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해커, 바이낸스 비트코인 탈취 규모 테슬라 보유량 넘어

北 해커, 바이낸스 비트코인 탈취 규모 테슬라 보유량 넘어

약 1조87000억원 규모...北 연간 수출액 3배 규모
바이낸스 전체 해킹 피해액은 약 8조4100억원
테더 등 스테이블코인 동결...탈취액 95% 자체 충당

[아이뉴스24 정승필 기자] 북한 연계 해킹조직이 세계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에서 탈취한 비트코인이 테슬라의 보유량을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탈취 규모는 약 14억달러(약 1조8700억원)로, 북한 연간 상품 수출액의 3배에 달한다.

바이낸스 로고. [사진=REUTERS/연합뉴스]

1일(현지시간) 코인데스크 등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바이낸스 해킹으로 탈취된 비트코인은 1만8270개다. 개당 7만8500달러를 적용하면 약 14억달러 규모다.

이는 테슬라가 보유한 비트코인 1만1509개보다 59%가량 많다. 미국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베이스의 자체 보유량 1만8071개도 웃돈다. 스페이스X가 보유한 1만8712개에도 근접한 수준이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에 따르면 지난해 북한의 상품 수출액은 4억6859만달러다. 이번에 탈취된 비트코인 가치가 연간 수출액의 약 3배인 셈이다.

자산 이동 방식도 주목된다. 코인데스크가 블록체인 거래 내역을 추적한 결과, 해커들은 비트코인 1만8270개를 19개 전자지갑으로 분산했다. 이 중 17개 지갑에는 각각 1000개씩 보관됐다.

지난달 30일 기준 해당 지갑에서는 추가 자금 이동이 확인되지 않았다. 비트코인은 발행 주체가 없어 스테이블코인과 달리 특정 지갑 자산을 직접 동결하기 어렵다. 따라서 거래소 등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거래를 차단하는 방식으로 대응해야 한다.

이번 사건에서는 비트코인 외에도 이더리움과 스테이블코인 등이 대거 탈취됐다. 전체 피해액은 약 63억달러(약 8조4100억원)로, 단일 가상자산 해킹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다.

블록체인 분석업체 TRM랩스에 따르면 탈취 자산 대부분은 약 20분 만에 외부 지갑으로 빠져나갔다. 바이낸스는 내부 개발·운영 담당 직원의 노트북이 해킹돼 승인되지 않은 출금 거래가 이뤄졌을 가능성을 조사하고 있다.

미국 연방수사국(FBI)은 사건 배후로 북한 해킹조직 '트레이더트레이터(TraderTraitor)'를 지목했다. 이 조직은 지난해 2월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비트에서 발생한 15억달러 규모의 해킹에도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낸스는 피해 복구에 나섰다. 테더와 서클 등 스테이블코인 발행사 협조로 약 30억달러 상당 자산이 동결됐다.

바이낸스 측은 "자체 자금 등을 활용해 전체 탈취액의 95%에 해당하는 고객 자산을 충당했다"고 밝혔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등 주요 가상자산 출금 서비스도 단계적으로 재개했다.

/정승필 기자(pilihp@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