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창재 기자] 시민들이 세금 낭비를 막아달라며 신고했지만 실제 예산 절감이나 정책 개선으로 이어진 성과는 확인하기 어려웠다. 대구시 예산낭비신고센터가 신고 접수와 답변에 치중하면서 제도 운영의 실효성이 도마에 올랐다.
3일 김주범 대구시의원(달서구)이 대구시로부터 제출받은 '주민참여예산 낭비신고센터 운영 현황'을 분석한 결과, 2021년부터 2026년 7월 9일까지 접수된 신고와 제안은 총 131건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예산낭비신고는 112건, 예산절감 제안은 19건이었다.
문제는 신고 이후의 처리 성과다.
예산낭비신고 112건 중 타당한 신고로 인정된 것은 11건으로 전체의 9.8%에 불과했다.
이마저도 7건은 기존 사업의 추진 경위나 운영 상황을 설명하는 수준에 머물렀고, 나머지 4건에만 개선 조치나 향후 계획이 담겼다.
실제 중구 구립도서관 건립 지연과 사업비 증가에 대한 신고는 타당하다고 인정됐지만, 대구시는 사업비 증가의 불가피성을 설명하는 데 그쳤다.
대구FC 재정지원의 적정성을 지적한 신고 역시 시민구단 지원 필요성과 기존 보조금 관리체계를 안내하는 수준이었다.
더욱 주목되는 대목은 예산 절감 성과다.
대구시가 제출한 자료에는 예산낭비신고 112건의 예산 절감액과 포상금 지급액이 모두 '해당없음'으로 기재됐다.
예산절감 제안 19건 가운데 일부 채택된 사례는 단 1건(5.3%)이었으며, 실제 예산에 반영된 제안은 한 건도 없었다.
시민의 문제 제기가 행정의 설명이나 검토 단계에 머물고, 예산 운용 개선으로 이어지는 연결고리가 취약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다른 지방자치단체와도 대조된다.
서울시는 2024년 직접적인 예산 절감으로 이어지지 않았더라도 시정에 참고할 만한 우수 제안 3건에 각각 20만원을 지급하고 조치 내용과 포상 내역을 공개했다.
부산시 역시 같은 해 예산낭비신고 32건 중 10건을 타당한 신고로 분류해 조치를 완료하고, 신고자 10명에게 총 57만원의 포상금을 지급했다.
대구시의 신고센터 운영 문제가 처음 제기된 것도 아니다.
행정안전부는 2018년 지방자치단체 신고센터의 형식적인 운영을 지적하며 개선을 권고했다.
대구시도 2019년 운영 미흡을 인정하고 시민 36명으로 구성된 '예산바로쓰기 시민감시단'을 출범시켰다.
그러나 이번 제출자료에서도 신고에 따른 구체적인 예산 절감 성과와 포상 실적은 확인되지 않았다.
대구시는 이미 관련 조례에 예산 절감이나 수입 증대에 기여한 신고자에게 포상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해 놓고 있다.
결국 제도가 없는 것이 아니라 기존 제도를 얼마나 적극적으로 운영하고 있는지가 핵심 쟁점으로 떠오른 셈이다.
김주범 의원은 “시민이 세금 낭비를 막아달라고 신고했는데 설명과 답변으로 끝난다면 신고센터의 역할을 다했다고 볼 수 없다”며 “신고가 실제 개선과 예산 절감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운영방식을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수 신고에 대한 적극적인 포상과 성과 홍보를 통해 시민의 작은 관심과 제안이 예산낭비 예방으로 이어지고 더 많은 시민이 참여하는 선순환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민의 세금 감시가 행정의 답변으로 끝날 것인지, 실제 예산 낭비를 줄이는 제도로 작동할 것인지 대구시의 후속 개선책이 주목된다.
/대구=이창재 기자(lcj123@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