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뉴스24 김민지 기자] 황정근 국회도서관장이 30일 국민의힘 이진숙 의원이 주최한 5·18 민주화운동 관련 토론회를 허가한 데 대해 당시 대관 취소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행사 이후 역사 왜곡 논란이 불거지자 대관 규정을 개정하고 행사 취소 여부를 판단할 때 자문위원회 의견을 듣도록 절차를 보완했다고도 설명했다.
논란이 된 행사는 지난 8월 13일 이 의원과 새역사국민운동이 국회도서관에서 공동 개최한 '5·18 민주화운동의 재조명 국회 공개포럼'이다. 행사에 앞서 국민의힘 원내지도부도 논란을 우려해 이 의원에게 취소를 권고했으나 행사는 예정대로 진행됐다. 당시 토론회에서는 5·18 민주화운동을 '소요사태'로 표현하고 전두환 전 대통령을 미화하는 취지의 발언이 나와 역사 왜곡 논란이 불거졌다.
이날 국회 운영위원회의 국회사무처 등 국정감사에서는 국회도서관이 행사 개최 전부터 논란을 예상할 수 있었는데도 대관 허가를 취소하지 않은 이유를 놓고 질의가 이어졌다.
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관 허가 경위를 묻자 황 관장은 "대관을 취소할 수 있는 사유가 내규에 있는데 해당 행사에 취소 사유가 적용되는지를 저뿐 아니라 실무자들과 함께 검토해 결론을 내렸다"고 답했다. 이어 실무자들이 행사 취소에 반대한 것이냐는 질문에는 "취소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부실하게 작성된 행사 신청서도 도마에 올랐다. 이정헌 민주당 의원은 당시 국회도서관 대강당 사용신청서에 행사 식순과 초청자, 발제자, 토론자 등 세부 내용이 기재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사실상 백지 신청서나 다름없다. 국회의원실 이름만 걸면 이런 신청서로 대관이 가능하다는 것이냐"고 따져 물었다.
황 관장은 "현재 의원님들이 대관을 신청하면 의원실이 신청한 행사에 대해서는 거의 100% 허가하고 있다"며 "대관 기준상 토론회나 의원님들 행사의 내용에 실질적으로 관여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황 관장은 이후 김윤 민주당 의원의 추가 질의에서 "규정을 개정해서 세부계획서를 제출하는 절차를 마련했다"며 "행사를 취소할지 여부도 제가 독단적으로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자문위원회를 설치해서 의견을 듣도록 절차를 보완했다"고 밝혔다.
대관 허가 과정에 정치적 고려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은 부인했다. 황 관장은 천 의원이 사퇴 의사를 묻자 "제가 정치적 판단을 했다는 것은 동의하기 어렵다"며 "잘못한 부분이 있다면 당연히 책임져야겠지만 당시에는 이 행사가 그렇게 문제가 될 것이라고 미리 예측하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 행사 중단을 권고했다는 사실을 사전에 알고 있었느냐는 질문에도 "그런 의견이 저에게 전달된 바는 없다"고 답했다.
고용진 국회사무총장은 국회도서관이 해당 행사 이후 규정을 강화했다고 설명하면서도 "앞으로 모든 장소에서 행사 내용을 사전에 파악하고 사무처가 관여하기 시작할 경우 좋지 않은 선례가 쌓일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김미애 의원 역시 의사진행발언에서 의원 주최 토론회의 내용을 사전에 심사하는 것은 검열로 이어질 수 있다며 사후에 위법한 사항이 확인되면 법적 절차에 따라 처리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민지 기자(itismjkeem@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