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57주년⋯DS '호황 경계'·DX 'AI 혁신' 강조 [종합]

삼성전자 57주년⋯DS '호황 경계'·DX 'AI 혁신' 강조 [종합]

전영현 "오늘의 호황이 내일 경쟁력 보장 못 해"⋯기술·고객 신뢰 강조
노태문 "AI 변혁은 성장 기회"⋯DX 적자 속 원가·업무 혁신 주문

[아이뉴스24 황세웅 기자] 삼성전자 창립 57주년을 맞아 반도체와 완제품 사업을 이끄는 두 부문장이 서로 다른 경영 전략을 제시했다.

노태문 삼성전자 DX부문장 겸 MX사업부장(왼쪽), 전영현 DS부문장 겸 메모리사업부장. [사진=삼성전자]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한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은 호황에 안주하지 않는 기술 경쟁력 확보를, 적자에 빠진 디바이스경험(DX)부문은 인공지능(AI)을 통한 사업 혁신과 원가 경쟁력 강화를 강조했다.

30일 전영현 DS부문장 부회장과 노태문 DX부문장 사장은 오는 11월 1일 창립 57주년을 앞두고 각각 임직원에게 기념사를 전달했다.

두 부문장의 메시지 차이는 전날 발표된 3분기 실적에서도 드러난다.

삼성전자는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매출 195조3000억원, 영업이익 107조4000억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DS부문은 고대역폭메모리(HBM4)와 서버용 반도체 수요 확대에 힘입어 영업이익 106조5000억원을 거뒀다.

반면 스마트폰과 가전 등을 담당하는 DX부문은 부품 원가 상승 등의 영향으로 800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2분기 연속 적자를 냈다.

전영현 "호황일수록 겸손해야"⋯기술 경쟁력 회복 강조

전 부회장은 기념사에서 "오늘의 호황이 내일의 경쟁력을 보장해 주지는 않는다"며 "특히 호황일수록 더욱 겸손해야 한다"고 밝혔다.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제28회 반도체대전(SEDEX 2026)의 삼성전자 부스에 차세대 고대역폭 메모리(HBM)인 HBM4E(7세대)가 전시돼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

이어 "최근 실적은 개선됐지만 우리의 기술 경쟁력이 충분히 회복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아직 가야 할 길이 많이 남아 있다"고 강조했다.

AI 반도체 수요 확대에 따른 실적 개선을 기술 경쟁력의 완전한 회복으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는 의미다.

전 부회장은 차세대 기술 확보와 제조 효율 고도화, 품질·수율 향상 등을 주문했다. 외부 시황에 흔들리지 않는 사업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고객과의 신뢰 관계도 주요 과제로 제시했다.

그는 "호황을 이유로 고객에게 무리한 요구를 하거나 우월적 지위를 내세우는 일은 결코 없어야 한다"며 "초격차는 선언이나 구호가 아니라 고객이 인정하는 기술 경쟁력과 품질로 증명돼야 한다"고 말했다.

노태문 "AI 변혁은 기회"⋯공급망·업무 혁신 주문

반면 노 사장은 AI 시대의 변화를 새로운 성장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갤럭시 S26 울트라. [사진=삼성전자]

그는 "과거 수많은 패러다임의 전환기를 더 큰 발전의 계기로 삼아 지속적으로 성장해 온 삼성의 저력을 다시 한번 발휘할 수 있는 기회"라고 밝혔다.

노 사장은 DX부문의 핵심 과제로 디바이스 경쟁력 강화와 신성장동력 육성, 인공지능 전환(AX)을 통한 업무 혁신을 제시했다.

특히 AI 반도체 수요 급증에 따른 부품 가격 상승에 대응해 공급망 관리 역량을 높이고 원가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신성장동력으로는 인텔리전트 아이웨어와 AI 컴패니언 디바이스, AI TV·가전 등을 제시했다. 로봇과 냉난방공조, 의료기술, 전장 분야에 대한 기술 확보와 투자도 강조했다.

업무 전반에 AI를 적용하는 조직 혁신에도 속도를 낼 방침이다.

삼성전자 3분기 매출 및 영업이익. [사진=삼성전자]

노 사장은 "영업, 물류 등 8대 업무를 AI 활용에 최적화된 프로세스로 재설계함으로써 글로벌 최고 수준의 AI 네이티브 기업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근원적 경쟁력 확보, 한발 앞선 미래 준비와 도전, AX를 통한 근본적 체질 개선으로 DX부문의 미래 성장과 도약의 길을 열어 나가자"고 당부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올해부터 DX·DS부문이 각각 창립 기념사를 전달하는 방식으로 변경했다. 별도의 창립기념식은 개최하지 않으며, 향후 60주년과 70주년 등 10년 단위로 기념행사를 개최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황세웅 기자(hseewoong89@inews24.com)