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내년 '도심 마라톤', 코스·일정 원점 재협의"

오세훈 "내년 '도심 마라톤', 코스·일정 원점 재협의"

도심 곳곳 통제…시내버스 190개 노선 우회
"주최 측에 조정 요청했지만 불편 막지 못해"

오세훈 서울시장이 10월 28일 서울시청 간담회장에서 '2026 아시안패러게임' 출전선수들과 오찬에 앞서 격려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아이뉴스24 김한빈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이 주말 도심 마라톤 대회로 서울 시내 주요 도로가 통제되면서 교통 혼잡이 빚어진 것과 관련해 "내년 대회는 코스와 일정을 원점에서 다시 협의하겠다"고 약속했다.

오 시장은 2일 페이스북에서 "전날(1일) 마라톤 대회로 광화문에서 올림픽공원까지, 상암에서 여의도까지 서울 시내 주요 도로가 대규모로 막혔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시내버스 190개 노선이 줄줄이 우회했고, 돌아가는 길마저 차량이 몰려 꼼짝하지 못했다"며 "소중한 주말 아침, 시민들께서 겪으셨을 답답함과 불편함을 무겁게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마라톤이 러너들에게는 한 해를 기다려온 축제라는 점을 잘 알고 있다"면서도 "시민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주최 측에 코스 조정을 수차례 요청하며 협의했지만, 끝내 대규모 불편을 막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전날 서울 도심에서 '2026 JTBC 서울마라톤'이 개최되면서 광화문광장과 올림픽공원, 상암월드컵공원과 여의도공원 일대 주요 도로가 잇따라 통제됐다.

이번 대회에는 선수와 운영진 등 약 3만 5000명이 참여했다. 풀코스 출발지인 광화문광장 인근 세종대로는 오전 4시부터 10시까지 차량 통행이 제한됐으며, 종로와 청계천로, 잠실대교와 올림픽공원 등에서도 구간별 교통통제가 이뤄졌다. 10㎞ 코스가 진행된 상암과 여의도 일대 역시 차량 통행이 순차적으로 제한됐다.

경찰은 교통경찰 등 1825명을 배치하고 안내시설 1770개를 설치하는 등 교통 관리에 나섰지만, 도심 주요 도로가 장시간 통제되면서 차량 우회와 버스 운행 조정이 불가피했다. 이에 따라 61개 운수사의 시내버스 190개 노선이 임시 우회 운행했다.

최근 마라톤 인기가 높아지면서 서울 도심에서는 대회 개최에 따른 교통통제가 반복되고 있다. 특히 주말 오전 주요 간선도로를 중심으로 차량 통행이 제한되면서 시민 이동권과 대회 개최 필요성 사이의 균형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에 시는 올해 초 '마라톤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시가 후원하는 대회를 지난해 15개에서 올해 7개로 절반 이상 줄였다. 출발 시간도 오전 7시 30분 이전으로 앞당기고 장소별 참가 인원 상한을 설정하는 등 교통통제 시간을 단축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오 시장은 "하프코스 교통 통제가 풀리는 시간도 지난해 오전 11시 30분에서 올해 10시 30분~11시로 앞당겼다"며 서울시가 자체적으로 대회 운영 기준을 강화해 왔다고 설명했다.

다만 오 시장은 "이런 서울시의 노력에도 중앙정부가 후원한 대회가 지난해 1개에서 올해 23개로 급증하면서, 대규모 교통 통제가 올해 30차례를 넘는다"며 "이렇게 자주 도심 도로를 막고 마라톤을 여는 대도시는 쉽게 찾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마라톤 대회 개최 자체는 지방자치단체의 일괄 허가 대상이 아니며, 도로 통제 권한도 경찰에 있다. 서울시는 공원과 광장 등 시 관리시설 사용 승인과 후원 대회 운영 기준 등을 통해 일부 조정할 수 있지만, 모든 대회의 개최 여부와 도로 통제를 직접 결정할 수 있는 구조는 아니다.

오 시장은 "마라톤 대회는 지자체 허가 대상이 아니고, 도로 통제 권한도 경찰에 있어 서울시 혼자 힘으로는 한계가 많다"며 "언론사와 공공기관을 비롯한 마라톤 대회 주최 측에 부탁드린다. 대회의 후원과 개최를 결정할 때, 시민들이 겪으실 불편도 무겁게 고려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서울시 역시 정부와 경찰, 개최사 등과 머리를 맞대고 근본 대책을 마련해 나가겠다"며 "도로는 시민 모두의 것이다. 시민 불편을 줄이는 일을 끝까지 챙기겠다"고 강조했다.

/김한빈 기자(gwnu20180801@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