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당으로 다시 뜬 홍초…일본서 '제2의 전성기' 열까

저당으로 다시 뜬 홍초…일본서 '제2의 전성기' 열까

출시 1년여 만에 누적 매출 200억원
냉·온음용 2종, 일본 130개 매장 입점 확정
현지 음용식초 시장 5년째 1위인 CJ '미초'와 경쟁

[아이뉴스24 설래온 기자] 한때 국내 음용식초 시장의 60% 이상을 차지했던 대상 청정원 홍초가 당을 낮춰 소비자를 다시 끌어들이고 있다. 저당 홍초는 출시 1년여 만에 누적 매출 200억원을 기록했다. 일본에서는 겨울에도 따뜻하게 마실 수 있는 제품을 앞세워 판로를 넓히고 있다.

관건은 홍초를 얼마나 자주 찾는 음료로 만드느냐다. 국내에선 물이나 탄산수에 타야 하는 번거로움을 줄이는 게 과제다. 일본에선 CJ제일제당 '미초'가 따뜻한 차부터 무알코올 음료까지 마시는 법을 넓히며 5년간 시장 1위를 지켰다. 저당·저열량을 내세운 홍초가 현지 소비자의 입맛을 얼마나 파고들지가 관전 포인트다.

대상 청정원 홍초 제품군. [사진=대상 청정원]

5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대상 청정원은 지난해 5월 '저당 홍초'를 선보인 뒤 올해 6월 석류와 레드애플 등으로 제품군을 확대했다. 누적 매출은 약 200억원이며 올해 매출 목표는 300억원이다.

해외시장 공략도 강화하고 있다. 대상은 지난달 27일 일본에 차갑거나 따뜻하게 마실 수 있는 홍초 2종을 선보였다. 현지 수입식품 전문점 카페란테의 130개 매장 입점을 확정했으며 일본 내 11개 유통사를 통해 판매를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홍초 수출액은 전년보다 약 54% 증가했다.

홍초의 전성기는 2000년대 중후반이었다. 2005년 등장한 청정원 '마시는 홍초'는 식초를 음료로 마신다는 새로운 소비문화를 만들었다. 석류와 복분자, 블루베리 등 과일의 풍미로 강한 신맛을 누그러뜨렸고 물이나 우유에 희석해 마시는 방식으로 다이어트와 미용에 관심이 많은 소비자들을 사로잡았다.

지난 2010년 대상 청정원 '마시는 홍초'가 일본시장 공략을 위해 일본 최대 중심가인 도쿄역 안에 홍보 부스를 만들고 시음 및 샘플링 행사에 들어갔다. [사진=대상 청정원]

시장도 가파르게 성장했다. 국내 음용식초 시장규모는 2009년 431억원에서 2011년 887억원으로 두 배 이상 커졌다. 같은 해 대상 홍초의 국내 매출은 532억원에 달했고 시장점유율도 60%를 웃돌았다.

인기는 해외로도 번졌다. 대상이 걸그룹 카라를 광고모델로 기용한 2011년 일본 매출은 500억원을 기록했다. 샘표 역시 2PM을 앞세운 '후초'로 시장 공략에 나설 정도였다.

하지만 전성기는 오래가지 못했다. 국내 음용식초 시장은 2012년 790억원, 2014년 540억원으로 감소한 데 이어 2017년에는 311억원까지 위축됐다. 정점이었던 2011년보다 약 65% 줄어든 규모다. 대상 홍초의 국내 매출도 2013년 441억원으로 감소했다.

건강음료 시장의 경쟁 심화가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홍초가 처음 등장했을 때는 식초를 마신다는 발상 자체가 신선했지만 2010년대 들어 헛개음료와 홍삼음료, 비타민음료 등 기능성을 강조한 제품이 잇달아 등장했다. 소비자의 선택지가 늘면서 홍초만의 차별성도 약해졌다.

제품 변화가 더뎠던 점도 한계였다. 석류와 블루베리 등 익숙한 과일맛에 편중된 구성으로 새로운 수요를 끌어내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시장 성장세가 꺾인 이후 기업들의 마케팅까지 축소되면서 소비자의 관심은 다른 음료로 옮겨갔다.

대상 청정원 저당 홍초 제품군. [사진=대상 청정원 ]

최근 대상은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제품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과거에는 식초를 마시는 새로운 경험을 강조했다면 이제는 당류와 열량을 줄여 일상적으로 즐길 수 있는 음료라는 점을 부각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 '저당 홍초 석류'는 알룰로스를 활용해 100g당 당류를 3g, 열량을 37㎉로 낮췄다. 일반 음용식초 대비 각각 74%, 56% 적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40㎖씩 개별 포장한 스틱형 제품도 더해 휴대성을 높였다.

여름철에 집중됐던 수요를 다른 계절로 넓히려는 시도도 이어지고 있다. 대상은 지난해 12월 석류에 히비스커스를, 유자에 캐모마일을 조합한 냉·온음용 홍초를 선보였다.

회사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국내 동절기 음용식초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135% 증가했다. 최근 일본에 선보인 제품에도 이러한 전략을 적용했다.

다만 국내에서 확인한 판매 증가가 일본 시장에서의 성공까지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현지에는 이미 강력한 경쟁자가 자리잡고 있다. CJ제일제당에 따르면 과일발효초 브랜드 '미초'는 최근 5년간 일본 음용식초 시장 1위를 유지하며 연매출 1500억원대 브랜드로 성장했다.

미초는 현지 소비자의 생활습관에 맞춘 다양한 음용방식을 제안하며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독서할 때 마시는 따뜻한 음료부터 술을 대신할 무알코올 음료까지 활용범위를 넓혔다. 지난 8월에는 일본 배우 미츠시마 신노스케를 기용해 소비자에게 맞는 음용법을 추천하고 구매 링크를 제공하는 행사를 진행했다. 대형마트와 슈퍼마켓에서는 시음행사도 열었다.

대상으로서는 이미 일본 시장에 자리잡은 미초와의 차별화가 핵심과제다. 단순히 유통망을 넓히거나 다양한 음용법을 제안하는 방식만으로는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다. 예컨대 현지 카페와 협업해 저당 홍초를 활용한 에이드나 디저트 메뉴를 선보이는 등 새로운 소비경험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미초가 구축한 시장에서 저당·저열량이라는 강점을 차별화한 상품과 소비문화로 발전시킬 수 있느냐가 일본 사업의 성패를 가를 전망이다.

일본서 판매되고 있는 홍초. [사진=라쿠텐]

국내에서는 제품 형태의 변화도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대상은 과거 '홍초 아이스'와 '홍초&스파클링' 등 별도 희석 없이 마시는 제품을 선보인 바 있지만 현재 저당 홍초는 물이나 탄산수에 타 마시는 방식이 중심이다.

미에로화이바가 식이섬유를 강조하면서도 간편하게 마실 수 있는 음료로 소비자를 공략하는 것처럼 홍초 역시 저당이라는 강점을 캔이나 페트병 형태의 완제품에 접목한다면 소비자의 선택 폭을 넓힐 수 있다는 지적이다.

대상 관계자는 "건강과 당류 섭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저당·저칼로리 제품이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며 "지난해 선보인 'LOWTAG 저당 홍초' 레드애플과 레몬&라임 2종은 한 달여 만에 약 25억원의 판매액을 기록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냉·온음용 홍초는 기존의 차갑게 마시는 방식에 따뜻하게 즐기는 방법을 더한 제품"이라며 "계절에 따른 소비 한계를 줄이고 겨울철에도 새로운 수요를 확보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일본 시장과 관련해서는 "약 370억엔 규모의 음용식초 시장이 형성돼 있어 홍초의 성장 가능성이 높은 곳"이라며 "현지 유통망을 확대하고 일본 소비자의 음용습관과 건강관리 경향에 맞춘 제품으로 시장 공략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설래온 기자(leonsign@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