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머리 비대칭, 자세 탓만은 아니다…‘두개골조기유합증’ 주의

아기 머리 비대칭, 자세 탓만은 아니다…‘두개골조기유합증’ 주의

봉합선 일찍 붙는 선천성 질환…헬멧 치료 앞서 감별 진단, 수술 후 성장·발달 관찰 필요

[아이뉴스24 이윤 기자] 아기의 머리 모양이 비대칭이거나 뒤통수가 납작하면 두상 교정 헬멧 치료를 고민하는 부모가 많다. 영유아의 두상 변형은 특정 방향으로 오래 누워 생기는 자세성 사두증인 경우가 많지만, 두개골의 뼈 사이 연결 부위가 일찍 붙는 ‘두개골조기유합증’과 구별해야 한다. 두개골과 뇌의 성장에 영향을 줄 수 있고 헬멧만으로는 교정하기 어려워 정확한 진단이 중요하다.

두개골조기유합증은 두개골을 이루는 뼈 사이의 봉합선이 하나 이상 비정상적으로 일찍 닫히는 선천성 질환이다. 신생아의 두개골은 여러 뼈로 구성돼 있으며, 봉합선은 뇌의 성장에 맞춰 두개골이 확장될 수 있도록 돕는다.

봉합선이 조기에 붙으면 해당 부위의 성장이 제한되고 다른 방향으로 머리가 확장되면서 특징적인 두상 변형이 나타난다.

고려대 안산병원 신경외과 김상대 교수는 “머리가 앞뒤로 길고 좁아지거나 이마가 한쪽으로 비대칭을 이루고 뒤통수 또는 머리 전체의 형태가 달라질 수 있다”며 “일부에서는 안면 비대칭이나 두개내압 상승, 시력 저하, 발달 지연 등이 동반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고려대 안산병원 신경외과 김상대 교수, 고려대 안산병원 성형외과 유희진 교수, 고려대 안산병원 신경분과 심영규 교수 [사진=고려대 안산병원]

◇헬멧 치료에 앞서 원인 확인해야

자세성 사두증은 성장과 자세 변화에 따라 호전되기도 하며, 상태에 따라 물리치료나 두상 교정 헬멧을 고려할 수 있다. 반면 두개골조기유합증은 봉합선이 이미 붙은 구조적 문제여서 헬멧 치료만으로 해결할 수 없다.

두상 변형을 단순한 자세 문제로 여기면 진단과 치료가 늦어질 수 있다. 머리의 비대칭이 두드러지거나 시간이 지나도 개선되지 않고 변형이 심해진다면 전문 진료를 통해 원인을 확인해야 한다.

고려대 안산병원 성형외과 유희진 교수는 “두개골조기유합증은 이마와 뒤통수의 형태, 귀의 위치, 얼굴의 비대칭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야 한다”며 “의심되는 경우 영상검사를 통해 봉합선의 유합 여부와 두개골 변형 정도를 정확히 평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수술 방법은 월령·변형 정도에 따라 결정

두개골조기유합증은 수술적 치료가 필요한 경우가 많다. 대표적인 치료법은 내시경으로 유합된 봉합선을 절제하는 수술과 두개골을 재배치해 형태를 교정하는 두개골성형술이다.

내시경수술은 절개 범위가 작아 출혈과 회복 부담을 줄일 수 있지만, 주로 생후 초기 영아에게 적용하며 수술 후 일정 기간 헬멧 치료가 필요하다. 발견이 늦거나 변형이 심한 경우에는 유합된 봉합선의 유형 등에 따라 두개골성형술이 더 적합할 수 있다.

수술법은 봉합선의 위치와 개수, 두개골 변형 정도, 아기의 월령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한다.

김 교수는 “두개골성형술은 뇌가 성장할 수 있는 충분한 공간을 확보하는 동시에 변형된 두개골의 형태를 바로잡는 치료”라며 “뇌와 주변 조직의 안전성을 살피는 신경외과와 두개골의 구조적 변형을 교정하는 성형외과의 긴밀한 협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수술 후에도 두개골 성장·발달 추적 관찰

수술 이후에도 정기적인 경과 관찰이 필요하다. 성장하면서 두개골 형태가 달라질 수 있어 두상 변형과 두개내압 상승 여부 등을 지속적으로 확인해야 한다.

유 교수는 “대부분은 한 번의 수술로 치료가 끝나지만 여러 봉합선이 유합된 경우에는 성장 과정에서 변형이 나타날 수 있다”며 “두개골의 성장 양상과 대칭성 등을 면밀히 관찰해 추가적인 교정이 필요한지 판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운동·언어·인지 등 발달 상태를 살피는 것도 중요하다. 특히 크루존·에이퍼트·파이퍼 증후군 등 유전성 두개안면 기형과 관련된 증후군성 두개골조기유합증은 질환의 특성에 따라 신경발달 문제가 동반될 수 있다.

고려대 안산병원 소아청소년과 신경분과 심영규 교수는 “성장 과정에 있는 소아 환자는 발달 지연 여부에 대한 추적 진료가 필요하다”며 “다른 신체적 특징이나 이상 소견이 있는 증후군성 두개골조기유합증은 필요한 유전자검사를 조기에 시행해 감별 진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운동·언어·인지 등 영역별 발달을 평가하고, 필요한 경우 조기 개입과 재활치료로 신속하게 연결하는 통합적 진료체계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안산=이윤 기자(uno29@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