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삼성전자 '제 6노조' 설립 추진…기존 양대 노조 출신들 뭉쳤다

[단독] 삼성전자 '제 6노조' 설립 추진…기존 양대 노조 출신들 뭉쳤다

초기업노조·동행노조에서 활동한 인사들이 결성 주도
고용노동부 구미지청에 설립신고⋯‘유니온샵 노조’ 설립신고서 접수

[아이뉴스24 박지은·권서아·황세웅 기자] 삼성전자에 여섯 번째 노동조합 설립이 추진되고 있다.

기존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과 삼성전자노동조합 동행에서 활동해 온 인사들이 별도 노조 결성에 나섰다. 삼성전자 안에서 이미 5개 노조가 활동하고 있지만 노조 운영과 교섭 방향을 둘러싼 이견이 새로운 조직의 설립 추진으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구미 스마트시티 사업장 전경. [사진=삼성전자 뉴스룸]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4일 고용노동부 구미지청에 '삼성전자 유니온샵 노동조합' 설립신고서가 접수됐다. 현재 설립신고에 따른 행정절차가 진행 중이다.

새 노조 설립은 윤주용 전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 사무국장과 한문석 삼성전자노동조합 동행 지부장 등이 추진했다. 새 노조 위원장은 한문석 지부장이 맡을 것으로 알려졌다.

윤 전 사무국장은 아이뉴스24와 통화에서 "새 노조 출범을 준비하는 단계"라며 "구체적인 내용은 교부증이 나오면 밝힐 수 있을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신고된 노조 명칭에 들어간 '유니온숍'은 노사 간 단체협약을 통해 근로자의 특정 노조 가입을 고용조건으로 정하는 '유니온숍' 제도에서 따온 것으로 보인다.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은 원칙적으로 특정 노조 가입을 고용조건으로 삼는 행위를 금지한다. 다만 해당 사업장 근로자의 3분의 2 이상을 대표하는 노조는 사용자와 유니온숍 단체협약을 체결할 수 있도록 예외를 두고 있다.

노조 이름에 유니온샵이 들어갔다고 해서 제도가 곧바로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해당 노조가 법정 대표성 요건을 갖춘 뒤 회사와 관련 내용이 담긴 단체협약까지 체결해야 한다.

또한 근로자가 해당 노조를 탈퇴해 새 노조를 만들거나 다른 노조에 가입했다는 이유로 사용자가 신분상 불이익을 줄 수는 없다.

삼성전자 노조 조합원 4만 여명이 지난 4월 23일 경기 평택시 고덕 삼성로 일대를 가득 메우고 총궐기대회를 하고 있다. [사진=삼성그룹 초기업노조 삼성전자 지부]
삼성전자 노동조합 동행 조합원들이 서울 용산구 한남동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자택 인근에서 집회를 열고 있다. [사진=권서아 기자]

현재 삼성전자에는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 삼성전자노동조합 동행,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 삼성전자 사무직노조, 삼성전자 구미 네트워크노조 등 5개 노조가 있다.

업계에 알려진 조합원 규모는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가 5만명대, 동행노조가 3만명대, 전삼노가 2만명대다. 다만 복수노조 가입이 가능해 노조별 발표 인원에는 중복 조합원이 포함될 수 있고 가입과 탈퇴에 따라 수치도 계속 달라진다.

반도체 사업을 맡은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에서는 초기업노조의 조합원 규모가 가장 크고, 스마트폰·가전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경험(DX)부문에서는 동행노조가 최대 노조로 알려졌다.

삼성전자에서는 2023년에도 DX부문 직원들이 기존 전삼노에서 나와 별도 노조를 결성했다. 당시 다섯 번째로 출범한 DX노조는 이듬해 삼성그룹 초기업노조에 합류했다.

최근에는 사업부별 성과급과 교섭 방식을 둘러싸고 기존 노조 간 갈등도 이어졌다. DS부문 조합원이 많은 초기업노조는 2027년 임금교섭에서 공동교섭단을 구성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동행노조에 전달했다. DX부문의 요구를 별도로 반영하려면 교섭단위 분리를 신청하라는 취지다.

이번에는 초기업노조와 동행노조에서 각각 활동한 인사들이 함께 새 조직 결성에 나섰다. 설립신고증이 교부된 뒤 기존 노조와 어떤 차별점을 내세울 지가 관건이다.

한 노조 관계자는 "최근 들어 같은 노조 내부에서도 지향하는 바가 달라 갈등이 커지는 '노노(盧盧) 내 노노 갈등' 양상이 있는 게 사실이긴 하다"며 "새로운 노조가 더 나올 수도 있다"고 귀띔했다.

한편, 삼성전자 노사는 다음 달 중순부터 2027년 임금단체협상에 돌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박지은 기자(qqji0516@inews24.com),권서아 기자(seoahkwon@inews24.com),황세웅 기자(hseewoong89@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