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1.8%→3.3%로 바뀐 한국 경제 점검…'긴축 통화·팽창 재정' 엇박자 도마

IMF, 1.8%→3.3%로 바뀐 한국 경제 점검…'긴축 통화·팽창 재정' 엇박자 도마

3일부터 2주간 연례협의…작년 "성장 회복되면 재정 기조 전환" 권고와 엇갈린 상황
기재부 분리 후 첫 협의…재경부·기획처 따로 면담, 미션단장·부총리·한은 총재 모두 교체

[아이뉴스24 김현동 기자] 국제통화기금(IMF)이 3일부터 17일까지 한국과 2026년 연례협의를 진행한다. 연례협의는 IMF 협정문 제4조(Article IV)에 따라 매년 회원국 경제를 점검하는 절차다. 형식은 해마다 같지만 올해는 점검할 경제 여건이 1년 전과 크게 다르다.

IMF는 지난해 9월 연례협의에서 한국의 2026년 성장률을 1.8%로 내다봤다. 지난달 13일 발표한 10월 세계경제전망(WEO)에서는 이 수치가 3.3%로 올랐다. 7월 전망보다 0.7%포인트 높다. 반도체 중심의 수출 호조가 상향의 근거였다.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기 대비 1.0% 안팎 늘었다.

코린 들레샤 IMF 한국 미션단장과 이형일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장관

지난해 IMF가 한국에 내린 처방은 경기 부양이었다. 성장이 잠재 수준을 밑도는 만큼 통화·재정 완화 기조가 적절하다는 평가였다. 다만 11월 공개한 연례협의 보고서에는 단서가 달려 있었다. 잠재성장률이 회복되면 물가 압력을 고려해 재정 기조를 전환해야 한다는 권고다.

올해 협의의 핵심 쟁점은 이 권고가 지켜졌는지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성장률이 2% 안팎으로 추정되는 잠재성장률을 크게 웃도는 국면에 들어섰기 때문이다.

통화정책은 이미 방향을 바꿨다. 한국은행은 7월과 8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씩 올려 연 3.00%로 높였고 10월에는 동결했다. 중동 전쟁 여파로 물가 오름세가 이어지고 있어서다. 한은은 10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 내외로 높은 수준을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재정은 반대 방향이다. 정부가 9월 국회에 제출한 2027년 예산안의 총지출은 820조9000억원이다. 올해 본예산보다 12.8% 늘어 역대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통화정책은 돈줄을 죄고 재정은 돈을 푸는 구도다. IMF가 이 정책 조합(policy mix)의 정합성을 어떻게 평가할지가 이번 협의의 관전 포인트다.

정부에도 근거는 있다. 예산안대로라면 관리재정수지 적자는 GDP 대비 0.1%로 올해보다 3.8%포인트 줄어든다. 국가채무비율도 51.6%에서 48.3%로 낮아진다. 반도체 호황으로 세수가 늘어난 덕분이다. 다만 IMF는 통상 경기 요인을 걷어낸 구조적 재정수지로 재정 기조를 판단한다. 경기에 힘입어 늘어난 세수를 빼고 보면 평가가 달라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IMF의 3.3% 전망은 호르무즈 해협이 내년 3월 다시 열린다는 가정을 깔고 있다. 이 가정이 틀어지면 물가와 성장 경로가 함께 흔들릴 수 있다.

올해는 기획재정부가 재정경제부와 기획예산처로 나뉜 뒤 처음 열리는 연례협의다. 미션단은 4일 재경부, 5일 기획처를 차례로 방문한다. 거시정책과 예산 편성 창구가 둘로 나뉘었다는 뜻이다. IMF가 지난해 주문한 장기 재정준칙(fiscal anchor) 도입 문제도 예산을 맡은 기획처와 따로 논의해야 한다. 두 부처가 같은 목소리를 낼지도 지켜볼 대목이다.

IMF와 마주 앉는 사람들도 모두 바뀌었다. 미션단장은 코린 들레샤(Corinne Delechat)다. 지난해 협의는 라훌 아난드 단장이 이끌었다. 정부 측 수장인 이형일 부총리 겸 재경부 장관은 9월 취임했다. 한은 총재도 4월 이창용 전 총재에서 신현송 총재로 교체됐다. 미션단은 16일 한은 총재, 17일 이 부총리와 면담한 뒤 같은 날 오후 3시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연다.

방문 일정에서는 IMF의 관심사가 드러난다. 9일 한국주택금융공사와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10일 국토교통부를 찾는다. 가계부채와 부동산 시장, 부동산 PF 정리 상황을 점검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도 방문 대상이다. IMF는 지난해 AI 도입을 생산성 제고 수단으로 꼽았다. 이번 반도체 호황이 AI 수요에 기댄 만큼 AI 관련 정책도 논의 대상이 될 전망이다.

협의 시기도 달라졌다. 지난해에는 9월 11~24일에 협의가 열렸는데 올해는 다시 11월로 돌아왔다.

/김현동 기자(citizenk@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