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확약 공백' 메우는 증권사들⋯'코너스톤' 역부족 우려

IPO '확약 공백' 메우는 증권사들⋯'코너스톤' 역부족 우려

10월 새내기주 44% 확약 미달, 주관사 취득액 29억원
코너스톤 제도 이달 시행…"주관사 부담 제한적 경감"

[사진=챗GPT 제작]

[아이뉴스24 윤희성 기자] 기업공개(IPO) 시장에서 기관투자자의 의무보유 확약 공백을 대표주관사가 공모주를 직접 사들이는 방식으로 메우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10월 상장한 새내기주 9곳 가운데 4곳에서 기관 확약 물량이 기준에 못 미쳐 주관사가 공모주를 직접 취득했다.

상장 전 장기 투자자를 확보하는 코너스톤투자자 제도가 국무회의에서 의결돼 이달 시행되지만 업계에서는 주관사 부담을 덜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기관투자자가 최대 10개월간 주식을 보유해야 하는 만큼 실제 참여를 얼마나 끌어낼지가 관건이다.

금융위원회는 3일 국무회의에서 코너스톤투자자와 사전수요예측 제도 도입을 위한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안이 의결됐다고 밝혔다. 개정안은 이달 중 공포돼 법률 시행일인 13일부터 시행된다.

코너스톤투자자 제도는 기관투자자가 공모가격 확정 전에 일정 물량을 배정받는 대신 해당 주식을 장기간 보유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배정 물량의 50%는 6개월, 30%는 8개월, 20%는 10개월간 매각이 제한된다. 참여 기관은 사전 청약 물량의 20배 이상 자기자본이나 위탁재산을 보유해야 한다. 배정 상한은 정책펀드 등을 제외한 일반 기관 배정 물량의 코스피 20%(개별 10%)와 코스닥 30%(개별 20%)다.

금융위는 "중·장기 안정적인 기관투자자를 사전에 확보해 IPO 시장에 대한 투자자 신뢰를 높이고 상장 직후 공모주 매도세에 따른 주가 급락 문제를 완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장기 보유를 유도하기 위한 제도 개선에도 기관의 확약 물량 확보는 여전히 과제다. 지난달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9개사(스팩 제외) 가운데 멜콘, 디티에스, 엘리스그룹, 크리에이츠 4곳은 대표주관사가 공모주식의 1%를 의무적으로 취득해야 했다. 확약 기관에 배정한 물량이 기준에 못 미친 탓이다.

금융투자협회 '증권 인수업무 등에 관한 규정'은 기관 배정 물량의 40% 이상을 확약 기관에 우선 배정하도록 하고 있다. 이를 채우지 못하면 대표주관사가 공모주식의 1%(최대 30억원)를 취득해 6개월간 보유해야 한다. 상장 이후 주가가 공모가를 밑돌면 평가손실도 주관사가 감당해야 한다.

주관사별로는 대신증권이 멜콘(2만5000주)과 디티에스(2만2290주) 2건을 떠안았다. 미래에셋증권은 엘리스그룹 2만2220주, 삼성증권은 크리에이츠 1만4000주를 각각 취득했다. 공모가 기준 4곳의 총 취득 규모는 약 29억원이다.

주관사가 의무취득한 공모주는 일정 기간 처분할 수 없어 자기자금이 묶이는 부담도 발생한다. 주가가 하락하면 평가손실까지 떠안아야 하는 구조다.

IPO 업계 관계자는 "확약 기준 미달 시 의무 취득하는 부분에 대해 주관사에서 부담을 많이 느낄 수밖에 없다"며 "특히 최근처럼 주식시장 변동성이 크고 전반적으로 하락 추세에 있는 시기에는 부담이 더 커지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주관사의 공모주 1% 의무 취득만으로는 확약 공백 자체를 메우지 못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주관사가 주식을 의무적으로 보유하도록 하는 제재 성격의 규정으로, 기관투자자의 장기 보유 참여를 직접 늘리는 장치는 아니기 때문이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투자자들이 6·8·10개월간 인수 주식에 대한 매각 제한이 걸리는 현 구조에서는 코너스톤 투자자를 유치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아 보인다"며 "주관사의 의무 취득 부담을 제한적으로만 경감해줄 수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윤희성 기자(heehs@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