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에 '당대표 당선 대가 의혹' 김기현 1심 무죄

김건희에 '당대표 당선 대가 의혹' 김기현 1심 무죄

명품가방 선물한 아내는 '벌금 500만원' 선고
재판부 "부부간 '논의 가능성' 있지만 증거 부족"

김건희 여사에게 260만원대 로저비비에 가방을 선물한 혐의로 기소된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이 30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1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6.10.30 [사진=연합뉴스]

[아이뉴스24 최기철 기자] 당대표 선거를 지원해 준 대가 차원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씨에게 명품 가방을 선물한 혐의로 기소된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전 당대표)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함께 기소된 김 의원 부인 이모씨에게는 벌금 500만원이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재판장 조형우)는 청탁금지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김 의원 부부에 대한 1심 선고 공판에서 이같이 선고했다. 앞서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은 김 의원에게 징역 1년, 이씨에게는 징역 6개월을 각각 구형했다.

재판부는 이씨가 김 여사에게 가방을 전달한 행위는 유죄로 인정했다. 대통령은 여당 당대표 선거에 포괄적 영향을 줄 수 있는 지위에 있고, 이씨가 김씨에게 건넨 금품 역시 대통령의 이 같은 직무와 관련된 것이라는 판단이다.

이씨는 특검 조사와 법정에서 남편인 김 의원의 당대표 당선에 따른 의례적 선물이라고 주장해왔다. 재판부는 그러나 "이씨와 김씨 사이에 특별한 친분이 없었고 오히려 윤 전 대통령이 김 의원과 경쟁관계에 있는 나경원 의원과 안철수 의원에게는 적대적 태도를 취하고, 국민의힘 의원들 사이에서도 이 같은 기류가 흐르면서 윤 전 대통령의 태도가 김 의원에게 상대적으로 유리하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다만 김 의원의 공모는 증거가 부족해 유죄로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특검은 김씨에 대한 압수수색에서 확보한 가방과 함께 발견된 편지봉투에 김 의원 이름이 적혀 있는 점, 구매대금이 김 의원 명의 계좌에서 결제됐다는 점을 유력한 증거로 제시했다.

재판부도 김 의원이 공모했을 가능성을 전면 부정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김 의원의 관여를 통해서만 전달이 가능하다면 유죄를 인정할 수 있으나 정황상 그렇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이씨가 남편 관여 없이 직원이나 측근에게 지시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가장 걸리는 건 부부로서 함께 논의했을 가능성이지만 객관적 정황 증거가 없는 상황에서 부부라는 사실만으로 형사상 유죄 판결 내리기는 부담"이라고 했다.

김 의원 부부는 2023년 3월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김 의원이 당대표로 당선된 뒤 김건희 여사에게 267만원 상당의 로저비비에 클러치백을 제공한 혐의로 기소됐다. 특검은 당시 윤 전 대통령 측이 전당대회 과정에서 김 의원의 당선을 지원한 데 대한 감사의 뜻으로 선물이 전달됐으며, 김 의원도 이에 공모했다고 보고 부부를 재판에 넘겼다.

/최기철 기자(lawch@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