둔 미군 감축 가능성 제기

[아이뉴스24 정승필 기자] 미국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참패하자 유럽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분풀이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진단이 잇따라 나왔다. 트럼프가 미국내에서 정치 입지가 좁아진 것을 만회하기 위해 외교·통상 분야에 더 집중하고 유럽에 대한 압박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UPI/연합뉴스]

4일(현지시간) 폴리티코·유로뉴스 등에 따르면 유럽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남은 임기 2년간 강경한 대외 정책을 펼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민주당이 상·하원을 모두 장악하면서 새 정책 추진은 어려워졌지만, 외교·안보 분야에서는 여전히 대통령 권한이 크기 때문이다.

유럽연합(EU) 소식통은 트럼프 대통령이 레임덕이 아닌 '매드독(광견)'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선거 패배 이후 대외적으로 더 강경해질 수 있다는 뜻이다.

가장 큰 우려는 관세 갈등이다. 베른트 랑게 유럽의회 무역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유럽산 의약품과 기계류에 추가 관세를 부과할 가능성도 거론했다.

볼프강 이싱거 뮌헨안보회의 의장도 미국과 유럽 간 관계가 개선되기보다 갈등이 심해지고,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가 늘어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안보 분야에서도 마찬가지다. 미 국방부는 지난 5월 독일 주둔 미군 5000명 감축을 발표한 데 이어 유럽 내 병력 재배치를 검토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추가 감축을 통해 유럽에 방위비 분담 확대를 압박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다만 커트 볼커 전 나토 주재 미국 대사는 나토 탈퇴나 주둔 미군 감축에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봤다. 미국 내 반대가 커, 트럼프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밀어붙이기 어렵다는 취지다.

우크라이나 지원도 당장 확대되기 어렵다. 민주당이 의회를 장악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여전히 법안 거부권을 갖고 있다. 의회가 지원 예산을 확보하더라도 실제 집행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 있다.

유럽은 미국 정치 지형 변화와 관계없이 자체 방위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데이비드 매캘리스터 유럽의회 외교위원장은 "권력 균형의 변화가 정책 변화를 보장하지는 않는다"며 유럽이 자국 방위와 안보에 더 많은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승필 기자(pilihp@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