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홍성효 기자] 구자균 LS일렉트릭 회장이 인공지능(AI)이 불러온 전력 수요 폭증을 감당할 해법으로 직류(DC) 기반의 지능형 전력망을 내세웠다.

구 회장은 2일 '2026 국제배전협의회(CIRED) 워크숍'의 기조연설자로 나서 이런 구상을 밝혔다. CIRED는 세계 전력 업계가 미래 배전 표준과 기술 방향을 논의하는 자리로 아시아에서 행사가 열린 건 협의회가 생긴 뒤 처음이다.
구 회장은 AI 인프라가 급격히 커지면서 생긴 전력 부족 문제를 어떻게 풀지에 초점을 맞췄다. 그는 "막대한 전력을 소비하는 AI 데이터센터가 안정적으로 가동되려면 신뢰도 높은 전력망이 완벽히 뒷받침돼야(Grids for AI) 한다"며 "이렇게 고도화된 AI가 다시 전력망을 똑똑하고 효율적으로 예측하고 관리하는(AI for Grids) 강력한 선순환 구조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래 전력망의 열쇠로는 '직류(DC)'와 '지능형 플랫폼'을 꼽았다. 전기를 한 방향으로만 보내던 기존 송전 방식을 넘어 직류와 교류를 함께 써서 데이터센터 같은 수요처마다 맞춤형 전력 인프라를 공급해야 한다는 것이다.
배전 산업이 나아갈 방향도 제시했다. 구 회장은 "전력 기기에 데이터와 AI를 결합해 이상 징후를 조기에 발견하고 유연하게 에너지를 주고받는 '지능형 양방향 에너지 플랫폼'으로 거듭나야 한다"며 "전력을 전달하는 데 그치지 않고, 글로벌 산업의 폭발적인 성장을 견인하는 핵심 플랫폼으로 도약하는 것이 배전 산업의 다음 장"이라고 했다.
말로만 그치는 구상은 아니다. 회사는 북미에서 DC 전략으로 이미 일감을 확보하고 있다. 데이터센터가 우후죽순 들어서면서 전기가 모자란 미국 시장을 일찌감치 공략해 초고효율 전력변환장치(PCS), 데이터센터용 전력 솔루션 계약을 잇따라 따냈다.
시장 전망도 밝다. 업계는 데이터센터발 전력 수요에 힘입어 개폐기와 변압기 같은 기자재까지 아우르는 배전 인프라 시장이 2030년이면 1500억달러(약 200조원)를 웃돌 것으로 내다본다. 교류 위주였던 전력망이 직류 중심으로 재편되는 과정이 이 같은 성장을 떠받칠 것이란 분석이다.
/홍성효 기자(shhong0820@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